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대체식품의 성장과 축산업의 위기로 본 미래 식품산업 트렌드와 바람직한 관리체계-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125)
식물성 대체식품의 성장과 축산업의 위기로 본 미래 식품산업 트렌드와 바람직한 관리체계-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125)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8.08.27 01: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식물성 우유·대체 육류 성장 세계적 추세
식품 산업 혁명기…새로운 제도로 뒷받침을

최근 ‘식물성 우유’가 두 자릿수 고성장을 보이는 반면 ‘젖소 우유’의 소비는 점점 줄어 장기 침체기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실제 식물성 우유대체 식품시장은 지난 5년간 매출이 61% 성장한 반면 소 우유 소비량은 감소하는 추세라고 한다. 한편 육류 대체식품 시장도 최근 급성장 중이라 하는데, 특히 영국 시장이 6000억 원 규모로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하상도 교수
△하상도 교수

인류가 소를 가축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기원전 4000∼6000년쯤부터 소의 젖인 우유(牛乳)를 먹은 것으로 추정된다. 19세기말 유럽에서 육류 소비가 증가하면서부터 낙농업이 성장했는데, 우유는 기원전 400년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 때부터 완전식품으로 입증되기 시작했다.

지금은 많은 소비자들이 큰 키와 튼튼한 뼈, 우유 빛깔의 뽀얀 피부를 갖기 위해 우유를 마시고 있는데, 우유에는 단백질, 지방, 유당, 비타민, 미네랄 등 다양한 영양소가 함유됐기 때문이다. 특히 칼슘과 칼슘 흡수를 돕는 비타민D, 유당 등이 풍부해 어린이 성장이나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유에 반감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 우유가 심장질환, 뇌졸중, 유방암, 난소암, 당뇨, 알레르기, 복통, 설사, 심지어 골절까지도 유발한다고 비난한다. 이런 부정적인 이야기와 경험 때문에 우유 섭취를 포기한 소비자들이 꽤 많다. 소비자들이 소 우유를 꺼리는 이유로는 유당 부적응이 35%로 가장 많았고 알레르기(26%), 성장호르몬(24%), 포화지방(24%) 때문인 것으로 최근 조사된 바 있다.

그러나 소 우유의 소비 감소는 비단 우리나라에만 있는 일이 아니라 글로벌한 추세다. 전 세계적으로 우유, 육류 등 축산물이 인류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 지구 온난화와 이상 기후변화의 원흉으로 이산화탄소를 많이 생산하는 가축이 지목받고 있는 것이 크게 한 몫하고 있다. 즉 건강챙기기, 환경운동가, 채식주의자들의 확산과 캠페인이 더해져 이런 추세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곡물 등 식물성 소재로 만들어지는 ‘식물성 우유’ 시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콩, 아몬드, 코코넛, 쌀 등으로 만든 음료의 인기가 높아진 반면 상대적으로 침체된 전통 소 우유시장은 유기농, 저지방, 초유, 락토스 프리, A2 우유 등 프리미엄급 제품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는 정도다.

육류도 2015년 10월 26일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소시지, 햄, 핫도그 등 가공육을 담배나 석면처럼 발암 위험성이 큰 ‘1군 발암물질(Group 1)’로 분류하고 “붉은 고기의 섭취도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내리는 바람에 시장에서 위기가 시작됐다. 이후 육류를 즐기고는 싶으나 건강과 환경을 위해 육류 소비를 줄이고자 하는 행동과 더불어 채식주의자의 증가로 육류 대체식품 시장이 닳아 오르기 시작했다.

물론 현재 식물성 우유나 대체 육류시장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상황이지만 앞으로 식품 비즈니스의 혁신을 몰고 올 것임에 틀림없다. 최근 미국 최대 유업체인 Dean Foods사가 식물성 유업체인 Good Karma Foods사에 투자한 것과 뉴욕의 Elmhurst Dairy가 소 우유를 견과류 우유로 대체한 것을 보더라도 짐작이 간다.

美 FDA에서도 이런 식물성 대체 우유 시장의 성장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기존 소 우유를 기준으로 1938년 美 FD&C Act에서 정립한 전통적 우유의 법적 정의와 유형을 재검토하고 법령 정비에도 나섰다고 한다.

현재까지 美 FDA에서 정했던 우유의 정의는 ‘초유와는 완전히 분리된 하나 이상의 건강한 젖소에서 얻은 젖 분비액’으로 돼 있어 식물성 대체 우유가 기존 유제품 용어(milk, yogurt, cheese)를 사용하는데 대한 정리가 필요했던 것이다.

앞으로 이런 육류, 우유 대체식품 뿐 아니라 다양한 신소재, 다양한 신공법으로 살균된 식품, 3D 프린터 등 다양하게 제조·가공된 식품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 더욱 빠른 법적 관리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4차산업혁명이라는 때를 만나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신식품 혁명에 법과 관리체계가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되겠다. 과거에 집착해 전통만을 고수하고, 지금까지 먹어 왔던 유형의 음식만 허용하고, 지나치게 과도한 안전기준 설정으로 넘지 못할 장벽을 만든다면 전 세계 식품산업은 물론 우리나라 식품산업체들이 글로벌화 될 수 있는 기회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