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세준푸드, 전통음료 ‘식혜’ 세계화 꿈이 영근다
[탐방]세준푸드, 전통음료 ‘식혜’ 세계화 꿈이 영근다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8.06.12 0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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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정부와 협약 현지 안장성에 최초 해외 공장 짓기로
 

“아일랜드는 우리나라 인구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작은 나라지만 전 세계 맥주를 대표하는 기네스 맥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의 제품은 자타공인 최고 품질을 자랑하며 전 세계적인 브랜드로 도약했습니다. 식혜도 맥주의 주 원료인 홉을 사용해 뿌리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네스 맥주처럼 전 세계에서 한국 대표 전통음료인 식혜의 위상을 높이는 것이 세준푸드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식혜의 세계화’. 문완기 세준푸드 대표의 바람은 한결같다. 우리만의 전통방식으로 만든 식혜를 전 세계에 전파해 한국 전통음료의 위상을 드높이기 위함이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그의 바람이 어느 덧 시나브로 결실을 맺고 있다. 세준푸드는 지난 1월 베트남 안장성에서 베트남 정부, 현지 업체와 식혜공장 건립을 위한 3자간 MOU를 체결했다. 우리나라 식혜의 맛을 접한 현지 기업이 현지 쌀을 이용한 식혜 개발을 위해 세준푸드에게 먼저 손을 내민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 식혜공장이 건립되면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최초의 식혜 생산 기반시설이 갖춰지는 것이다.

△경기도 광주소재 세준푸드 생산공장 전경
△경기도 광주소재 세준푸드 생산공장 전경
△하늘청 식혜, 수정과, 유기농 바나나 식혜 등 세준푸드 전통음료들이 진열돼 있다.
△하늘청 식혜, 수정과, 유기농 바나나 식혜 등 세준푸드 전통음료들이 진열돼 있다.
△문완기 대표
△문완기 대표

문완기 대표는 “안장성은 베트남에서도 쌀 생산이 높은 지역으로, 베트남 쌀과 우리만의 전통방식의 식혜 기술을 접목해 3년 내 식혜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라며 “비록 주 원료인 쌀은 베트남산을 이용하지만 지금은 식혜라는 대한민국 전통음료를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이 우선인 만큼 베트남을 거점으로 삼아 전 세계에 전파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준푸드는 지난달부터 베트남 쌀 150kg으로 테스트 제품 개발에 들어갔으며, 현지기업과 구체적인 논의를 거쳐 합자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특히 브랜드는 ‘하늘청’을, 제품명은 ‘식혜’를 그대로 사용한다. 세준푸드는 공장 준공 시 현지에 기술인력과 설비를 지원해 본격적인 제품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문 대표는 이러한 일이 가능하게 된 원동력으로 품질력을 꼽았다. 세준푸드는 전통방식으로 내려 온 레시피에 맞춰 정확하게 함량을 측정한 엿기름과 증미기에서 나온 고두밥을 최적 배합한 뒤 당화과정을 거쳐 최상의 맛을 구현하고 있다. 작업장 내 물기도 최소화해 배합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도 보완했다.

합자회사 설립 기술·설비·인력 등 본격 지원
최상의 맛 품질력…미국 중국 홍콩 등 수출
인삼 등 국가별 맞춤형 식혜도 개발 추진

이 같은 노력은 해외시장 진출로 이어졌다. 지난 2006년 미국에 첫 발을 내딛은 세준푸드는 철저한 현지조사로 현지인들이 거부감을 느끼는 식혜 밥알을 없애는 등 니즈에 맞는 제품 개발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미국을 비롯해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에 꾸준히 수출되고 있으며, 이중 미국의 경우 꾸준히 수출 중인 서부지역과 달리 한동안 수출 답보상태에 있던 동부지역도 내달부터 수출이 재개된다.

△문완기 대표(오른쪽서 두 번째)는 지난 1월 베트남 안장성에서 베트남 정부, 현지 기업 관계자들과 식혜공장 건립을 위한 회의에 참석했다.
△문완기 대표(오른쪽서 두 번째)는 지난 1월 베트남 안장성에서 베트남 정부, 현지 기업 관계자들과 식혜공장 건립을 위한 회의에 참석했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제품이 컨테이너에 상차됐다. 이 제품들은 미국 LA HANNAM 마켓, CALIFORNIA 마켓 등 매장에 납품됐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제품이 컨테이너에 상차됐다. 이 제품들은 미국 LA HANNAM 마켓, CALIFORNIA 마켓 등 매장에 납품됐다.

특히 지난달 열린 ‘서울푸드 2018’에 참가한 세준푸드는 해외바이어들의 샘플 요청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문 대표는 “전시장을 찾은 일본 바이어가 바나나 식혜를 보더니 딸기를 함유한 제품 개발 가능 여부를 문의해 현재 개발 중에 있으며, 동남아시아에서 선호하는 인삼 등도 적용할 수 있어 향후 전 세계 니즈에 맞는 다양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준푸드는 올해 해외에서만 매출 70~80만 달러를 목표로 정했다.

국내 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편의점 CU에 입점하며 경기 지역에서만 판매가 이뤄지던 것에서 전국망을 확보했다. 세준푸드는 편의점 효자상품인 얼음컵에 담아 마실 수 있는 파우치 형태 식혜와 수정과 60만개를 납품했다. 세준푸드는 올해 CU에서만 500만개 물량을 납품한다는 목표다.

■요건 몰랐지

장애인 고용에 앞장…직원 절반 수준
적재적소 배치로 업무 효율성 높여

세준푸드는 중소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전 직원 28명 중 13명을 장애인으로 고용하고 있다. 2015년 장애인 표준사업장으로 인정받은 세준푸드는 각 특성에 맞게 적재적소에 인원을 배치해 업무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기숙사도 마련해 편의를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이들의 평균 근속기간은 4년이 넘는다. 특히 베트남 식혜공장 건립을 위해 현지로 파견할 인력 중에도 장애인을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롯데푸드 김종길 생산본부장(왼쪽)과 세준푸드 문완기 대표가 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롯데푸드 김종길 생산본부장(왼쪽)과 세준푸드 문완기 대표가 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세준푸드와 거래하는 롯데푸드, 아워홈, 삼성웰스토리 등 기업도 연계고용으로 인정받아 세금혜택을 받고 있다.

이중 롯데푸드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세준푸드 장애인 인력이 생산한 제품을 구매하고 지속적으로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에 앞장서고 있다. 롯데푸드는 이곳에서 구입하는 제품은 연간 7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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