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스타트업] 송원식품, 바다의 약초 '감태' 건강식품으로 세계화
[식품 스타트업] 송원식품, 바다의 약초 '감태' 건강식품으로 세계화
  • 김승권 기자
  • 승인 2018.10.23 0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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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맛 나는 초록빛 청정 해조류…가능성 보고 도전
브랜드·특허 내고 채취서 가공 유통까지 체계화
국내외 식당 공급…품목 늘려 연간 250만 장 판매
 
부모의 과업을 이어받는 사업가에게 ‘금수저’니 ‘노력 없이 취했느니’ 하는 말로 조소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물려받는 회사의 매출이 0원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송주현 송원식품 대표가 송철수 서산시 감태 명인의 사업을 이어받을 때가 이 경우였다. 당시 모토로라에서 근무하던 송 대표는 구글이 모토로라 인수를 결정하며 선택의 기로에 섰다. 미국으로 건너가 모토로라 구글에 입사하거나 아버지 회사를 받는 것, 이 두 가지 옵션을 두고 고민 끝에 송 대표는 ‘감태’를 선택한다. 

막상 회사를 맡았지만 현실은 암담했다. 송원식품의 매출은 거의 전무했고 브랜드도 없었다. 송 대표는 “절박한 상황에서 다산 정약용의 형인 정약전이 집필한 ‘자산어보’의 한 문장을 보고 감태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약전은 “모양은 매산태(매생이)를 닮았으나 다소 거칠고, 길이는 수 자 정도이다. 갯벌에서 초겨울에 나는데 맛이 달다”고 감태를 설명했다.  

△송주현 대표
△송주현 대표

송 대표는 ‘바다숲’이라는 브랜드를 런칭하고 HACCP 공장을 새롭게 지었다. 제품 패키지를 바꾸고 마케팅 전략을 새롭게 수정했다. 사람들에게 감태를 친근하게 알리는데 집중한 것이다.  

송 대표는 “현재 감태를 가로림만이라는 세계 5개 갯벌(면적 순)에서 채취를 하고 있다. 감태는 김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실처럼 가늘고 밝은 초록빛이 돈다. 바다 향이 아주 짙고, 첫맛은 쌉싸름한데 씹다보면 단맛이 입안에 맴돈다. 이것이 바다의 약초라 불리는 '감태'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감태는 양식이 안 되는 100% 자연산 해조류로 청정 갯벌에서만 자란다. 주로 12~3월 추운 겨울 갯벌에서 감태를 채취 한다고 송 대표는 말했다. 감태 판매를 통해 지역경제 발전과 어가 소득 증진에도 일조를 하고 있다고 했다. 

감태는 품질과 맛으로 서서히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유명 셰프가 자신의 요리의 재료로 쓰며 감태 레시피를 만들며 감태는 건강식품으로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다. 사업 초창기 1만5000장 가량 팔리던 감태가 이제는 '바다숲' 브랜드로만 연간 250만장이 팔려 나간다. 비슷한 사업을 하는 사람도 생겨났다. 시장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커질 거라고 송 대표는 예상했다. 

송 대표는 원물을 고르는 안목과 감태를 정교하게 굽는 기술을 가진 아버지 송철수 명인의 공이 크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지난 30년 동안 아버지가 이일에 매진하며 쌓은 노하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며 “감태는 김과 달리 굉장히 얇기 때문에 굽는 과정에서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데 이 부분에 대해서 발명 특허도 내고 감태 원초의 채취부터 가공, 유통까지 시스템화하는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송원식품은 이후 감태를 주 원료로 구운감태, 생감태, 볶은감태 3가지로 감태 가공품목을 늘리고 유통망을 확대했다. 송원식품은 국내외 미슐랭 레스토랑에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미국의 미슐랭 3스타 식당인 샌프란시스코 베누, 벨기에의 미슐랭 2스타 식당인 레르 뒤 탕에 공급된다. 한국에선 갤러리아 백화점, 남도수산 (아이쿱 자연드림) 등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송 대표는 내달 홈앤쇼핑 홈쇼핑 판매를 시작으로 올해 내 할랄 인증 및 할랄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차주 열리는 파리 SIAL 전시회에 참가해 유럽 시장 개척에도 나선다. 

송 대표는 “최근 조선호텔에 감태 선물세트를 공급하기로 했고 홍콩의 CITY SUPER에도 입점하는데 성공했다”며 "지금은 감태를 아는 사람이 많이 늘고 사먹는 사람도 계속 증가하고 있어 뿌듯하다. 예전과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하지만 아직 더 가야할 길이 멀기 때문에 내년에는 세계 시장에서 한국 감태를 알리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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