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탱크·배관 등 오염 막게 정기적 세척·소독을
수도꼭지를 틀면 빨간 물이 검붉은 찌꺼기와 함께 나올 때가 있다. 오래된 아파트일수록 흔히 경험하는 일이다. 배관에 녹이 슬거나 스케일이 쌓이면 물을 쓸 때 불안하다. 그럼에도 공장 담당자는 “우리는 수돗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물의 안전은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한다. ‘정말 그럴까?’하는 의문이 든다.
식품업체는 물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수돗물을 용수탱크 등에 모았다 사용한다. 이런 경우 탱크 속 수돗물은 연결된 배관을 통해 작업 현장까지 이동한다. 최종적으로 수돗물은 현장에 있는 수도꼭지를 통해 나오거나 기계에 직접 연결해 사용한다.
국가에서 관리하는 수돗물은 공장에 들어와 물탱크, 배관, 펌프 등을 거쳐 원료나 제품에 접촉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공장부지 안에 있는 물탱크, 배관, 펌프, 수도꼭지는 공장 소유이므로 이곳 물의 책임은 공장에게 있다.
만약 물탱크가 파손되고 배관이 녹슬거나 수도꼭지, 호스 등이 지저분해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식품업체에 있다. 국가는 책임지지 않는다. 때문에 식품업체는 수돗물을 사용하더라도 수돗물이 이동하거나 머무르는 모든 과정에 관련된 탱크류, 배관류, 연결부위, 수도꼭지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세척·소독해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면 공장부지 전까지의 수돗물은 정부 책임이지만 공장부지 안에서의 수돗물은 회사 책임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수도 계량기 위치를 기준으로 정부와 회사의 책임이 구분된다.
따라서 식품업체는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보장할 의무를 갖고 있으므로 물을 항상 철저하게 관리 감독해야 한다. 물이 오염되면 물과 관련된 원료, 공정품, 제품 전체가 오염된다. 오염된 물을 사용해 식중독이 발생하는 경우는 다른 원인에 의한 식중독 사고보다 그 규모가 훨씬 클 수밖에 없다. 오염된 물은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수가 만 개이든 백만 개이든 모든 제품에 피해를 끼치므로 다른 어떤 것보다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장티푸스, 말라리아, 콜레라 등과 같은 질병은 물로 인해 발생하는 수인성 질병이며, 이들 수인성 질병은 법으로 규정해 정부가 직접 관리할 만큼 특별관리 대상이다. 그만큼 물은 다른 어떤 것보다 소비자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