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분석] 전통주 젊은 층과 궁합…브랜드 찾아 마신다
[빅데이터 분석] 전통주 젊은 층과 궁합…브랜드 찾아 마신다
  • 황서영 기자
  • 승인 2018.09.05 0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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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깔끔함에 반하고 비싼 가격에 멈칫
유통기한 짧아 음식점·술집서 마시고 구매
인사이트코리아-본지 공동 분석

소주나 양주, 와인 등이 저도화하며 혼술족들을 겨냥,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판매량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전통주의 소비는 다양한 진흥정책에도 불구하고 감소 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막걸리 내수량은 32만㎘로 1년 전 보다 2.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08년까지 막걸리 내수량은 13만㎘선에서 한 때 큰 인기를 끌며 2009년 53%, 2010년 78.5%까지 증가했지만, 2011년 41만㎘로 정점을 찍은 후 내리 감소했다. 막걸리 수출량도 2011년 4만㎘로 1년 전보다 132.7% 증가했다가 작년에는 9000㎘로 크게 줄었다.

국내 주류 시장에서 전통주의 비중은 이처럼 미진함에도 현재 성분별, 제조방식, 지역별로 다양한 전통주가 연구 개발되고 있으며, 작년 7월부터 전통주의 온라인 구매가 가능해지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관심이 크게 늘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빅데이터 및 온·오프라인 판매데이터를 통해 주요 소비 트렌드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온라인 판매가 허용된 작년 7월 전통주 검색량은 1만6766건에서 12월 3만1211건까지 확대, SNS 내 전통주 언급량이 7월을 기점으로 한 달간 3만여 건을 돌파하는 등 전통주에 대한 소비자 관심과 선호가 늘었다.

빅데이터 전문기업인 ‘인사이트코리아 Deep MininG’과 본지가 진행한 SNS(네이버 블로그) 내 ‘전통주’ 관련 언급량도 작년 10월을 제외하고 나머지 기간에 계절성이나 특정한 트렌드 없이 연중 고른 분포를 보였으나, 올해에는 점차 전통주의 언급량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이는 ‘전통주’ 자체에 소비자의 관심이 멀어졌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기존 ‘전통주’라고 뭉뚱그려 언급되던 전통주들이 종류별, 지역별 등으로 브랜드 가치를 갖추게 됐고 브랜드별로 세분화돼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전통주는 품목별로 약주, 청주, 탁주로 구분된다. 탁주, 약주, 청주는 제조 방식에 차이를 보인다. 탁주와는 달리 술지게미를 제거하고 맑게 거르면 약주가 되며 쌀을 발효시킨 술독에 용수를 부어 넣으면 맑은 술이 괴는데 그것이 청주다.

작년에 비해 탁주의 관심도는 줄고(68.3%→63.0%), 약주(14.9%→17.5%)와 청주(16.8%→19.5%)의 관심도는 높아졌다. 이를 미뤄보아 ‘전통주는 막걸리’인 단순한 인식에서 전통주의 품목별 인지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탁주를 부르는 방식은 ‘탁주배기’ ‘대포’ ‘모주’ ‘막걸리’ 등 지역적으로 차이가 있으나 ‘막걸리’의 언급량이 압도적인 것으로 미루어 탁주 관련 제품 개발 시 ‘○○막걸리’로 이름을 짓는 것이 소비자에게 좀 친숙하게 인식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안동소주’ 언급량 28%로 최고…이강주 2위
중소기업 오미나라·예술·최행숙도가 상승 중

전체 언급량 중 한국주류산업협회에서 분류한 기준에 따라 전통주 종류에 따른 소비자 관심도를 살펴본 결과, ‘안동소주’가 28.7%로 가장 높은 언급량을 보였다. 안동소주는 경상북도 안동지방에서 전승돼 내려온 증류식 소주로,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현재 6곳 이상에서 만들어지는 민속주다.

