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자녀 먹거리 정보로 엄마 마음 사로잡은 ‘엄선’ 조기준 대표 
[인터뷰]자녀 먹거리 정보로 엄마 마음 사로잡은 ‘엄선’ 조기준 대표 
  • 김승권 기자
  • 승인 2018.08.13 0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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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위해 정보 객관·솔직한 답변 명성

“식품업계의 ‘넥플릭스’가 되는 게 꿈입니다. 넥플릭스가 개인별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듯 8월 중으로 개인의 건강 상태를 고려한 가공식품, 신선식품, 일반 음식(가정식 된장찌개 등) 등 제품 추천 서비스를 오픈하고 장기적으로는 좋은 원료로 만드는 제품만 모은 ‘엄선 그린 라벨 마켓’까지 개발할 예정입니다.” 

조기준 ‘엄선’ 대표의 목표는 명확했다. 국민 알 권리를 충분히 보장해주는 식품 영양 및 위해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조기준 대표
△조기준 대표

엄선은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2만여 가지의 가공식품, 신선식품, 요리 메뉴에 대한 위해성분을 평가하고 순위를 매긴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엄마들은 자녀에게 먹여도 되는 제품과 피해야할 제품을 정한다. 자녀 먹거리를 걱정하던 엄마들의 반응이 뜨겁다. 이 서비스는 출시 17개월 만에 회원 수 30만 명을 돌파했다. 

좋은 제품 모은 ‘엄선 그린라벨 마켓’ 추진
2만여 가공·신선식품, 요리 성분 평가…순위 매겨
국민 알권리 보완…17개월 만에 회원 30만 돌파

대학에서 경영 회계를 전공하고 이마트에서 MD업무를 하던 조 대표가 이 사업을 시작한 것은 몸의 변화를 직접 체감하면서부터다. 식품MD 11년간 그는 PB상품을 고르기 위해 100여 개 라면류를 하루에 2~3개 씩 테스트해야 했다. 선천성 아토피가 있는 그가 다양한 화학 첨가물을 제품을 먹다보니 아토피가 점점 더 심해졌다. 그 후 자신의 아이들한테는 과도한 첨가물이 들어간 제품을 먹이지 말자는 생각에서 이 서비스를 기획했다고 했다. 

“처음에는 식품, 시스템, IT분야에서 10년 이상 일했던 딸 바보 세명이 의기투합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내 아이가 건강한 먹거리를 먹을 수 있도록 식품 위해 정보를 ‘시스템화’ 하자는 것이었죠. 저의 강점은 시장의 트랜드를 읽는 것과 식품MD시절 제품의 첨가물을 해외 기준에 맞게 선별하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이런 저런 이유로 다른 친구들은 외부적으로 돕고 저 혼자 사업을 전담해 회사를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당시 비슷한 서비스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당이나 나트륨 지수를 포인트로 한 식품의 영양정보를 간결하게 보여주고 영양에 맞는 제품을 추천해주는 앱도 있었다. 그럼에도 나트륨, 당 관련해서는 소비자들의 기준이 다 달라서 자신의 생활에 잘 적용하지 못했다고 했다. 

조 대표는 소비자들이 “그래서 어떤 음식을 피해야하는데?”라는 질문에 객관적 기준을 가지고 심플하게 답변해주길 원한다고 했다. 이에 엄선은 미국 비영리 환경단체(EWG), 미국 식품의약국(FDA), WHO 산하 국제 암 연구소(IARC) 등 글로벌 기관들의 객관적 식품 성분 안전 평가 기준을 적용해 각각의 식품이 지닌 주의성분과 알레르기 성분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업계에 파급력…식품안전관리인증원 제휴 요청도
이달 중 개인 건강 맞춤형 식품 추천 서비스 제공

서비스 오픈 후 가습기 살균제, 살충제 달걀 사태 등으로 발암물질과 첨가물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높아져 엄선의 가치도 함께 뛰었다. 엄선은 현재 충성 고객 하루 방문 3500명, 신규 가입 월 1만5000명 가량, 신규 회원 앱 설치당 단가(CPI) 398원으로 건실하게 성장했다. 다른 앱들의 평균 CPI가 2000원 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큰 광고 없이 지인추천 입소문 마케팅으로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WHO산하 기관인 국제암연구소의 발암물질은 5등급으로 나뉘는데 그 중 하위 3등급은 사람에게 직접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엄선 방문자 빅데이터에 따르면 이런 정보를 접한 소비자의 해당 제품 관심도는 부정->외면으로 몇 달 새 바뀌는 경향이 크다고 했다. 

예를 들어 농협 목우촌 햄 제품에 포함된 아질산나트륨의 경우 2급 발암물질인데 이게 소비자에게 노출되고 몇 달간은 부정적 반응에 대한 언급이 높아지고 그 후 대안 상품을 찾고 나서 발암물질을 포함한 제품 계속 관심도가 지속 떨어진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장바구니를 보면 주의성분이 있는 제품은 거의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최근 엄선이 발암을 일으킬 수 있는 첨가물을 포함했다고 언급한 건기식 브랜드 중 7개 사 정도가 해당 발암성분을 빼고 제품을 재출시 했습니다.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HACCP)에서는 스마트HACCP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제휴를 요청했고 한 중소기업은 엄선에게 어떤 성분으로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지 컨설팅을 요구하기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 대표는 아주IB투자와 KB국민카드, 신한금융그룹으로부터 벤처 투자를 유치했지만 아직 사업이 안정된 시기는 아니라고 평했다. 소비자의 관심도는 끌었을지 모르겠지만 비즈니스 적으로는 아직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엄선과 엄마와의 팬이 됐는데 제조사, 유통사, 이해 관계자와의 비즈니스 모델 설정이 명확하게 안 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올 8월 중 리뉴얼하면 개인 맞춤형 추천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정부 공용 데이터와 엄선 고객이 이전에 나트륨 저, 발암물질 무(無)라고 미리 설정한 빅데이터를 반영해  개인 맞춤형 제품과 영양 정보를 추천한다. 

앞으로 비전에 대해 그는 전국 농약 사용량과 토지 특성 등 모든 식품 원재료의 배경 정보도 데이터화한다는 포부다. 조 대표는 “원재료의 지역 환경, 이를테면 문경의 어떤 농장의 사과가 농약은 얼마나 뿌렸는지, 최근 토질은 어떤지 까지 데이터를 구축을 하는 것이 목표”라며 “정부가 비공개로 판단해 발표하는 것을 소비자 알권리를 위해 데이터로 공개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내년 말까지는 엄선 그린 라벨 마켓(가제)도 오픈해 좋은 조건을 가진 사과 원재료 농장에서 엄선 브랜드를 가진 친환경(그린라벨) PB 사탕을 만들고 엄선 마켓에서 판매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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