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세계는 지금 신소재 식품 선점 경쟁②-나노기술응용식품
[기획]세계는 지금 신소재 식품 선점 경쟁②-나노기술응용식품
  • 황서영 기자
  • 승인 2018.06.05 0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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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차세대 핵심 기술…크래프트 푸즈 등 200여 사 물밑 경쟁
한국 기술 세계 4위…가공식품·건기식 등 4군 분류
생명공학기술, 나노기술 등 신기술의 발달과 식품의 국제교역량 증가, 소비패턴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식품원료를 활용한 노블푸드(Novel Food, NF), 즉 신소재식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는 노블 푸드를 대개 ‘지금까지 식용 경험이 없는 식품이나 원료로 안전성 평가가 필요한 식품 또는 식품원료’로 사용하고 있으며, △유전자재조합식품 △나노기술 응용식품 △복제동물 유래식품 △신규원료 등을 포함한다.

세계 전문가들과 관련 업계는 신기능성 고유 유전자를 발굴해 유전자 재조합 품종으로 개발할 경우 유전자 1개당 경제적 가치가 연간 약 5000억 원의 시장 점유가 가능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투자액의 100~200배 이상의 가치 창출을 이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국내 소비자에게는 생소한 신소재 식품의 정의와 국내·외 개발 및 이용 현황에 대해 소개한다.

 

나노미터 수준서 물질 제어…영양분 전달, 안전성 향상, 유통기간 연장
인류의 상상 실현 불구 결과 예측 불가…관련 규정 등 안전 관리 중요

▨나노기술응용식품의 정의

‘나노기술’이란 물질을 나노미터 크기의 범주에서 조작·분석하고 이를 제어함으로써 새롭거나 개선된 물리적·화학적·생물학적 특성을 나타내는 소재 등을 만들어 내는 과학기술로, 식품 분야의 다양한 기술에도 응용될 수 있어 미래 인간의 건강 및 삶의 질 향상, 기존 식품산업의 문제들까지도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핵심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현재 일반 식품, 건강기능식품, 식품첨가물 등에 활용되고 있는 나노기술은 식품의 맛, 질감 등을 개선하거나, 영양소 등의 생체이용률을 증가시키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나노기술 응용식품은 주로 입자(particle)나 캡슐(capsule)의 형태로 만들어 지는데, 이는 영양성분 등을 빛, 산소, 수분, 온도 등의 외부요인으로부터 보호해 손실을 줄이고 유용성 증대, 생리활성 증대, 안정성 증대, 표적조절 등의 장점을 지니고 있어 장래의 고부가가치 식품 등에도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다.

미국 의학연구소(Institute of medicine)는 식품산업에서 나노기술의 용도를 △농업(Agriculture) △식품 가공(Food processing) △식품 포장(Food packaging) △첨가제(Supplement) 4가지로 구분하고 있으며, 국내 학계에서는 나노기술응용식품을 △나노기술응용식품 첨가물 △나노 가공식품 △나노 건강기능식품 △나노 식품포장의 4가지 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나노기술응용식품 개발 및 생산현황

소비자들에게 나노식품은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대부분 소비자들은 식탁에 올라온 나노식품이 거의 없거나 극소수일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꽤 많은 제품들이 이미 시장에 나와 있다.

나노기술을 적용하고 있는 식품 관련 기업은 세계적으로 200여 개사가 있으며 미국이 주도하고 일본, 중국 순이다. 크래프트 푸드(Kraft Foods)는 1999년 최초의 나노기술 연구소(nanotechnology laboratory)를 설립하고, 15개 세계 여러 대학을 포함한 나노텍 협력단(Nanotek consortium)을 조직했다. 유니레버와 네슬레는 식품 나노기술의 잠재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시키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식품을 다수 내놓았다.

나노식품기술은 유제품, 시리얼, 빵, 음료수는 현재 비타민, 미네랄(철, 마그네슘, 아연 등), 프로바이오틱스, 생물활성 펩타이드, 항산화제, 식물성 스테롤(plant sterol), 콩 등으로 강화되고 있다. 활성성분의 일부는 현재 나노입자로서 식품에 첨가되고 있으며, 비타민, 지방산을 포함한 나노캡슐화 활성 성분들이 음료, 고기, 치즈 등의 가공과 보존에 사용할 목적으로 현재 개발되고 있다.

△나노캡슐(출처=KERI, 약학정보원)
△나노캡슐(출처=KERI, 약학정보원)

나노입자는 영양분의 전달 기능 외에도 식품 가공 시 유동성, 색깔, 안정성을 향상 시키거나 유통기간의 연장을 위해서 개발되고 있다. 예컨대 알루미노 실리케이트(alumino-silicate)는 과립 또는 분말 가공식품에서 고결방지제(anti-caking agent)로서 흔히 사용되고 있으며, 아나타제 이산화티타늄(anatase titanium dioxide)은 통상의 식품 미백제 및 증백제로서 과자, 치즈 및 소스에 사용되고 있다.

식품에서의 활성성분, 영양 강화 첨가제를 함유한 나노캡슐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은 최근까지 마이크로 캡슐화된 식품에 첨가돼 왔지만, 현재는 효능을 높이기 위해 수천 배나 작은 나노캡슐로 개발되고 있다. 영양 강화 첨가제 성분의 유효성은 생체이용율에 따라 다르며, 나노크기 또는 나노캡슐화된 활성 성분은 마이크로 캡슐화된 것에 비해 생체이용률, 용해도 및 효능의 향상을 가져온다고 한다.

