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 갑질에 가맹점주 분노 ‘왜?’
bhc 갑질에 가맹점주 분노 ‘왜?’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8.05.28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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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영업이익률 27%로 업계 최고…가맹점은 수익성 악화

“내수불황이 극심한 상황에서 영업이익률이 27%에 달한다는 것은 결국 생닭, 식용유 등 식재료 값으로 이윤을 낸다는 것 아닙니까!”

bhc 가맹점주들이 생업을 포기하고 일제히 거리로 뛰쳐 나왔다. 가맹본부만 배불리는 비정상적인 수익구조에 뿔이 난 것이다. 1400여 가맹점 중 900여 가맹점주들은 협의회를 결성하고 23일 여의도 국회 정문과 과천에서 동시에 가맹본부의 식자재 납품원가 공개 및 인하를 강력하게 촉구했다.

이번 갈등의 쟁점은 수익구조다. 가맹점협의회는 본사가 해외 사모펀드에 매각된 이후 업계 최고의 수익을 내고 있지만 점주들은 매일 수익성 악화에 허덕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본부는 전문경영 체제를 도입해 비합리적인 관행을 없애고 불필요한 이익 분산을 시키지 않은 결과라고 반박했다.

사실 연 27%에 달하는 bhc의 영업이익률은 주목할 만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bhc는 매출 2391억 원에 영업이익 648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 1위인 교촌치킨이 매출 3188억 원에 영업이익 6%에 그친 것과는 대조된다. bhc는 2016년에도 영업이익률이 30% 이상에 달했다.

가맹점협의회는 이점을 지적했다. 이들에 따르면 bhc 영업이익(648억 원)과 교촌치킨 영업이익(204억 원)은 매출이 75% 수준임에도 3.18배 차이가 발생한다. 아무리 내실을 다지고 경영 효율화를 이뤘다고 해도 영업이익률 27%는 식자재에서 이윤을 남기지 않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식용유 등 타사 비해 비싸…원가 공개를
갑질 중단·사모펀드 회수자금 내역 밝혀야
본사 “전문경영의 성과…가격 인하는 검토”

대표적인 것이 식용유 값이다. 협의회 측은 “2012년 1kg에 1437원하던 해바라기유 가격이 작년 6월 908원까지 하락했지만 공급가는 변함이 없다”며 “해바라기유 원가에 대해서는 이미 업계에서나 bhc 본사 직원들을 통해 3만 원 아래 가격으로 공급받아 약 120%의 마진율을 산정해 가맹점에게 공급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본사 주장대로라면 물류센터와 가맹점이 직거래를 한다는 것인데 타사와 비교해 식자재 값을 더 비싼 가격에 공급받아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가맹점협의회는 본사에 △가맹점 공급 주요 품목 공급원가 인하 △주요 공급품 원가 내역 및 품목별 마진율 공개 △광고비·가공비 등 부당이익 내역 공개와 반환 △갑질 중단 △사모펀드가 회수한 자금 내역 공개 △가맹점협의회 공식 인정 등을 요구하고, 본사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 시 외국계 사모펀드의 악덕 경영행태에 적극 대항할 것을 예고했다.

이에 bhc 본사는 “주요 3대 치킨 프랜차이즈 중 유일하게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줄었음에도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해 30억 원을 지원하는 등 모범이 되는 프랜차이즈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원가와 이익을 문제 삼아 가맹점의 갑자기 일방적인 단체행동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또한 식자재 원가의 경우 2013년 독립경영 이후 인터넷 최저가를 주기적으로 파악해 시장 가격과 비교, 경쟁력 있는 금액으로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다 반박했다.

가맹점에서 일반 해바라기유와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가격 비교하는 것에 대해서는 식품공전상 고올레산 해바라기유와 일반 해바라기유는 식품유형에서 별개로 분류돼 서로 가격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올레산 해바라기유의 경우 타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도 고가가 아니며, 인터넷 최저가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선육은 계육 시장시세를 반영해 산지로부터의 유통과정과 브랜드의 노하우를 반영한 염지 및 절단 등 다양한 과정을 통해 가맹점에 공급되고 있음에도 단순 논리로 타사와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전했다. 단 원가 인하 요청은 가맹점의 정당한 권리라고 판단해 추후 합리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A대학 프랜차이즈학과 B교수는 “소유주가 해외 사모펀드일 경우 수익구조가 가맹점→가맹본부→프랜차이즈서비스 글로벌리미티드→사모펀드 그룹으로 이어지는 옥상옥 지배구조를 띨 수밖에 없다”면서도 “궁극적으로 이익을 실현해주고 있는 가맹점을 배제한 채 본사만 이익을 챙기는 일이 지속될 경우 경영을 지탱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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