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롯데 AI 시스템 ‘엘시아’ 주도하는 박동조 팀장
[인터뷰]롯데 AI 시스템 ‘엘시아’ 주도하는 박동조 팀장
  • 김승권 기자
  • 승인 2018.09.03 0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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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빅데이터 활용 30초 만에 트렌드 파악
식품 DNA 분석 신제품 정보-수요량 제시

현재 식품 분야에서 가장 핫한 트렌드는 무엇인가? 식품 기업 마케터들의 최대 고민을 객관적 지표로 답 해주는 AI 시스템이 개발됐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50억 원 이상 투자해 만든 ‘엘시아(LCIA)’가 그 주인공이다. 이 '지능형 의사결정 지원 플랫폼'은 2350개의 식품 소재, 300여 개 제품 플레버(맛), 소비자 반응, 매출 등 데이터에서 나온 239해(상위 숫자 단위) 건의 경우의 수에서 유의미한 값을 추려 마케터에게 알려준다. 롯데제과는 이런 방식으로 벌써 7개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롯데제과 AI -TF팀을 이끌고 있는 박동조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개발 배경은?
식품 시장 트렌드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년 내 나온 신제품이 3000개 정도인데 성공한 제품은 1% 남짓이다. 히트 상품도 6개월을 채 넘기지 못한다. 이런 이유로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고 대박은 아니지만 꾸준히 신제품을 만드는 구조를 위해 인공지능 시스템을 선택했다. 신동빈 회장이 50억 원 이상 투자하고 적극적으로 밀어붙여 빠르게 추진됐다.  

△박동조 팀장
△박동조 팀장

-IBM 왓슨팀과 협업한다는데. 
알파고가 바둑에 특화된 인공지능이라면 왓슨은 보고 듣고 말하고 이해하고 학습하는 인간의 능력 일부를 수행한다. 엘시아는 왓슨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리며 접근했다. 왓슨의 분석시스템과 자연어 이해 기능 등을 엘시아가 응용해 쓴다. 한 달에 1000만 건의 SNS 데이터가 들어온다. 데이터를 왓슨에게 주면 가장 많이 언급되는 말 등 신제품 출시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준다. 

-인공지능(AI) 시스템으로 경쟁사에 우위를 점할 수 있나. 
한국 식품 쪽에서는 우리가 최초다. 마케터가 일일이 기사 찾아서 불확실한 정보로 하던 판단을 AI가 빅데이터로 빠르게 해 준다. 소셜 데이터(언급수, 급증 데이터, 연관 데이터), 세일즈 데이터(가격, 누구 샀는지, 온도에 따른 판매량, 경쟁사 제품) 등의 인과관계를 트렌드 관점에서 해석해 내는 것이다. 엘시아는 데이터와 사례가 많을수록 자체 학습 능력(AI 지능)이 계속 올라가기 때문에 갈수록 정확해질 것이다. 이를 통해 경쟁사보다 빠르게 트렌드에 대응하게 된다. 

식품 맛 소재 등 7~8개 대분류 후 수백 개 세분화
상상 가능한 소비 행태 기반 239해 경우의 수로 예측

-엘시아는 어떻게 트렌드 분석을 하나. 
보통 신제품 분석을 할 때 두 가지를 본다. 제품 자체 속성과 시장 트렌드. 제품 속성 분류에서 소재, 식감, 기능 중 하나를 선정하고, 시장 트렌드 분류에서 경쟁사 상품, 브랜드 특성 중 한 가지를 선택해 경우의 수 조합을 만드는 것이다. 할인점에서 주로 사는 제품 / 편의점 사는 제품 /남과 여성의 특성 등 경우의 수는 다양하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소비 패턴을 엘시아는 직접 가정해 판단을 한다.

