벌레를 제거하는 올바른 방법이 있다:실전 HACCP⑮-오원택 박사의 HACCP 현장 속으로(62)
벌레를 제거하는 올바른 방법이 있다:실전 HACCP⑮-오원택 박사의 HACCP 현장 속으로(62)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8.05.14 0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벌레 습성·장비 원리 이해해야 목적 달성
포충 기록지 분석이 최적의 방충법 도달
△오원택 박사(푸드원텍 대표)
△오원택 박사(푸드원텍 대표)

쥐는 작업장 가운데를 가로지르기보다는 벽을 끼고 다니는 습성이 있어 쥐의 서식을 확인하려면 벽면 하단부에서 쥐 기름 흔적을 찾는 것이 일반적이다. 벌레 역시 쥐와 같이 각각 고유의 습성이 있어 이러한 습성이나 특징을 파악할 때 올바른 방충관리가 시작된다.

방충 장비도 마찬가지다. 방충 장비 원리를 정확히 이해해야 효과적 방충관리를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식품회사에서 방충관리를 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포충등이다. 포충등의 기능은 방충망, 이중문 또는 에어커튼 등을 사용해도 작업장으로 들어오는 벌레를 잡는 것이다. 포충등은 곤충 유인력이 강력한 빛을 사용하기 때문에 만약 작업장 밖에서 포충등 불빛이 보이게 설치된 경우는 공장 밖에 있는 곤충을 현장으로 끌어들이게 된다.

이처럼 방충용 장치나 설비는 작동원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구입 설치해야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돈 들이고 망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실질적 방충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 상태를 정확하게 원인 분석하고, 이에 대한 개선조치를 모색해야 한다. 개선조치는 단순히 포충등을 더 달거나 방충업체 위탁관리비를 더 주는 것이 아니라 건물의 시설관리, 세척관리, 출입관리 등과 같이 방충관리와 연계된 것을 종합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그러하지 못할 때가 많다. 식품안전 평가를 하면서 가장 많이 접하는 예가 포충 기록지의 분석 및 활용이다. 방충·방서 부분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통상 작업장에 설치된 포충등의 기록지를 살펴본다. 그러나 기록지에 어떤 종류의 벌레가 잡혔고, 얼마큼 잡혔는지가 표기된 내용을 검토하면 이상한 부분을 발견할 때가 많다. 몇 달 동안 벌레 종류나 포획 숫자가 변하지 않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질문하면 대부분 공장 담당자들은 “잘 모른다” “왜요?” “포충등을 달았는데 문제없는 것 아니냐?” 등 대동소이한 답변을 내놓는다.

올바른 방충 활동을 위해서는 벌레의 위해성을 이해하고, 공장 주변 및 작업실 내부 환경에 따라 변하는 벌레 종류를 파악한 뒤 해당 벌레 특성에 적합한 방충 방법을 적용하고 일정 기간 방충 활동 후 벌레 숫자 등 변화를 분석해 향후 개선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하지만 포충등에 잡힌 곤충 종류와 숫자를 파악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당혹할 수밖에 없다.

더욱 난감한 경우는 시간을 들여 방충관리 기법이나 이유를 설명해도 담당자가 좀처럼 이해하지 못할 때이다. 결국 이런 경우는 현장 담당자와 함께 현장의 바닥, 벽, 배수로, 창문 등을 하나씩 들쳐보거나 손전등으로 비춰가면서 정밀 관찰을 실시한다.

일정 기간 곤충의 종류·숫자 파악해야 개선안 나와
서식지 없애고 시설관리 등 종합적 실행 때 큰 효과
원·부자재 보관, 제품 점검에도 방충 개념 적용

특히 배수로와 연결된 부분에 있는 바닥을 세심히 관찰한다. 파손이 잘되는 에폭시로 바닥을 코팅한 경우 벌어져 있는 에폭시 바닥재를 약간씩 들춰보면 그 틈새에서 서식하는 벌레나 벌레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실제 바닥과 벽체가 연결된 부분에 있는 벽체 틈새나 벽체 코팅 틈새를 살펴보면 벌레가 서식하고 있거나 사체 일부를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라도 담당자가 벌레의 심각성, 특성을 체감하게 되면 좀 나아지는 경우가 있다. 벌레는 습하고 어두우며 영양분 있는 곳을 좋아한다. 바닥이 깨진 부분, 배수구 틈새, 벽체 틈새 등은 물기도 있고 어둡고 음식 찌꺼기가 존재할 수 있는 장소이다. 밖에서 유입되는 벌레도 있지만 유입된 벌레가 내부에서 번식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벌레 서식지를 없애는 것이 포충등을 하나 더 설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살충제를 살포하거나 포충등을 설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바닥, 배수로의 훼손을 방지하는 노력, 즉 작업장 시설 개선이 보다 효과적 방충 대책이 될 수 있다. 이는 오히려 다른 어떤 것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따라서 실질적 방충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포충등 설치로 끝내지 말고 정기적으로 곤충을 모니터링하고, 그 결과를 분석해 시설 개선, 세척 강화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현장 특성에 맞는 진정한 방충관리라고 할 수 있다.

부연 설명하면 방충관리는 세척·소독, 설비관리, 시설관리 등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연계 실행할 때 가장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앞으로는 시설, 기계, 도구를 정기적으로 점검할 때 또는 원부자재, 제품의 보관 상태를 점검할 때도 방충관리의 개념을 첨가해야 한다. 방충관리는 독립적 활동으로 따로 하는 영역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