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 감자 승인’을 반대하는 집단행동에 대한 생각-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133)
‘GMO 감자 승인’을 반대하는 집단행동에 대한 생각-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133)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8.10.2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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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위한 반대?”…고물가 시대 국민 부담 불 보듯
국내산 콩으로 만든 두부값 수입산의 3배·감자 1상자에 10만 원

지난 18일 한 국회의원과 41개 소비자, 농민, 환경단체로 구성된 ‘GMO반대전국행동’이 ‘GM감자 승인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식약처가 지난 8월 GM감자 안전성 승인을 위한 절차를 모두 완료했고 내년 2월 최종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이라고 한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안전성이 확인돼 수입·판매가 허용된 GM작물은 ‘대두, 옥수수, 카놀라, 사탕무, 알팔파, 면화’ 등 6종인데, 감자가 추가될 예정이다.

△하상도 교수
△하상도 교수

이는 반대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시장에선 감자 한 상자 가격이 10만 원을 넘어 ‘금(金)자’로 불린다고 한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정말 봉이다. 우리 식품시장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GMO가 아니라 ‘물가(物價)’다. 최근 영양성분 차이도 없으면서 국내산 콩으로 만든 두부 가격이 수입산 보다 3배나 높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고, 천정부지로 치솟는 쌀 가격 문제 등 이 세상에서 가장 비싼 우리나라의 국내산 식재료 가격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 생각한다.

높은 국내산 농수축산물 원재료 가격에 우리 소비자들은 벌어도, 벌어도 먹고 살기가 빠듯하다. 다행히 수입산 원료를 사용하는 가공식품은 다른 나라와 견줘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편이라 좀 낫다. 이런 시급한 문제는 아랑곳 않고 전 세계적으로 아무 문제없이 팔리고 있고 다들 잘 먹고 있는 GMO만 갖고 난리다.

사실 ‘GMO감자’는 그 간 감자튀김에서 발암물질 아크릴아마이드가 많이 나온다고 학부모나 소비단체에서 제기해 왔던 안전문제의 해결책이다. 감자를 고온으로 튀길 때 발생하는 아크릴아마이드는 감자 속 아미노산인 아스파라긴산(aspartic acid)으로부터 생성되는데, 이를 줄이고자 한 좋은 목적의 유전자재조합이다.

국내 가공식품 가격 GMO 덕분에 비교적 싼 편
GMO 감자, 조리 시 아크릴아마이드 줄이는 장점도

물론 아직 허가 전이라 지금까지는 우리나라에 수입된 적도 팔린 적도 없다. 추후 허가가 확정 돼 GMO감자를 사용한 제품이 시장에 출시된다 하더라도 표시토록 하면 되고 소비자들은 구매할 때 표시를 보고 사든 말든 선택하면 된다. 소비자가 구매하지 않으면 자연스레 기업들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 비록 허가한다 해도 시장에선 무용지물이 된다.

GMO감자를 사용하면 아무래도 가공식품의 가격이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GMO감자가 시장에 있어야 Non-GMO감자 가격도 눈치를 보게 되고 덜 오르게 되는 것이 시장의 이치다.

시장에 Non-GMO감자만 있다면 공급자가 갑이 되고 생산자가 부르는 게 값이 된다. 지금 GMO감자 허용을 반대하는 사람이나 단체들 면면을 살펴보면 농업계 국회의원이거나 국내산 농산물을 생산하거나 파는 단체 그리고 이를 통해 이익을 보고자 하는 순수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이런 일반 국민들에게 오히려 손해가 되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활개를 치고 있는데, 이에 반대하는 사람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있다면 거의 과학자나 산업계가 될 것인데, 입 열어봤자 해가되면 됐지 이익될 게 없으니 눈치만 보고 있다.

Non-GMO만 있으면 공급자 우위…부르는 게 값
소비자 주머니 사정 도외시한 반대…순수하지 못해 

그리고 수십 년간 GMO 등 농수축산물 육종연구를 수행해 온 농진청도 식약처를 핑계 삼아 숨어 있지만 말고 국내에서 단 한 건도 승인받지 못한 이유도 설명해야 한다. 또한 앞으로 글로벌 무한경쟁의 시대에 식량 관련 생명공학 기술 선점의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알리며 GMO 재배 허용 확대를 강력히 추진해 우리 농업의 돌파구인 생산성과 수출 산업화를 이루도록 나서야 한다고 본다.

실용화도 시키지 못할 연구를 왜 수십 년 간, 수백 수천억 원씩 들여가며 그 많은 연구직 공무원들과 외부 과학자들을 동원해 진행하고 있는지도 밝혀야 할 때라 생각한다.

소비자단체들은 GMO감자에 대해 무작정 반대만 할 게 아니라 안전성에 대한 과학자들과 안전 당국의 이야기에 다시 한 번 귀를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 또한 발암물질 저감화라는 이익과 재조합된 유전자에 대한 걱정 사이에서 소비자에게 돌아갈 득(得)과 실(失)을 좀 더 구체적으로 따져보고 식품 고 물가(物價)의 최대 피해자인 소비자를 위한 일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전략적 고민’을 해 주기를 당부한다.

농어촌 지역 의원, 농촌단체 비례대표 의원은 그렇다 치고 대다수 국민들이 뽑아 준 국회의원들은 이들을 위해 어떤 목소리를 내 줘야할지도 생각해 볼 시기라 생각한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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