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惑’ 넘은 프랜차이즈…먹거리 안전은 걸음마 수준
‘不惑’ 넘은 프랜차이즈…먹거리 안전은 걸음마 수준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8.07.16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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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기자
△이재현 기자

지난 1977년 림스치킨이 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문을 열며 국내 프랜차이즈의 시작을 알린 지 어느덧 40년을 넘었다.

지난 40여 년간 눈부신 성장을 이룬 프랜차이즈산업은 2014년 기준 매출 100조 원, 종사자수는 130만 명을 넘어섰다. 국내총생산(GDP)이 약 1550조 원이라고 하니 우리나라 GDP의 7%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훌쩍 커진 덩치와 달리 안전에 대한 의식 수준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BBQ, 네네치킨 등 유명 프랜차이즈의 허술한 위생관리가 도마 위에 올라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식약처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유통기한이 지난 원료를 사용하거나 냉장 보관해야할 식재료를 상온에 방치하는 등 음식업 종사자가 갖춰야 할 가장 기본인 도덕적 부분조차 지키지 않았다.

작년 소위 ‘햄버거병’이라 불린 용혈성요독증후군 사태로 프랜차이즈 안전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땅에 떨어지는 사태를 겪었음에도 말이다.

이러한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식약처에서 매년 위생과 관련해 프랜차이즈업체 점검에 나서고 있지만 전혀 나아지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적발된 업체 중 한 곳의 관계자는 “가맹점 관리는 본부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부분이다. 특히 가맹점이 1000곳이 넘을 경우에는 본사 인원을 상주시킬 수도 없어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본부에선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철저한 위생 교육을 실시했고, 정기적으로 본사 직원을 파견해 관리했기 때문에 억울하다는 것인데, 가맹점이 규정을 준수하지 않아 위생문제가 야기됐다면 본부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정부가 유독 프랜차이즈에만 엄격한 규제를 적용해 산업 성장의 제한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법적·제도적 부분만 보완되면 당장이라도 글로벌 시장에서 비상할 수 있다며 자신감이 넘친다.

하지만 간과하는 것이 있는데, 미국 등 선진국 프랜차이즈 기업들조차 가장 중요시하는 여기는 종사자의 안전의식이 없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비상은 고사하고 국가적 망신만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미국은 종사자 안전의식 결여로 발생한 안전문제 발생 시 PL법에 의해 하루아침에 문을 닫을 수 있어 종사자 위생교육 및 안전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국내 음식점 종사자들의 식품위생·안전교육 시간을 현행 6시간에서 20시간 이상으로 늘리고, 안전문제 시 가맹본부에서도 책임을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먹을거리 안전은 가장 기본 중에 기본이며 최우선돼야 할 부분이다. 기본이 온전히 지켜질 때 소비자 신뢰 확보도 쌓이고 더 나아가 글로벌 진출에도 가속이 붙는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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