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효과…‘노파이어 식품’ 떴다
폭염 효과…‘노파이어 식품’ 떴다
  • 황서영 기자
  • 승인 2018.08.21 0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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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증 해소하는 생수 4.2% 늘고 간편식·시원한 면류 신바람

절기상 입추가 지났지만 여름 내내 이어진 폭염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기록적인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백화점, 대형마트 등을 찾는 고객들 덕분에 대표적인 비수기 시즌인 여름에 유통업계가 이례적인 매출 증가로 ‘폭염 효과’를 누리고 있다.

아울러 무더위로 인해 농수산식품 물가가 급등하면서 가정간편식과 수입과일 등 대체식품들도 각광받고 있다.

△올해 기록적인 폭염으로 대표적인 비수기 시즌인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무더위를 피해 백화점, 복합쇼핑몰, 대형마트 등을 찾은 고객들로 유통업계가 '폭염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올해 기록적인 폭염으로 대표적인 비수기 시즌인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무더위를 피해 백화점, 복합쇼핑몰, 대형마트 등을 찾은 고객들로 유통업계가 '폭염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닐슨코리아 집계 결과, 국내 전체 생수시장 규모는 유난히 짧았던 장마 기간과 대조적으로 긴 무더위로 상반기 약 4.2% 성장했다. 특히 농심은 올 상반기 자사 생수 브랜드 ‘백산수’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 늘어난 340억 원을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진 6~7월 두 달간 백산수 매출은 24% 증가한 160억 원에 달했다.

무더위에 불을 적게 쓰거나 사용하지 않고 간단히 조리할 수 있는 간편식 식품도 인기다. 더위가 지속되자 치솟는 농산물 가격에 신선한 재료들로 식탁을 차리기가 부담 되는데다가 열 없이 조리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간편식이 폭염 관련 인기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외식 배달 특수…배달의 민족 7월에만 2000만 건
국산·수입 과일 두 자릿수 신장…냉동과일 인기

롯데마트의 7월1~25일 가정간편식 매출 신장률은 올해 상반기 6.8%를 웃도는 8.6%로 나타났다. 즉석밥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1% 늘었고 컵비빔밥은 57.7%, 즉석국·탕 매출도 24.4% 증가했다. 여름철 대표 보양식인 가정간편식 삼계탕 매출이 동 기간 32.9% 증가하며 전체 즉석국·탕 매출이 24.4% 늘어난 데 기여했으며, 냉면으로 대표되는 계절음식인 밀면, 쫄면 등 가정간편식 면류 매출도 1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소셜커머스 티몬에 따르면 ‘노파이어 식품’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은 제품은 간편식 전체 매출의 33%를 차지한 간편국이다. 조사 기간동안 간편국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0% 상승했다. 간편국 다음으로는 덮밥의 인기가 높았다. 전자레인지에 넣고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덮밥은 전체 간편식 매출의 31%를 차지했으며, 매출 성장률은 30%를 기록했다. 냉동 간편도시락 역시 404% 증가하며 노파이어 제품의 인기를 더했다.

폭염으로 인해 농작물과 가축 피해가 이어지면서 밥상 물가 상승이 추석 무렵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상순 1630원이던 배추 1포기당 도매가격은 하순에 평년 대비 50%나 높은 3500원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무(개당·도매 기준) 역시 1128원에서 2026원으로 뛰어올랐다.

이에 수입과일의 매출이 오르고 있다. 티몬 슈퍼마트 매출을 보면 수입과일과 국산과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 67% 증가하는 등 국산과일보다 수입과일의 성장세가 거셌다. 길어지는 불볕더위로 작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여름철 계절 과일의 수요는 높은 탓에 국산 과일의 가격이 급증하자, 대체제로 미국산 체리, 바나나, 자몽 등 수입과일 매출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전체 과일 매출에서 수입 과일 매출의 비중도 20%를 차지했다.

냉동과일도 인기다. 폭염에 따른 신선도 관리가 필요 없이 보관이 편하고, 가격도 보다 저렴한 냉동 과일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급증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5일까지 최근 2주간 냉동 과일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24.4%나 늘었다.

외식, 음식배달 수요도 증가했다. 쇼핑몰에서 더위를 피하는 고객들이 입점한 외식업체를 찾아 매출이 뛰고 있는 것. 신세계푸드는 복합쇼핑몰에 위치한 ‘데블스도어’ ‘데블스 다이너’ ‘버거플랜트’ 등 외식 매장의 지난달 매출이 전월 대비 적게는 25%, 많게는 58% 가량 증가하는 등 폭염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배달앱 ‘배달의 민족’에 따르면 7월 한달 주문 건수는 2000만건을 넘어섰으며, ‘요기요’는 지난달 22일 주문건수가 2주 전보다 21% 늘어났다고 밝혔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 여름철 폭염에 따라 ‘백캉스족’ ‘몰캉스족’이 증가하면서 유통업체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 증가가 돋보인다”며 “더운 날씨에 사람들이 백화점, 대형마트에 ‘놀러가는’ 일이 잦아지면서 구매로까지 연결되는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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