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주최 ‘고성장 블루오션 식품소재 개발 및 제품화 전략’ 컨퍼런스서 이영은 원광대 교수
전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늘며 뇌졸중, 당뇨, 만성염증 등 대사증후군 발병률이 높아진 상황에서 식물성 소재인 파이토케미컬이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전통자원을 활용한 소재 개발이 이뤄진다면 국내 농식품 소비 활성화는 물론 제품 차별화까지 갖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식품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본지 주최 26일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고성장 블루오션 식품소재 개발 및 제품화 전략’ 컨퍼런스에서 이영은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전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로 현대인들의 가장 큰 꿈은 무병장수이지만 연평균 25% 이상 증가하는 비만율로 뇌졸중, 당뇨 등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높아져 사망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대사증후군 예방을 위해선 결국 당류 섭취를 줄이는 올바른 식습관이 중요한 만큼 글로벌 식품기업들은 이러한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식물성 소재 개발에 한창”이라고 설명했다.
j diabetes metab(2011)에 따르면 비만으로 인한 대사증후군 유병률(성인 기준)은 미국 69%, 유럽 30~80%, 호주 78%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도 남성들을 중심으로 증가 추세에 있지만 아직까지 30%대에 머물고 있어 전 세계 추세와 비교해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교수는 이러한 현상을 한국인들의 식습관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우리의 한식은 한 상에 밥, 국, 김치 그리고 다양한 반찬으로 구성됐다. 여기에는 다양한 발효식품이 있고 채소를 나물과 김치형태로 다량 섭취한다. 육류보다는 콩이나 생산을 많이 섭취하고, 음식도 콩을 발효한 장과 마늘, 파, 고춧가루, 생강, 참기름 등으로 양념을 해 건강식으로 불리는 지중해식 식단과 유사하다. 이러한 이유로 한식은 K-FOOD가 아닌 K-Diet로 불리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국인은 15세 이상부터 매일 채소를 섭취하고 있어 OECD 29개국 중 채소 섭취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제7의 영양소…고혈압 등 줄이고 면역 증진 각광
검정콩 항비만 효과 개별인증·특허…국제 경쟁력
원료 표준화·DB 구축으로 차별화된 소재 발굴을
채소에는 파이토케미컬이 다량 함유돼 있는데, 이 성분은 항산화 작용 증가, 면역 기능 증가, 해독 작용 증가 등을 통해 세포의 산화 손상감소, 암세포 성장 속도감소, 노화지연, 고혈압·백내장·골다공증 발병 등 감소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성분은 식사 시 반드시 함께 섭취해야 할 파이토뉴트리언트로 불리며 제7의 영양소로 각광받고 있다.
채소 섭취율이 높은 한국인의 경우 이러한 파이토케미컬들이 오랜 기간 몸속에서 상호작용을 하며 긍정적 영향을 끼친 만큼 우리가 쉽게 접하는 나물 등 전통자원을 활용한 식품소재 개발이 이뤄진다면 제품 경쟁력에서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주장이다.
이 교수는 “옛말에 ‘입에 쓰면 약’이라는 말처럼 최근 우리 전통자원인 냉이, 씀바귀 등 쓴맛을 내는 약용식물들에게 건강증진효과가 있다는 연구들이 축적되고 있어 이를 활용한 식품 소재 개발에도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성신여대 산학협력단 비만과학연구소는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검정콩의 종자개발 및 표준화를 거쳐 항비만효과 검증에 따른 소재를 개발해 특허 및 개별인증을 획득했고, 원광대학교에서도 야콘잎의 미백효과를 동물실험에서 확인해 화장품 소재로서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농진청, 한식연 역시 전통자원을 식품소재로 연구개발이 한창이다.
단, 이 교수는 전통자원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료 표준화를 통해 품질 안전성이 검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식품업계에서 과학적 색채를 입혀 실제 우리 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 분석해 보다 완전한 소재로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선진국은 이미 후생유전학적인 변화를 촉진하는 식물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 기업들이 소비자 트렌드에 부합하는 맞춤형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며 “아직 국내는 이러한 정보가 부족하지만 동의보감 등 쉽게 구할 수 있는 민속자료를 활용해 연구한다면 우리만의 차별화된 식품소재 발굴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법고창신(옛 것, 기술과 새로 나다)의 말처럼 동의보감에는 우리 몸에는 어떠한 약재가 효능을 보이는지 상세하게 설명돼 있어 이는 결국 전통자원의 고부가가치화도 충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