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독주스의 진실-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123)
해독주스의 진실-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123)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8.08.13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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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렌즈 주스 등 다이어트·독소 배출 과장
열량·당 함량 높고 가격 비싸…현명한 선택을

요즘 과일과 채소를 갈아 만든 ‘해독주스(디톡스주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몸에 쌓인 독소를 배출해 준다고 해 다이어트 목적으로도 찾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최근 소비자시민모임이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시판 중인 클렌즈주스나 해독주스 17종을 분석했다고 한다. 이들의 가격이 일반 주스 보다 2~3배 비싸 소비자들의 기대와 믿음이 대단해 보인다.

△하상도 교수
△하상도 교수

하지만 이런 주장과는 달리 거의 모든 클렌즈주스와 해독주스는 실제 해독 능력이 없거나 인체 내에서 영향을 줄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게다가 일반 주스대비 당 함량이나 열량은 오히려 높아 다이어트 목적으로 먹는 사람에겐 약(藥)이 아니라 독(毒)인 셈이다.

특히 클렌즈주스 제품군의 평균 가격은 오렌지 주스의 2.8배, 과채혼합주스의 1.8배나 되고 평균 열량은 5~6%, 당 평균 함량은 무려 20~30%나 높았다.

물론 클렌즈주스는 당도 높은 과일과 채소를 통째로 착즙한 제품이라 높은 당분과 열량은 당연한 것이다. 클렌즈주스에 당과 열량이 높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착한 척, 몸에 좋은 척, 비싼 값으로 파는 것이 문제다.

과일 속 천연 당으로 단 맛을 내면 건강에 무조건 좋고, 비만도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다이어트에 좋은 착한 당인 척 광고하며 파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사실대로 표시하고 광고하며 판다면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 ‘해독(解毒, detoxification)’의 사전적 의미는 “몸 안에 들어간 독성물질의 작용을 없앰”이다. 즉 이미 몸 안에 흡수돼 체내 축적된 독성물질을 제거하거나 작용을 없애주는 식품이라야 해독식품이라 칭할 수가 있다. 불행히도 이미 축적되고 흡수된 독성물질을 빼 낼 수 있는 음식은 없다고 보면 된다.

식품이나 환경에 의한 중금속, 환경유래 오염물질에 대한 노출은 흡착제, 석회석 등을 이용해 부착·제거함으로써 체내에 흡수되는 것을 줄일 수는 있다. 삼겹살과 미역, 다시마와 같은 해조류가 중금속 제거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속설은 사실상 중금속이나 환경유래 독성물질에 오염된 식품과 함께 섭취했을 때 중금속의 인체 흡수율을 줄여준다는 것이지 체내에 이미 축적된 중금속이나 독성물질을 배출시켜 주는 것은 아니다. 과일이나 채소의 식이섬유도 마찬가지 효과라 보면 된다.

물론 미세하게나마 제거하는 기능이 있고 시험관에서 그런 작용을 보일 수는 있지만 실제 인체에서 영향을 줄 정도로 강력한 음식은 없다고 보면 된다. 시중에 나와 있는 크렌즈주스, 해독주스란 과채류에 들어 있는 미량의 농약, 중금속, 자연독 등의 흡수를 줄여줘 독성물질에 노출되는 정도를 줄여주는 예방적 성격이기 때문에 엄밀히 이야기하면 해독주스라 해서는 안 된다.

일부 얌체 업체들의 클렌즈주스 해독작용 강조 마케팅은 일종의 노이즈마케팅이라 봐야한다. “우리는 생과일, 생야채를 써서 비싼 프리미엄 제품이고 몸에도 좋다! 인공 당을 쓰는 다른 싸구려 과채주스들은 몸에 나쁘다!”와 같은 광고인데, 미미한 과학적 영향을 이런 음식을 먹었을 때 인체에도 영향이 당연히 있는 것처럼 침소봉대 활용한 무분별한 노이즈마케팅이라고 본다.

논란이 되고 있는 해독주스, 슈퍼푸드 같은 마케팅 용어의 유행 음식들은 작게나마 있기는 있는 미미한 효능이나 독성 문제를 크게 키워 침소봉대한 것이다. 없는 이야기는 아니라 처벌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앞으로 소비자는 해독주스, 디톡스주스, 클렌즈주스의 허구를 바로 알게 됐으면 한다. 특히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 중 “클렌즈주스는 괜찮겠지?”하고 마셔왔다면 당 함량과 열량이 일반 과채주스보다 높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고 선택하기를 바란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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