-기존 제품 개발과 AI 제품의 차이가 있나. 
엘시아는 대박을 노리기보단 빠르게 트렌드를 파악하는 기능이 첫째다. 30초 만에 제품 관련 트렌드를 뽑을 수 있다. 딸기를 치면 딸기를 소재로 한 모든 제품 수와 연관되어 있는 긍정, 부정, 소비할 때 고객의 TPO(시간, 장소, 상황) 등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을 가지고 3개월 뒤에 어떤 소재를 활용한 제품이 좋은가를 센싱(분석 및 예측)한다. 우리는 이것을 식품 DNA 분석이라고 한다. 

-제품 DNA 분석은 어떤 프로세스로 진행되나? 
제품 DNA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은 매우 복잡하다. 엘시아는 제품의 속성을 맛, 소재, 식감, 모양, 규격, 포장 등 7~8가지로 크게 분류한 뒤 수백 개의 세부 속성으로 나눈다. 또한 수천만 건의 소셜 데이터, 과거 성공한 제품 정보, 결제용단말기(POS) 판매 정보, 날씨, 연령, 지역별 소비 흐름 등 정보도 또 다른 세부 속성으로 분류한다. 그 두 가지 카테고리를 연결한 239해 이상의 경우의 수로 미래 식품 트렌드를 예측하는 것이다. 

-엘시아가 히트 상품을 선별하는 기준은? 
단순히 매출이 높은 제품이 아니라 그 제품이 히트치는 과정과 당시 트렌드를 읽는 것이 중요하다. 롯데 그룹 내 마트 및 편의점 기준 하루 신제품이 300개 정도인데 그중 성공한 상위 5개 데이터에서 소비자 연령, 구매처, 시간 등을 뽑아내 분석한다. 정확한 프로세스는 모른다. 엘시아가 스스로 학습하고 응용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몇 천경 이상을 처리하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타사와 경쟁력 있게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대박보다 시행착오 줄이기…꼬깔콘 3개 제품에 적용
유통 쪽 ‘로사’는 맞춤형 추천 학습…화장품 컨설팅 

-꼬깔콘 AI 신제품 반응은?
꼬깔콘에는 총 5개 라인업이 있는데 2개는 고전 라인업(고소한맛, 군옥수수), 3개가 계속 새로운 맛으로 출시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으로 개발한 버팔로윙 맛의 편의점 매출을 보면 기존 혼맥 열풍으로 매출이 상승했다가 현재 안정기에 접어든 제품과 비슷한 수준으로 팔리고 있다. 이처럼 빠르게 스테디셀러 제품에 등극할 수 있으면 엘시아의 판단이 들어맞은 것이다. 

-엘시아가 초기 얼마가 팔릴 것인지도 예측해주나.
8주간의 예상 수요량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 앞으로 몇 개 팔릴 것이니 몇 개를 만들어라는 대략적인 데이터도 나온다. 그룹에서는 제품주기나 트렌드 변화가 빠른 제과와 백화점에 먼저 적용하고 앞으로 그룹 전반에 모두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 등 유통 쪽에서 사용되는 AI는 어떤건가.
유통 쪽에서 사용되고 있는 ‘로사’는 개인 맞춤형 제품을 추천해주는 쪽으로 학습되고 있다. 고객 정보가 쌓이면 개인의 특성이 쌓일텐데 그 특성을 파악해 제품을 추천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올 여름에 바캉스 트렌드가 궁금해라고 하면 구체적인 제품을 추천해주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엘시아가 나아갈 방향은.
제품개발-마케팅-생산-영업-물류로 이어지는 식품 회사에는 오래된 역사만큼 쌓인 데이터가 많다. 데이터로 시행착오를 줄이자는 것이다. 엘시아에 로사를 붙이고 다른 인공지능 기능을 붙여서 거대한 판단 지능으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 그룹에서는 2~3년 후 플랫폼 비즈니스로 발전시켜나갈 계획도 있다.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최근 대형 화장품 회사가 이 시스템에 대한 컨설팅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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