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 재활용, 일본에 ‘9대5’
페트병 재활용, 일본에 ‘9대5’
  • 김승권 기자
  • 승인 2018.09.18 0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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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무색 투명 페트에 상표 분리 쉽게 본드 사용 안 해
국내선 본드 라벨도 1등급 인정…열 수축 필름으로 바꿔야

정부가 커피 매장 내 테이크아웃 컵 사용을 금지하는 등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페트병 재활용 시스템은 여전히 선진국인 일본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 작년 재활용 페트병(PET, 폴리에틸렌) 5343t을 일본으로부터 수입했다. 일본 페트병은 재활용이 쉽게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2014년 기준 페트 용기 재활용율은 98%에 달하고 A등급 페트병 비중은 89.8%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에 비하면 한국 재활용 시스템은 후진국 수준이며 재활용공제조합은 재활용 비율이 70%라고 발표하지만 유색이거나 상표분리가 안되 소각용으로 사용한 것을 빼면 순수한 PET 재활용은 50% 남짓"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한국 페트병은 재활용이 왜 어려운 것일까? 한국의 간장이나 식초 용기에 많이 사용되어지는 핸들달린 페트병을 살펴보면 한국과 일본의 재활용 정책 차이를 확인 할 수 있다. 일본은 손잡이와 페트병의 재질이 용기 몸체와 같은 PET재질 한가지로 통일되어 있지만 한국의 경우 용기는 폴리에스테르(PET) 재질로 이루어져 있는데 손잡이는 폴리프로필렌(PP) 재질로 만들어져 각각 다르다.   

선진국과는 다르게 한국의 간장, 식초 용기의 손잡이는 색이 다양하고 재질이 용기와 다른 PP재질인 경우가 많다. PP재질은 재활용 분리가 가능하긴 하지만 소비자가 분리할 수 없고 재활용업체들도 따로 분리 작업을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일본의 PET 일체형 페트병은 이런 작업이 필요없다. 

△일본 페트병 용기와는 달리 한국 페트병 용기는 손잡이 부분 재질이 용기와 다른 문제로 재활용이 어려워 환경부의 세부적 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일본 페트병 용기와는 달리 한국 페트병 용기는 손잡이 부분 재질이 용기와 다른 문제로 재활용이 어려워 환경부의 세부적 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일본 환경성은 2003년부터 해당 조항을 정책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일본 PET병 가이드라인 자료에 따르면 필수 사항으로 무착색, 1.0미만의 PE, PP 손잡이를 만들 것을 권장하고 있고 손잡이도 병 본체로 취급해 무색의 용기와 같은 PET재질의 손잡이를 권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의 무색 투명 용기는 시장 점유율이 99%에 육박한다.

또한 일본은 페트병 상표 라벨링 방식도 친환경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페트병에 붙은 상표 비닐을 쉽게 분리하기 위해 본드가 아닌 열 수축 방식을 많이 사용한다. 소비자들은 '이중 절취선'을 통해 수축된 필름을 쉽게 때어 내고 재활용 수거함에 담을 수 있다. 이 같은 제도 정착을 위해 일본 페트병 생산업체들은 1992년부터 자발적 협약을 맺고 재활용이 쉬운 제품으로 생산역량을 집중했고 위탁업체도 이를 받아들였다. 

한국의 경우, 환경부의 모호한 기준 탓에 상표 라벨링도 환경과 동떨어진 방식으로 작업되고 있다. 페트병 라벨링에 본드를 사용하는 방식과, 스티커, 직접인쇄 방식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런 방식으로는 재활용비용이 많이 들고 재활용 비율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또한 본드를 사용한 페트병도 1등급 재활용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1등급을 받은 제품은 한 개도 없어 환경부 정책에 모순이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일본 페트병
△일본 페트병

전문가들은 중국발 ‘폐품수입 금지사태’로 촉발된 국내 재활용업계의 폐비닐ㆍ페트병 수거거부 사태가 일단락됐지만 이대로 가다간 우리나라가 폐플라스틱 최대 수입국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도 지난 4월 아리수 페트병을 14g로 경량화, 라벨도 본드 부착 대신 열 수축 방식으로 바꿀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한바 있다. 그 결과로 친환경 열 수축 필름 페트병으로 차츰 증가하는 추세다. 아리수는 4월 열 수축 필름으로 변경했고, 제주소주는 ‘푸른밤’ 페트병 제품 4종을 모두 접착제가 아닌 비접착식을로 출시했다. 이외에도 롯데칠성음료의 옥수수차, 동아오츠카 포카리스웨트, 이그니스 랩노쉬, 풀무원 녹즙 등 다수의 제품들이 무접착제 라벨을 사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선행되야 할 문제는 일본처럼 간장 페트병을 일체형 바꿔 재활용 비율을 높이는 것인데 이는 큰 비용 안들이고 납품업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열수축을 이용한 상표 제거 시스템도 큰 비용 없이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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