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쌀가공식품協, 국내 첫 ‘글루텐프리 인증기관’ 설립 초읽기
[단독]쌀가공식품協, 국내 첫 ‘글루텐프리 인증기관’ 설립 초읽기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8.10.22 0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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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미국서 성장 시장…쌀 가공식품 인증 수월해지면 수출에 날개

전 세계적으로 ‘글루텐프리’ 식품에 대한 소비가 날이 갈수록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국내는 아직까지 글루텐프리에 대한 명확한 검사법, 검사규격 등이 마련되지 않아 세계적인 흐름을 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미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지는 ‘글루텐프리 인증’ 조차 없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이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업체들의 볼멘소리도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쌀가공식품협회가 글루텐프리 인증 프로그램을 도입해 인증 발급 기관 설립을 추진 중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인증 발행은 협회가 관할하지만 해당업체의 생산설비 및 생산과정에서 비의도적 혼입 여부 등 검사는 한식연 등 검사기관과 협의해 공신력을 갖추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나왔다.

협회 관계자는 “해외 진출을 하는 대다수 업체에서 글루텐프리 인증에 대한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해외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해 우리 실정에 맞는 인증 발급기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 이달 공청회 통해 업계 의견 수렴
표준규격 분석 방법·인증 절차 등 마련키로

aT 유로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글루텐프리식품 시장은 2015년 기준 32억9400만 달러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서유럽지역이 전체 글루텐프리시장의 47.5%를 차지하고 있으며 북미가 35.1%순이다. 특히 미국은 전체 27%를 차지하며 가장 큰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2011~2017년 사이 연평균 8.2% 성장세를 보였고, 오는 2023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16%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는 글루텐 섭취로 유발될 수 있는 셀리악병 환자 비중이 낮아 현재 글루텐프리식품 시장이 해외처럼 활성화돼 있지 않지만 건강, 웰빙 등 트렌드 확산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하지만 글루텐프리에 대한 정의가 식품공전상 글루텐 함량 20ppm 미만일 경우 업체가 자율적으로 글루텐프리 표시를 할 수 있다고만 명시돼 업체에서도 이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국가 공인 글루텐프리 인증기관이 없어 업체에선 자체 검사 또는 검사기관에 의뢰해 자율적으로 글루텐프리 문구를 사용하고 있지만 문제는 해외 진출 시 인증을 획득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협회 관계자는 “쌀가공식품의 경우 글루텐프리 제품이지만 해외에서 이를 인정받기 위해선 인증을 획득해야 한다. 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인증절차 과정이 복잡해 포기하는 업체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해외 글루텐프리 인증기관을 살펴보면 미국은 글루텐 불내증 협회 주체로 ‘GFCO(Gluten-Free Certification Organization)’와 셀리악 지원협회 ‘CSA(Celiac Support Association)’가 활동 중이며, 유럽에선 영국의 연구소에 운영하는 ‘Celiac UK’가 두드러진 활약을 하고 있다.

인증기관은 정부가 아닌 민간단체가 중심이 되며, 정부는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컨트롤타워 역할만 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현재 유럽, 미국 등을 중심으로 쌀가공식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소비도 늘고 있어 인증까지 원활해진다면 해외 제품과의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이 가능해 수출도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며 “협회 역시 이미 몇 번의 해외 글루텐프리 박람회를 참가하며 쌀가공식품의 수출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쌀가공식품 우수성을 보다 널리 전파하는데 집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에 농식품부는 이러한 상황을 인지, 지난 2015년 9월 ‘쌀가공산업 활성화 방안’을 통해 글루텐프리식품에 대한 공동로고를 제작·홍보하고 한국식품연구원 등을 활용해 공인 인증기관 설립을 추진 중에 있다. 또한 지난 3월에는 글루텐프리 표준규격(KS) 마련 계획을 발표하며 연내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박성우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과장은 “이달 말 글루텐프리 표준규격에 대한 공청회를 열어 업계 의견을 수렴해 글루텐프리 인증방법, 분석방법 등 절차를 규격으로 마련할 계획”이라며 “단 쌀가공식품협회가 인증발행 전담 기관 역할을 하게 된다면 인증절차 과정에 있어 어떠한 논란의 소지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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