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폭염에 특수 누리는 의외의 제품들
일본 폭염에 특수 누리는 의외의 제품들
  • 배경호 기자
  • 승인 2018.08.21 02: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통 발효 음료 ‘아마자케’ 2년 연속 80% 성장
야채값 폭등…100엔 냉동야채, 커트야채 불티

올해 여름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 열도도 역대 최고 수준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따라서 맥주, 청량음료, 아이스크림 등 시원한 청량감을 더하는 여름 특수 제품들의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에 올해는 발효음료 ‘아마자케’와 냉동야채 등 의외의 제품들이 무더위 속에 ‘특수’를 누리며 매출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무더위에 강세를 보이는 발효 식품들

한국의 식혜와 유사하게 찹쌀과 누룩, 술지게미 등으로 만드는 일본 전통 발효음료인 ‘아마자케’가 최근 일본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아마자케는 비타민B와 아미노산, 포도당 등 영양소가 풍부하고 ‘마시는 수액’이라 불릴 만큼 피로회복에 탁월한데, 최근 아마자케가 온열질환 예방에도 뛰어난 점이 각종 언론에서 보도되면서 관련 상품이 다양화되고 매출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제품별 연간 소비액의 전년 대비 증가율을 살펴보면 아마자케는 2015년 이후 2년 연속으로 80% 이상 상승했는데, 이는 주요 식품과 음료, 일상 잡화 중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이다.

한 예로, 일본의 대표적인 과자∙음료 제조회사인 모리나가제과는 아마자케에 탄산을 가미한 ‘스파클링 아마자케’ 등 다양한 아마자케 제품을 발매하고 있다. 모리나가제과 관계자에 의하면 아마자케 음료의 2018년 7월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8배 증가하는 등 아마자케 제품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아마자케의 히트 요인을 살펴보면, 소비자의 건강 지향 트렌드와 부합된 점과 제품군의 다양화를 둘 수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발효식품 제조기업인 마루코메는 아마자케에는 자사의 아마자케 제품 광고 모델로 만삭의 미란다 커를 기용해 큰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임산부도 안심해서 마실 수 있는 건강 식품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또 아마자케에는 설탕이 들어가지 않아 건강에 신경쓰는 소비자들에게 특히 호응을 얻고 있으며, 최근에는 음료 뿐만 아니라 조미료업계에서도 아마자케를 활용한 제품을 다수 내놓아 아마자케 붐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요리 레시피 사이트 ‘Cookpad’에는 아마자케를 활용한 레시피가 약 314만 건이 게재되는 등 아마자케가 일본에서 대중적이고 일반적인 식품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한편, 아마자케의 인기로 여름철 컨디션 조절에 도움이 되는 여타 발효식품도 큰 폭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식초로, 항균작용이 뛰어나고 피로회복에도 좋아 매출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데 일본의 대표적인 식초 제조기업 미즈칸은 2018년 2분기 가정용 식초제품의 매출액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와 더불어 탈수예방에 탁월한 된장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데, 도쿄 소재 된장 제조판매기업인 사노미소 관계자에 의하면 2018년 여름 매출액이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양한 아마자케 제품들.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양한 아마자케 제품들.

◇야채 값 폭등, ‘냉동 야채’와 ‘커트 야채’에 대한 수요 확대

기록적인 무더위로 인해 일본 주요 농산물 산지가 잇따라 열해를 입으며 극심한 야채값 폭등이 이어졌다.

일본 농림수산성의 조사 결과 2018년 여름 무의 kg당 도매가격은 전년대비 71%, 양배추는 65%, 오이는 40%, 시금치는 26%, 양상추는 16% 각각 상승했다. 입고가격이 상승하면서 소매 점포에서의 가격 상승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이렇게 일본 내 야채 가격이 상승하면서 가격변동 영향이 적은 냉동 야채의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일본농업신문에 의하면 일본의 냉동 야채 수입량은 지속적인 상승 추세로 2017년에 최초로 100만 톤을 초과했고, 역사적인 무더위가 이어진 2018년은 수입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기존에는 주로 식당, 호텔 등 업소용으로 주로 사용했으나 일본 내 야채 가격폭등으로 가정용의 소비가 늘고 있으며 이것이 수입 증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 분석되고 있다.

또 일본 3대 편의점 체인 중 하나인 로손은 한 봉지 100엔으로 각종 냉동야채를 판매하고 있으며 2018년 해당 제품군의 판매액이 전년 대비 20% 상승했다.

한편 야채를 특정 요리에 들어갈 적정량만 포장해서 파는 ‘커트 야채’ 판매도 전년 대비 20~30% 이상 더 팔리고 있다고 한다. 또 무더위와는 별개로 맞벌이 가구의 증가, 세대원 수의 감소 등으로 단가가 낮고 조리가 간편한 식재료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 커트야채의 수요는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하 것으로 보이며, 냉해나 기타 자연재해로 인한 단기적인 공급량 감소에 대응하는 제품으로 향후 꾸준한 시장 성장이 예상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