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참여 없는 ‘서울푸드 2018’…아시아 4대 식품박람회 맞나?
대기업 참여 없는 ‘서울푸드 2018’…아시아 4대 식품박람회 맞나?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8.05.14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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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기자
“올해 전시회는 세계 식품산업 트렌드 소개 및 한국 식품의 세계화를 위한 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며, 그동안 전시회가 국내 식품을 ‘소개와 지원’하는 역할에 머물렀다면 올해는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펼치겠습니다.”
△이재현 기자
△이재현 기자

전 세계 47개국 1469개사가 참가해 지난 1일부터 4일 일산 킨텍스에서 막을 내린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서울푸드 2018)’에서 권평오 코트라 사장은 이같이 밝혔다.

전시회 주최 측인 코트라는 이번 전시회가 대한민국 식품산업을 대표하는 아시아 4대 식품산업 전문 박람회로 발돋움했으며, 전시회를 통해 글로벌 식품산업 트렌드를 한 눈에 파악하고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최적의 비즈니스 네트워크 구축으로 국내 식품 관련 기업의 수출 확대를 위한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천명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대한민국 최대 식품박람회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대기업 식품업체 참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코트라 측은 판로개척이 상대적으로 힘든 중소 식품기업에게 더욱 기회를 주기 위한 조치라고 항변했지만 대기업이 참여하지 않는 전시회가 아시아 4대 식품박람회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주목할 점은 대기업에서도 전시회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는 것이다. 한 대기업 식품업체 관계자는 “업체의 전시회 참여 목적은 정확한 타깃을 대상으로 대표 제품을 홍보하기 위함인데, 현재 국내 식품산업의 전망이 밝지 않은 상태에서 비용을 들여 참여할 만한 요소가 국내 전시회에는 없다”며 “중소 식품기업의 경우 제품을 알리는 기회가 적어 이러한 박람회 선호도가 높지만 대기업의 경우 불특정 대상을 타깃으로 겨냥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다.

실제 대기업에서 전시회 참가 시 부스, 디자인, 제품 샘플링, 프로모션 등에 사용되는 비용은 1억 원이 넘고 전시기간 상주 인력이 10~20명가량에 달하지만 투자한 만큼 성과가 없다는 것이 대다수 대기업의 공통 중론이다.

보편화된 홍보 수단도 대기업의 박람회 참여율을 떨어뜨리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SNS, 유튜브 등 저자본, 고효율 홍보 창구가 많다보니 많은 비용과 인력, 시간이 소요되는 박람회보다는 온라인 마케팅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게다가 전시회 목적 자체가 국내외 판로개척인데, 국내 대기업의 경우 국내외 판로 루트가 이미 확보돼 있어 국내 해외 바이어 상담은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전문 세미나 개최가 보다 효과적이라고 한다. 정확한 타깃을 대상으로 관련 제품을 집중 소개하는 것이 홍보 효과가 더욱 크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반해 일본, 중국, 홍콩 등 아시아를 대표하는 식품박람회의 경우 자국 대기업 브랜드 참여율이 높다. 우리나라와 같이 홍보 창구가 많지 않은 부분도 이유이긴 하지만 무엇보다 해당 박람회에는 업체가 관심을 가질 만한 전 세계 바이어 및 마케터들이 대거 참여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해외 바이어와 1:1 매칭 상담회 등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는 있지만 활성화와는 거리가 멀다.

주최 측도 부스 모집이 주목적이어서 대-중소기업의 구성보다는 부스 채우기에 급급하다. 실제 식품 대기업 일부는 이번 전시회 개최 소식도 모르고 있었다.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은 우리나라 식품산업을 대표하는 박람회다. 국내를 넘어 아시아 대표 박람회로 도약하기 위해선 대기업의 참여는 필수다. 내년에도 올해와 같다면 ‘국내 최대’ ‘국내 최고’라는 타이틀은 반납하는 것이 맞다. 코트라가 내년 전시회에서 대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대책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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