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견(犬)과 구(狗)의 차이점을 아시나요?
[기고]견(犬)과 구(狗)의 차이점을 아시나요?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8.07.16 01: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곧 개들이 수난을 겪는 복날이 온다. 개는 소 등 다른 동물 보다 먼저 인간이 순화시켜 가축화했다. 같은 개과인 여우와 늑대는 우리와 별로 친하진 않지만 개는 인간에게 충성을 다하는 이웃 같은 동물이 됐고 더 나아가 한 가족같이 여기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심지어 주인이 죽을 때 재산까지 물려받는 귀한 존재가 됐으며 전용 병원과 숙소까지 갖추게 됐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나라에선 오랫동안 사육해 개고기로 식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식품위생법에 근거한 식품공전 식품원재료 분류에서 동물성원료에 개는 제외돼 있다. 즉 법으로는 우리가 식용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때문에 실정법으로는 허용되지 않는 동물을 도살해 고기를 유통하고 섭취하는 것은 법에 어긋난다.

지난 88올림픽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의 개고기 식용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논란을 일으켰고 심지어 일부 동물애호단체에서는 한국에서 올림픽 개최를 거부하자는 운동까지 일었다. 그만큼 개에 대한 개념은 나라마다, 민족마다 다르다. 이는 식습관과 식문화에 따른 차이라고 생각한다.

한문으로 개는 견(犬)과 구(狗)로 구분하고 있다. 견은 ‘큰개 견’이고 구는 ‘강아지 구’이다. 개고기를 요리해 놓은 것을 구탕(狗湯, 강아지 탕)이라고 하는데 한문의 의미로는 상당히 다른 개념이다.

강아지나 애완견을 식용으로 하지 않고 큰개가 식육으로 이용되고 있어 정확하게는 견탕이라 해야 옳다. 식용으로 허용한 육류는 소, 돼지, 닭 등에서 얻는 고기가 있으나 식용으로 허용되지 않는 개고기는 어떻게 법적으로 처리하고,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과 합리적인 공감대를 끌어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

식품공전 동물성 원료에 ‘개’라는 건 없어
도살·식용 위법…88올림픽 때 세계적 논란
현실은 보양식 애용…법적 처리 “뜨거운 감자”

아직도 개고기는 애호가들이 보신탕(補身湯), 보양탕(保養湯)으로 즐기고 있을 정도로 오랜 기간 여름철 별식으로 정착돼 있다. 심지어 복날에는 수요가 급증해 국내 공급을 감당하지 못해 수입된 개고기가 식당에 나돌기도 한다. 하지만 수입되는 개고기는 불법이어서 수입, 유통돼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현실은 여전히 개고기는 수입·유통돼 소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사육되는 개는 크게 애완견과 식용 견으로 나눠지는데, 법적 정의가 없으니 이것 또한 그냥 관례에 의해 구분할 뿐이다. 엄연히 개가 사육돼 개고기로 판매되고 있는 실정을 눈 감을 수 없다. 국가나 민족마다 먹는 또는 선호하는 음식은 다르다. 다른 나라의 기준이 우리에게 바로 적용될 수는 없다. 아직도 상당한 소비자들이 찾고, 실제 소비가 되고 있는 개고기의 식용여부를 확실하게 정리하고 법제화해 혼돈을 막을 필요가 있다.

세계에서 드물게 우리나라는 동물보호법, 즉 한국진돗개보호·육성법(법률 제13147호)이 있다. 이같이 보호하고 육성해야할 개에 대해선 법으로 구분하듯이 식용 개와 애완견을 확실히 정의하고 식용 개의 경우 식육으로 유통시키는 방안에 대해 국민의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개고기 자체가 불법화되니 도살 및 고기유통이 음성화돼 위생문제가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러한 사고는 반복될 수 있다. 개고기 식용 여부에 대해 의견이 다른 집단 간 공감대 형성을 위해서라도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뜨거운 감자이긴 하나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