언급량 2위는 ‘이강주’가 차지했다. 이강주(梨薑酒)는 배와 생강으로 향을 살리고 울금과 계피, 꿀로 맛을 낸 약소주로, 육당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에 평양의 감흥로, 관서의 죽력고와 함께 조선 3대 명주로 꼽은 전주 이강고를 계승한 술이다. 이강주는 지역, 역사적 홍보효과로 언급이 잦았으나 미디어 노출이 적어 2위에 그쳤다.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전통주 브랜드에 대한 언급 비율을 분석한 결과, 소비자에게 가장 잘 알려진 ‘진로(29.1%)’와 ‘국순당(27.8%)’이 역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또한 오미자 와인인 ‘오미로제’로 유명한 ‘오미나라(13.2%)’, 예로부터 내려온 술의 의미를 이어간다는 전통주 브랜드 ‘예술(12.3%)’, 모던한 디자인을 가진 프리미엄 탁주 브랜드 ‘최행숙도가(11.9%)’의 언급량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진로와 국순당은 대형 주류기업으로 이미 강한 브랜드 로열티를 형성하고 있으나, 전통주 브랜드에 대한 관심 증가로 그 외 중소기업들도 브랜드 가치가 상승 중인 것을 알 수 있다.

소비자들이 전통주를 주로 구매, 음용하는 곳은 ‘음식점(39.8%)’이다. 구매 및 소비가 동시에 일어나는 ‘음식점’과 ‘술집(25.5%)’의 합은 65.3%로 전통주 구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는 다른 주류보다 전통주의 유통기한이 짧아 가정용으로 보관하고 음용하기 어렵다고 인식하는 것과 연관이 있다.

‘마트(34.6%)’의 경우 슈퍼, 백화점, 편의점의 분포가 고르게 나타나며 그 외 대형마트, 면세점 등 구매채널이 다양하게 갖춰져 타 주류와 마찬가지로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 경우 다른 주류제품들과 마찬가지로 종류 및 브랜드별로 홍보에 차별화를 한다면 판매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 전통주를 찾는 상황에는 ‘식사 중(57.0%)’이 과반수를 차지했다. 또한 전통주와 어울리는 식사 메뉴로는 ‘고기’ ‘생선’ ‘해산물’ ‘파전’ 등을 꼽았다. 또한 ‘회식’ ‘뒷풀이’ 등의 상황 키워드도 20% 이상 언급돼 전통주 유통업체가 회식이나 뒷풀이가 많은 고기집에 전통주를 공급할 경우 매출 성장의 기회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식사·뒤풀이·회식용…고깃집에 공급 유망
충성도 낮은 고급 술…효과적 마케팅 필요

소비자들이 뽑은 ‘전통주’의 긍정요소는 ‘맛있다(33.9%)’ ‘깔끔하다(17.2%)’ ‘예쁘다(15.0%)’ ‘부드럽다(13.8%)’ ‘신선하다(7.5%)’ ‘고급스럽다(7.5%)’ ‘향이 좋다(3.8%)’ ‘정겹다(0.9%)’ ‘술술 넘어가다(0.4%)’ 등이 언급돼 전통주 자체의 부드럽고 깔끔한 맛과 패키지의 아름다움과 고급스러움을 장점으로 꼽았다.

반면 부정적인 요소로는 ‘실망하다(53.6%)’ ‘비싸다(27.2%)’ ‘침전물이 별로다(5.3%)’ ‘맛없다(5.1%)’ ‘맛이 거칠다(3.7%)’ ‘거부감/거북하다(3.3%)’ ‘엉성하다(0.6%)’ ‘찝찝하다(0.6%)’ ‘역하다(0.6%)’ 등 높은 가격대에 비해 맛이 없고 침전물이 남아있어 찝찝한 느낌이 있다는 언급이 있었다.

전통주는 타 주류에 비해 홍보가 미흡해 소비자에게 기억되는 브랜드나 업체명이 적은 편이다. 또한 비싸고 고급스러운 주류지만 그에 비해 고객 충성도가 낮은 주류로 긍정적인 소비자 태도에 비해 매출이 미진하다. 전통주의 매출 증진과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전통주가 지닌 역사적·지역적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과 소비자 기호요인을 파악해 함께 섭취하는 음식에 어울리는 맛 등 식문화에 녹아들 수 있는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분석을 진행한 인사이트 관계자는 “추후 신제품 개발이나 홍보시 전통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의 감소, 긍정적인 인식의 증가를 위해 소비자 Unmet Needs을 분석하고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본 기사는 ㈜인사이트코리아의 빅데이터 서비스인 Deep MininG과 식품음료신문이 공동으로 기획·제작했습니다. 앞으로 인사이트코리아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푸드 트렌드 보고서를 시리즈로 선보일 계획이며 식품음료신문을 통해서 트렌드 분석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인사이트코리아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인사이트 코리아 Deep MininG팀(02-3483-0586, 담당: 안수현 이사)으로 연락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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