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發 식품·외식 물가 상승…어떻게?
최저임금發 식품·외식 물가 상승…어떻게?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8.07.31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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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카레 시리얼 간장 등 15개 품목 1.4~8.6% 올라
외식도 4~6% 인상…원재료 값 상승 겹치면 가중될 듯

최저임금 인상 여파에 식품·외식 물가가 요동치고 있다. 전년대비 16.4% 인상된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타 산업대비 인건비 부담이 큰 식품·외식업계는 “수년 간 원가인상 요인을 자체적으로 흡수하며 감내해왔지만 더 이상은 버티기가 힘들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다소비 가공식품 30개 품목의 판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즉석밥(8.6%), 설탕(6.8%), 시리얼(5.0%), 간장(3.9%), 국수(3.0%), 참기름(2.6%), 된장(2.6%), 어묵(2.6%), 햄(1.9%), 냉동만두(1.4%), 카레(1.4%) 등 15개 품목이 올랐다. 

롯데제과는 4월부터 빼빼로, 목캔디의 가격을 100~300원 인상했고, 한국야쿠르트도 야쿠르트와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의 가격을 각각 10원, 100원 올렸다.

오뚜기는 자른당면을 포함한 16개 품목 가격을 최대 27.5% 인상했고, 1인 가구 소비가 많은 3분햄버거·3분미트볼 등 간편조리 제품도 200원씩 올렸다. 해태·크라운제과 등 제과업체도 가격을 11~33% 인상했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6월 한달간 편의점에서 가격이 오른 가공식품은 30여 종에 이른다.

외식의 경우 패스트푸드 전문점과 베이커리전문점이 평균 4~5% 가격을 올렸고 커피전문점 5~6%, 피자전문점은 1000원~3900원 각각 인상됐다.

이달부터는 원유 값이 올라 우유 가격의 인상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낙농협회와 유가공협회는 지난달 원유기본가격조정협상위원회 회의를 열고 8월 1일자로 수매가격을 ℓ당 작년 922원에서 4원 오른 926원으로 결정했다. 유업계는 흰우유 기준 ℓ당 50∼70원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원유 값 인상에 따라 우유가 주재료인 치즈와 버터 등을 비롯해 빵, 라테 등 커피, 아이스크림, 분유 등 가공식품의 가격도 인상이 점쳐진다. 실제 일부 커피전문점의 경우 라떼 등 가격의 인상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원·부재료 가격이 오르고, 인건비까지 인상되자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라며 “특히 인건비 비중이 높은 외식 프랜차이즈의 경우 최저임금 여파와 원재료 값이 오르자 가맹점주들이 메뉴 가격 인상을 본사에 요구하고 있어 앞으로도 가격 인상을 하는 업체들은 더욱 늘어 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지난 10년간 연평균 최저임금 인상률은 7.2%로 물가상승률의 3배, 임금인상률의 2배 이상에 달할 정도로 급격한 상승을 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환율 급등에 따른 수입 원자재가격 상승까지 겹쳐 업계에선 더 이상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업계에서는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리는 것이지만 가격이 인상된 제품으로 매출을 올려 또 다른 제품 개발에 투자하고 소비자들에게 최상의 제품을 선사하는 선선순환 구조의 긍정적 요인도 있다는 것을 소비자들이 알아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소비자단체협의회에서는 과거 최저임금이 두 자릿수 인상됐을 때도 영향은 제한적이었던 만큼 소비자들이 납득할 만한 가격 인상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을 요구하고 있어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최근 24년 만에 불어 닥친 폭염으로 가축과 농산물 피해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며 업계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실제 폭염 여파에 따른 돼지, 닭, 오리 등 전국의 가축 피해는 7월 23일 현재 125만2320마리에 달한다.

이에 따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배추와 애호박 등 주요 채소 값은 20~30% 올랐고, 소고기 가격(1등급 100g)은 17.7%, 돼지고기 삼겹살(100g)은 4.3% 상승했다. 수박·참외 등 여름과일도 가격이 40~50% 증가했다.

업계에선 비축해둔 물량이 있어 아직까지 농산물에 따른 가격인상은 없다고 하지만 폭염이 장기화될 경우 원재료 값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농식품부는 농축산물 수급 안정화를 위해 비상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기로 했고, 농진청은 ‘폭염 대응 재해 대책 상황실’을 운영해 현장 기술 지원단(8개반/84명)을 편성, 주요 농작물과 가축의 피해 최소화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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