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과대포장에 대한 생각-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131)
식품 과대포장에 대한 생각-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131)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8.10.15 01: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품질·안전’ 넘은 뻥튀기 포장 사회 문제
친환경 소재로 편의·기능성에 집중해야

지난 달 녹색소비자연대는 과대포장의 비용과 소비자 인식에 대해 조사했는데, 소비자의 64%가 과대포장으로 불편함을 겪었다고 한다. 대다수인 81%가 과대포장을 낭비로 생각하고 환경오염을 걱정했다고 한다. 소비자는 과대포장의 원인을 ‘제품 보호와 운반의 편리성 때문’(56%) 이라기보다는 ‘기업의 마케팅 때문’(76%)이라고 생각했다. 다행히도 소비자의 71%는 현재보다 포장재를 간소화해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하니 과대포장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있는 듯하다.

△하상도 교수
△하상도 교수

소비자가 과대포장이라고 가장 심각하게 느끼는 품목은 바로 ‘과자제품군(82%)’이었다고 한다. 그 다음이 장난감(69%), 화장품(64%), 가전제품(49%), 의류(44%), 음료(43%), 세제류(42%)로 조사됐다. 현재 수출산업으로 급성장 중인 식품, 특히 과자제품군의 경우 ‘질소포장’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해외직구, 온라인 구매 활성화로 택배나 우편배달을 주로 이용하다 보니 제품 보호를 위해 다소 과대하게 포장하는 측면도 있다. 특히 명절 선물세트에 대한 포장재 사용이 과도하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80%를 넘어 식품포장의 간소화가 매우 시급한 사회문제라 생각된다.

사실 과대포장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미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제9조에 따라 명절 판매량이 많은 1차 식품인 농수축산물과 주류 등 선물세트는 포장을 2차 이내로만 가능케 하고 포장 공간비율은 25% 이하가 되도록 하는 규제를 시행중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65%가 기업들이 규정을 잘 준수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포장의 원초적인 1차적 기능은 바로 식품의 품질과 안전을 유지하는 ‘보존성’이다. 식품을 해충이나, 미생물, 습기, 충격, 온도 등으로부터 보호하는 안전 확보 기능을 말한다. 이 포장의 1차 기능이 확보된 후엔 도시락처럼 휴대하거나 운반하기 편하도록 한 ‘편리성’,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모양, 디자인, 색상 등 ‘심미성’이 주요 기능이다.

미래 가공식품 산업의 트랜드도 ‘편의성, 안전성, 기능성’이라고 생각되는데, 외식과 간편식, 기능성식품, 다양한 포장재의 수요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아웃도어 식품과 노약자, 환자, 운동선수 등을 위한 특수용도식품의 개발이 활기를 띨 것이라 더더욱 기능성 포장재의 수요가 커질 것이다.

세계 포장재 관련 시장은 배달산업의 성장, 기능성에 대한 니즈, HMR(Home Meal Replacement) 식품의 성장, 친환경 운동 등 글로벌 트랜드에 편승해 우리나라를 포함 급성장중이다. 세계 포장재 시장규모는 2017년 현재 일천조 원을 넘어섰고 우리나라도 44조 원 시장이라고 한다. 향후 4차산업 기반으로 안전성 보장을 위한 블록체인 기술의 접목, IT기반의 이력관리, 액티브패키징, 스마트패키징, 친환경패키징 등 미래 산업의 니즈에 따라 식품 그 자체보다도 더 빠르고 혁신적인 발전이 기대된다.

과대포장은 법적 규제가 이미 있다. 택배나 선물세트의 과도한 포장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단속이 이루어져야 한다. 식품제조 기업 스스로도 포장의 간소화와 규정 준수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하며 앞으로 친환경 포장재의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다고 본다. 소비자단체들도 소비자가 과대포장을 시장에서부터 거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포장재 줄이기 캠페인’을 펼쳤으면 한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