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기호·신선식품 소비 세분화 추세
가공·기호·신선식품 소비 세분화 추세
  • 황서영 기자
  • 승인 2018.08.3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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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소비자 구매액 높아…업계, 취향·용도 맞춰 맛 색상 기능 등 차별화
농진청 농식품 소비 트렌드 발표 대회

최근 가공식품, 기호식품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의 까다롭고 다양화된 소비 성향이 드러나면서 식품 산업 전략도 다양화·세분화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과, 다수확 품종으로 표준화 하는 생산성 중심의 농업 정책 및 전략의 수립으로 소비자들은 가성비, 가격에만 민감하고 취향에 맞는 농식품을 구매하는 소비 행동을 거의 볼 수 없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품질의 고저 문제가 아닌 자신의 취향과 용도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구매 행동이 나타나는 농식품 품목을 중심으로 소비 세분화 시장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커피, 카페, 라면 등 기호식품을 중심으로 소비 세분화가 먼저 이루어졌으며, 최근에는 신선식품에도 이러한 소비 및 생산 세분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2018  농식품 소비트렌드 발표 대회’에서 전문가들은 구매내역 빅데이터를 활용한 식품 소비다양화 트렌드에 대해 발표했다.
△‘2018 농식품 소비트렌드 발표 대회’에서 전문가들은 구매내역 빅데이터를 활용한 식품 소비다양화 트렌드에 대해 발표했다.

28일 농촌진흥청에서 열린 ‘2018 농식품 소비트렌드 발표대회’에서 서울대학교 문정훈 교수는 “현재의 작은 행복에 초점을 맞추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소비자 일상의 일부였던 식문화와 다양한 종류의 식재료에 관심을 갖게 만들고 있다”라며 “기업에서도 개인의 맞춤형 행복을 자극할 수 있도록 개개인의 기호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즉 단순히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제공하는 것을 벗어나 다양한 맛, 색상, 기능 등으로 차별화된 제품을 제시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문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커피, 라면, 치즈, 소스류 등 가공식품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던 시장 세분화 현상이 최근에는 돼지고기, 딸기, 토마토 등 신선식품에서도 다양화, 세분화가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돼지고기의 경우 드라이 에이징, 워터에이징 등 숙성 방식에 따른 돈육 상품이나 이베리코, 듀록, 버크셔 등 새로운 품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토마토나 딸기에서도 품종, 지역명에 따른 생산자의 차별화 노력과 소비자의 선호도가 나타난다.

이러한 까다로운 소비 성향의 소비자들은 해당 제품군에 대해 많은 지식과 의견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온·오프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유하고 있다. 또한 해당 제품군에 대해 자신의 취향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으며 신제품이 나왔을 때 기꺼이 구매해보는 성향을 보이는 소비자 그룹이기도 하다.

실제 구매행동도 까다로운 소비 성향의 소비자들은 그렇지 않은 소비자와 차이점을 보인다. 해당 제품군의 구매액이 높으며, 그 구매 제품 다양성도 높으며, 신제품 출시 시 구매량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문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라면에 대해 까다로운 소비성향을 가진 소비자들(상위 25%)은 연평균 라면 구매액 6만3943원, 신제품 구매액 2만2187원으로 그렇지 않은 소비자(하위 25%)의 구매액 5만5782원, 신제품 구매액 1만7110원으로 높다.

온라인 푸드마켓 편리한 배송으로 고성장
식품·농축산물 ‘새벽배송’ 3년 새 40배로
라승용 청장 “장바구니 분석…혁신 성장”   

와이즈넛 배진철 부장과 경상대학교 김성용 교수는 농촌진흥청 소비자패널 구매내역 데이터를 분석해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농식품 소비트렌드’을 주제로 집밥과 온라인 푸드마켓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배 부장은 “가사노동은 노동에 투입되는 시간과 수고를 최소화하려 노력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으나 ‘집밥’은 다른 것과 달리 준비와 소비 과정 자체가 ‘가족의 행복한 시간’이라는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다”라며 “집밥을 준비하는 주체인 소비자는 가족을 위한 정성이라는 가치와 식사를 준비하는 수고를 줄이려는 편리함에 대한 욕구 사이에서 심리적 갈등을 느껴, 건강함과 맛은 지키되 편리할 수 있는 식품을 찾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온라인 푸드마켓은 배송과 편리함을 무기로 지속 성장 중이다. 투자 확대, 업체가 증가하는 추세이며, 가공식품뿐만 아니라 농축산물 거래액 역시 증가 추세다.

온라인 푸드마켓 관련 키워드를 추출한 결과 ‘맛있다’ ‘간편하다’ ‘신선하다’ ‘배송’ ‘집밥’ ‘홈쿡’ ‘집밥스타그램’ 등 온라인 몰에서 구매한 식품의 간편함과 이를 활용한 집밥을 뜻하는 단어들이 나타나 소비자들은 최소한의 노력으로 집밥에 대한 수고와 귀찮음을 해결하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배송의 간편함을 느끼면서도 배달음식보다는 집밥에 가까운 건강한 식품으로 인식한다.

이에 온라인 푸드마켓 업체들은 소비자의 주말 소비 욕구 충족을 위해 주말에도 주문한 다음날 새벽제품을 받아볼 수 잇는 ‘새벽배송’ 시스템을 운영한다는 것이 배 부장의 설명.

배 부장은 “신선한 식품의 주말 소비를 위한 새벽배송의 이용이 늘면서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유통 대기업도 새벽 배송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으며 관련 시장이 약 20배 성장했다”라며 “올해는 4000억원 규모로 새벽 배송 시스템 도입 초기인 2015년 대비 40배 가량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김 교수는 구매내역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통해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의 성장에 신선 식품의 출하처로 온라인 푸드마켓도 주목해야 한다. 이를 위해 농협 등 단체에 의한 가정용 식재료 공급체계를 구축하고, 제품 생산 및 물류 체계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라며 “농식품 생산자들은 지역 거점 로컬푸드 매장 등에서 선제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으며 세분시장에 존재하는 소비자 니즈를 겨냥해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마케팅 관리가 매출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18 농식품 소비트렌드 발표 대회가 열린 29일 농촌진흥청 본청에서 라승용 농촌진흥청장이 농촌진흥기관에서 개발한 새로운 품종들을 살펴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2018 농식품 소비트렌드 발표 대회가 열린 29일 농촌진흥청 본청에서 라승용 농촌진흥청장이 농촌진흥기관에서 개발한 새로운 품종들을 살펴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라승용 농진청장은 개회사에서 “농식품도 소비자의 선택을 결국 받아야 하는 상품이며, 생산자에게는 소비자의 장바구니 속에 들어가야 하는 목표가 있다”라며 “농촌진흥청은 이 목표 달성을 위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계해 장바구니 분석을 진행 중이다. 오늘 토론되는 것들이 혁신성장의 주체가 되길 위해 이끌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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