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국가에 ‘설탕세’ 확산되나
아세안 국가에 ‘설탕세’ 확산되나
  • 배경호 기자
  • 승인 2018.07.03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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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당뇨병과의 전쟁 차원 도입 추진…베트남 등 동조 움직임

당뇨병과의 전쟁을 선포한 싱가포르 정부가 예방의 일환으로 설탕세 도입을 적극 고려하고 있어 앞으로 주변 아세안 국가까지 확대되지 않을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 보건부 장관은 당뇨병 예방을 위해 포장음료 제품에 △포장음료에 설탕세 부과 △포장음료 광고 제한 △설탕 또는 영양성분을 눈에 띄게 라벨 표시하는 등의 규제 조치 도입을 고려하고 있으며, 공개 의견 수렴을 통해 구체화할 것이라 밝혔다.

부과세율은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종가운임이나 특정 과세율 또는 두 방식 모두를 바탕으로 부과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설탕 함유량이 높을수록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누진세율도 도입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설탕세 부과 효과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음료 제조사가 조세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시켜 가격이 오를 경우, 소비자들은 △설탕 함유량이 낮은 제품 또는 대체품을 구매하는 소비패턴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고 △고소득층은 가격 인상에 크게 반응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설탕세를 부과하지 않는 인접국에서의 구매가 증가할 수 있는데, 실제로 몇몇 유럽국가에서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해 덴마크의 경우 설탕세를 폐지하기도 했으며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이 인상된 가격에 적응하면서 설탕세 효과가 감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아시아 내 증가하는 비만율과 이로 인한 의료비 부담 증가를 근거로 설탕세와 같은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으며, 설탕세를 통해 벌어들인 세수를 정부의 국민 건강 진흥 프로그램에 활용하면 조세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는 반응도 존재하고 있다.

◇설탕 섭취 줄이고자 하는 싱가포르 정부

2016년 4월, 싱가포르 정부는 ‘당뇨병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당뇨병 발병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오고 있으며,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는 지난해 국민 9명 중 1명은 당뇨병을 앓고 있으며, 이는 선진국 중 미국 다음으로 높은 수치라며 심각성을 알렸다.

또 싱가포르인은 하루에 WHO 권장량인 5티스푼의 2배가 넘는 수준인 12티스푼의 설탕을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싱가포르인들의 전체 설탕 섭취의 약 60%가 설탕이 첨가된 음료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싱가포르 정부는 싱가포르 학교 내에서 설탕 함유량이 6% 미만인 음료만 판매를 허용하고 있다. 또 외식업계에서 더욱 건강한 성분을 이용해 식사의 질이 개선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통밀 함유량을 높인 면을 개발하거나 알룰로스와 같은 설탕 대체제를 이용해 음료를 재개발하는 등 더욱 건강한 성분 또는 제품을 개발할 경우 최대 50만 싱가포르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학교 6% 미만 - 청사엔 HSC 제품만 허용
시장 70% 장악한 코카콜라 등 저감 공약
설탕 함량 높은 식품 시장 진출 어려울 듯

◇제품 주요 평가 항목인 설탕 함유량

싱가포르 정부의 설탕 줄이기 노력이 지속됨에 따라 바이어들도 음료제품 소싱시 설탕 함유량을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어 저설탕 음료라면 이를 마케팅 포인트로 최대한 활용해 어필할 필요가 있다. 또 설탕 함유량이 높을 경우 싱가포르 시장 진출 자체가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싱가포르 전체 음료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는 코카콜라와 F&N Foods, 네슬레, 펩시코 등 7개사는 2020년까지 싱가포르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설탕 함유량을 12% 이하로 낮추기로 약속했다.

◇HCS 기준 부합 여부 확인 필요

△Healthier Choice Symbol
△Healthier Choice Symbol

싱가포르 정부는 2001년, 소비자들의 건강한 식품 구매를 장려하기 위해 Healthier Choice Symbol(HCS) 프로그램을 도입했는데, 예를 들어 기준치보다 당분 또는 염분이 낮은 제품은 건강진흥청의 평가 후 제품 패키지에 HCS를 부착할 수 있게 했다.

이에 HCS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2012년 15%에서 2016년 18%로 증가했으며, HCS 미부착 제품들은 매출이 연평균 2~3% 증가한 것에 반해 HCS 제품들은 연평균 9%씩 성장했다. 또 싱가포르 정부는 WOG Healthier Drinks Policy를 실시해 모든 정부 관련 시설 내 자판기, 상점, 식음시설, 탕비실 등에서 물, HCS 부착 음료 또는 HCS 가이드라인을 준수한 음료 제품만 취급 가능하게 했다.

◇설탕 함유량 아세안 진출 시에도 중요

싱가포르 뿐만 아니라 대부분 아세안 국가들이 이미 설탕세를 도입 또는 검토 중이다. 즉 베트남은 2017년 설탕 함유 음료에 대한 10% 세금 부과 계획을 발표했으며, 태국은 2017년 9월부터 설탕 함유 음료에 대한 세금 인상 및 무설탕 음료에 대한 세금 삭감 정책을 펴고 있다. 또 필리핀은 2018년 1월 설탕 함유 음료에 대한 세금을 인상했으며 브루나이는 2017년 4월부터 설탕 함유 음료에 대한 세금을 도입하고 있다. 이 외에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도 설탕 함유 음료에 대한 세금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료 제공=코트라 싱가포르 무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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