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유기농 자연식품에 대한 미신(迷信)
[기고]유기농 자연식품에 대한 미신(迷信)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8.09.03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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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호(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이철호 이사장
△이철호 이사장

최근 유기농식품 전문 업체로 이름이 알려진 기업들이 판매한 과자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발암물질로 분류한 곰팡이독소 아플라톡신이 기준치보다 초과 검출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아플라톡신은 1960년 영국에서 일어난 10만 마리의 칠면조 폐사사건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되었다. 당시 브라질에서 수입한 땅콩박에 아스퍼질러스 플래브스균이 생산한 아플라톡신이 오염된 것을 모르고 배합사료에 썼다가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발암물질 곰팡이 독소에 취약

그 이후 많은 연구를 통해 아플라톡신은 간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로 확인되었다. 특히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의 가난한 나라에서 아플라톡신에 오염된 식품을 먹고 간암에 걸리는 사람이 많이 발생한다는 역학조사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아플라톡신은 땅콩과 옥수수에 가장 많이 오염되는데 다른 곡물과 견과류에도 원인 곰팡이가 자라는 경우가 있다. 땅콩, 옥수수 등을 많이 쓰는 과자류나 곡류제품은 아플라톡신B1 오염한계를 10μg/kg(ppb) 이하로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검출된 유기농 과자의 아플라톡신 함량은 기준치의 10배가 넘는 118.2 ppb에 달한다.

유기농식품에 곰팡이독소가 오염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은 식품학계에서 오래전부터 지적되어온 일이다. 식량 작물의 생육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병해충과 곰팡이의 서식은 적절한 농약을 사용해 방제되어야 한다. 오늘날 우리가 풍요롭고 건강한 식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과학 영농의 발달로 좋은 비료와 농약을 사용할 수 있어 생산량이 많고 자연 독소에 오염되지 않은 식품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의 농약에 대한 지나친 우려가 유기농식품을 찾게 만든다. 그러나 농약은 살포 후 1-2주 내에 대부분 분해되어 없어지는 성분들로 수확 후에는 별로 남지 않는다. 더욱이 우수농산물관리제도(GAP)를 시행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잔류농약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유기농업체들은 끈임 없이 식품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벌레 먹고 상품성이 떨어지는 식품을 비싸게 팔고 있다.

농약 안 쓰는 유기농의 역설

더 큰 문제는 생명공학 신품종(GMO)에 대한 반대운동에 일부 유기농업체들이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이다. GMO에 대한 거짓소문과 괴담을 퍼뜨려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생명공학 연구 자체를 가로막아 우리나라 농업과학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년간 생명공학 신품종 재배가 세계적으로 확대되어 GMO가 아닌 콩이나 옥수수를 세계 곡물시장에서 구하기가 어려워지는데도 GMO에 대한 공포 분위기를 조장하는 것은 심각한 반사회적 행위이다. 일부 식품기업에서 비GM 옥수수를 개발도상국에서 수입하였으나 곰팡이 독소가 오염된 것이 많아 폐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과학적으로 잘 관리된 선진국의 곡물을 나쁘다고 속이고 각종 자연 독소로 오염된 저질의 후진국 농산물을 사먹게 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와 같이 문제가 많은 유기농 산업을 정부가 지원하고 나서는 것은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 정부가 유기농 교육을 실습비까지 전액 국비지원으로 실시하고 있는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GMO엔 반대…불안 등 조장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주최하고 (사)유기농문화센터가 주관한 유기농 교육 프로그램의 교육생 모집 안내에서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만성 콩팥병, 암, 비만, 아토피, 불임, 난임 등 현대인을 괴롭히는 질병, 약 없이 음식으로 고칠 수 있다’는 선전 문구를 쓰는 무책임한 행동에서 이 분야에 관여하는 공공기관의 무지와 잘못된 인식을 여실히 볼 수 있다.

유기농법은 현대 농법의 한 부류이나 생산성 면에서 일반 농법보다 뒤떨어진다. 유기농법의 생산성은 일반농법보다 생산수율이 40%나 적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협소한 국토에서 높은 인구밀도를 가진 우리나라의 여건으로 볼 때 유기농법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해야할 분야인지 재검토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식품위생 관리 수준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에 있으므로 식량안보적 관점에서 볼 때 유기농식품의 사용은 그렇게 권장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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