국내에도 나노기술을 농업 및 식품제조업에 활용하는 사례가 다양해졌다. 식품원료를 나노 입자형태로 분쇄해 흡수율을 높인 나노분말 제품, 나노단위의 이산화티탄 농축액을 개발해 식품의 광합성을 촉진시키는 제품, 나노캡슐기술을 활용해 기능성 물질의 생체 이용률 등을 높인 건강기능식품 등 식품 및 의약품, 농업기술 기업을 중심으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며 상용화되고 있다.

△국내 나노 식품관련 적용 사례
△국내 나노 식품관련 적용 사례

입자·캡슐 형태로 유용성 증대…식품 고부가화
유제품 빵 음료 프로바이오틱스 등에 이미 적용
사과 코팅 등에도 활용…10년 내 식품 포장 25%

▨나노기술응용식품 안전성 관련 이슈와 심사제도

전 세계적으로 나노기술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나노물질의 물리화학적 특성 규명, 분석방법 확립, 생물학적 상호작용에 대한 기술개발 및 전략 수립 중이다.

한국의 나노기술은 세계 4위 수준으로 전자 및 소재분야에서 급속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 나노기술과 관련해 국내에서는 나노기술개발촉진법을 제정하고 산업 진흥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2001년 7월 국가나노기술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했으며 현재는 제2기 나노기술 종합발전계획(2006∼2015)을 추진했다.

나노기술응용식품은 사람이 섭취하는 특성상 안전한 관리가 매우 중요한데 현재 이를 관리하는 절차는 제외국의 경우와 유사하게 기존 식품 관련 규제를 이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나노기술응용식품은 나노기술의 특성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안전한 관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식품의약청안전청을 중심으로 이를 위한 규정 제정을 위한 내부적 검토를 시행하고 있는 단계에 있다.

나노기술응용식품 관련 규정을 제정하는 것은 제외국 모두가 같이 경험하는 문제이므로 제외국과의 조화가 중요하므로, 한국의 규정 제정을 검토하는데 있어서 미국, EU 등의 제도와 규정이 어떻게 제정되는지를 모니터링하며 이와 조화를 맞추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2000년 1월 미국이 국가 나노 기술발전계획을 발표한 이래 전 세계적으로 이를 벤치마킹한 국가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미국 FDA의 전략적 행동계획 중 신소재식품 분야의 관리를 위해 FDA는 범부처에서 참여하는 국가 나노기술 사업에 참여해 타 부처의 정책과 조화를 추구하고 있다.

FDA는 2006년 나노기술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나노기술을 이용한 혁신적이면서 동시에 안전하고 효과적인 제품이 지속적으로 개발될 수 있는 규제방향을 검토해 왔다. 태스크포스는 나노기술 응용제품으로 인한 건강상 부작용을 평가하는데 필요한 지식 혹은 정책적인 사각지대를 도출했다.

유럽연합 식품안전청 (European Food Safety Agency, EFSA)의 과학위원회는 2011년 1월 14일 “나노과학과 나노기술을 적용한 식품과 사료에서 발행 가능한 잠재위험에 관한 위해평가 지침안”을 발표하고 의견을 수렴했다. 지침안은 식품첨가물, 효소, 착향료, 식품접촉 물질, 신규식품, 사료 첨가제 및 농약을 포함한 식품, 사료에 의무사항이 아닌 권고사항으로 적용되고 있다.

지침안에 따르면 식품/사료 분야에서 ENM(Engineered Nano Material)을 두 상황으로 구분하고 있다. 하나는 이미 승인된 품목의 나노형태가 동일한 사용용도로 제조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위해평가 대상 ENM이 그에 상응하는 비(非)나노형태의 품목을 승인받은 적이 없는 경우로 구분한다.

우선 이미 승인된 비나노물질과 동일한 사용용도를 가질 경우는 나노형태로 인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과 위해에 관한 자료가 필요하다. 비나노 형태로도 승인된 적이 없는 품목을 나노형태로 승인받기 위해서는 관련 비나노형태의 현재 EFSA 지침에서 정한 독성 검사에 덧붙여 나노형태의 화학적 특성에 관한 자료를 추가로 제출해야 한다.

▨나노기술응용식품의 향후 전망

전문가들은 미래에는 나노식품이 우리 식탁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좀처럼 몸으로 실감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식품업계에서 나노기술을 활용해 식품의 한계와 문제점을 보충하고 있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기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식품업계는 나노식품이 과거 유전자조작(GM) 식품 같은 취급을 받을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

또 소비자가 알기 어려운 것은 식품의 나노포장 분야다. 국제환경운동연합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의 보고서에 따르면 400~500개의 나노포장 제품이 이미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 사과를 덮는 포장용지의 막 두께를 5nm 정도로 얇게 만들어 사과가 썩는 것을 막는 왁스 코팅, 아이스크림이 덜 묻고 모양을 유지시켜 주는 코팅 포장, 나노산화아연과 은나노 입자를 포함해 자외선을 차단하는 항균성 필름, 나노센서를 활용해 박테리아의 부식이나 식품의 영양소 손실을 감지하는 포장 등이 그러하다. 전문가들은 10년 안에 나노기술을 이용한 식품포장이 전체 포장에서 2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나노기술은 분명 두 얼굴을 갖고 있다. 나노식품은 인류의 상상을 실현시켜줄 수 있지만 우리는 그가 초래할 결과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이며 이를 대처할 정책적, 기술적 기반도 아직은 미비한 상태다. 나노식품기술의 진보를 위한 적극적인 연구개발과 예측된 결과에 대한 경각심이 동시에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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