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식량위기 해결할 신기술·정책 연구 지속돼야”
“미래 식량위기 해결할 신기술·정책 연구 지속돼야”
  • 황서영 기자
  • 승인 2018.11.12 0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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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안보재단 주최, 전국 대학생 식량안보 논문 경진대회
최종 심사에 강원대·경북대·고려대 팀 뽑혀
3개 팀 막상막하…모두 우수 논문으로 선정

세계 식량위기의 위험성이 현실화되면서 식량안보 방안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점차 증대하는 가운데 지난 5일 식량안보재단이 주최, 한국식품산업협회의 후원으로 ‘대학생 식량안보 논문 경진대회’가 개최됐다.

현재 지구온난화와 잦은 기상이변, 동물성 식품의 소비 증가, 식량을 이용한 바이오에너지 생산 확대, 대규모 가축질병의 발생 등으로 머지않은 장래에 세계적인 식량위기가 올 것으로 예상돼 생명공학기술에 의한 식량 증산 가능성이 인류가 가지고 있는 하나의 해결 방법으로 지목되고 있으나, 소비자들의 안전성 우려와 거대 기업들의 특허권 요구로 그 이용이 제한되고 있어 새로운 식량생산 방법이나 관련 정책 개발이 절실한 때이다.

이에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은 미래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참신한 신기술이나 정책 아이디어를 전국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연구 논문을 공모, 5일 최종 세 팀의 연구 결과 발표회와 심사 결과 시상식을 진행했다.

최종 3팀으로 채택된 대학생 팀은 △강원대 생명건강공학과(지도교수 박철호, 오수홍, 김시훈, 윤여운, 정다인, 최규선) △경북대 식품공학부(지도교수 권중호, 강태민, 박나현, 이유진, 이승준) △고려대 식품공학과(지도교수 한재준, 최민혜, 김재영, 신희륜, 이규현)팀이다.

△이광호 한국식품산업협회 부회장이 상패를 수여하고 강원대 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광호 한국식품산업협회 부회장이 상패를 수여하고 강원대 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 강원대 생명건강공학과팀 - 생명공학 기술 활용한 식량안보 증진

GM 기술 식량안보에 필수 불구 부정적 군중심리
인식 개선 시급…오류 반박·긍정적 자료 생산을

강원대 생명건강공학과팀은 ‘생명공학기술의 실용화를 통한 식량안보 증진 방안’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자로 나선 오수홍 학생은 “GM기술과 작물 재배는 농약 사용량 감소, 작물 생산성 증대, 영농 유연성 증대, 농지 사용 효율화 등을 이끌어 식량안보에 기여하며 산업적 효과도 지대하지만 이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반응은 군중심리가 작용해 대체로 부정적”이라며 “동물성 식품 수요의 폭증과 산업화를 통한 농지감소, 축산장려정책을 통한 사료곡물의 수입 급증 등으로 한국의 식량자급률이 저하되고 있어 GM작물은 현 한국 식량차원에서도 꼭 필요한 기술이기에 소비자 인식 개선, ‘인식의 실용화’ 작업이 급선무다”라고 설명했다.

강원대 팀은 GM작물에 대한 소비자 인식 개선, GM기술에 대한 인식 실용화에 앞서 GMO 관련 연내 게재된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경향, 식품음료신문의 신문 기사, 다음, 네이버 등 국내 포털사이트 내 게시물, 인터넷 동영상 등을 대상으로 미디어 반응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대부분 전문가가 아닌 소비자의 심리는 GMO관련 자료의 불균형에 근거한 부정적인 방향의 군중심리가 형성되고 있으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정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긍정적 자료의 생산 및 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한 기사를 의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원대 팀은 주장했다.

또한 농촌진흥청 등 국가기관의 GMO 관련 인식 개선 웹사이트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접근성의 어려움과 국가기관의 부정적 인식으로 효과가 미비한 것으로 드러나 일반 소비자 서포터즈 모집 등을 통한 개인 단위 SNS 업로드 활동과 1인 미디어의 과학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영상 제작을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터넷 접근성이 떨어지는 노년층에 대해서는 농촌 노년층을 타깃으로 한 비공무원 GMO 교육자를 양성해 지역적 특성 공략을 위한 세분화된 지역 활동을 지원하고, 노년층에게 신뢰받는 오피니언 리더와 TV 프로그램을 공략, GM기술 반대 입장의 과학적 오류를 반박하고 기술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 경북대 식품공학부팀 - 식품조사 소비자 수용도 제고 방안

소비자 방사선 불안감으로 안전한 저장 기술 거부
용어 변경·표시 기준 완화 병행 신수요 발굴·홍보

경북대 식품공학부팀은 ‘식품조사기술의 활용 증대와 소비자 수용도 증진방안’을 주제로 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자인 강태민 학생은 “식품조사처리기술은 발아억제, 해충사멸, 냉온살균 등 효과가 뛰어난 식품저장 기술로, 식품의 방사선 조사 기술은 FAO, WHO도 인정한 현재까지 가장 깨끗하고 안전하며 효과적인 저장기술로 알려져 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2010년 표시제도 의무화 이후 조사처리식품의 거부현상이 심해졌으며, 특히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해 방사선의 불안감은 고조돼 있는 상황으로 소비자 인식 개선을 통한 국내 실용화가 앞당기고자 연구를 기획했다”라고 연구 의도를 밝혔다.

경북대 연구팀은 한국소비자연맹·녹색소비자연대 등 소비자단체, 그린피아기술 등 조사처리기술 및 식품 산업계, 식약처·한국원자력연구원 등 정부기관, 학계, 언론계 등 관련 기관 및 인사들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조사처리기술에 대한 인식 개선 방안을 도출해냈다.

그 결과 조사처리기술에 대한 소비자들의 근본적인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업계와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기술의 경제성, 살균효과 및 공정효율성 등 과학적인 정보제공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정부기관은 조사처리식품에 관한 표시기준 완화 및 소비자인식 개선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특히 조사처리기술이 아니면 해결할 수 없는 분야를 찾는 것이 우선적이며, 현행 열처리와 훈증 처리의 문제점과 대안으로 조사처리기술의 해외 선진국 실용화 동향에 대한 소비자 교육 및 홍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북대 연구팀은 인터뷰 결과를 바탕으로 △조사식품, 조사처리식품 등 용어를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의미를 포함한 단어로 개정 △조사처리식품 표시제에 대한 정책 완화 △정부 주도적 조사처리기술의 안전성에 대한 정책 프로그램 마련 △지속적인 조사처리기술의 경제적, 환경적 필요성에 대한 교육 △기술과 관련된 차별화된 산업 개발 및 신수요 발굴을 제언했다.

■ 고려대 식품공학과팀 - 융합형 조사 처리로 식량위기 해결

융합형 이온화 조사 기술 저장성 증진·품질 유지
연간 식중독 23% 예방 관련 비용 1790억 절감

고려대 식품공학과팀은 ‘융합형 방사선 조사처리기술을 통한 식량 위기 해결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식품 방사선 조사기술을 실용화하려는 방법으로써 융합형 방사선 조사기술을 제시하며, 기술의 경제성을 분석하고 보편화를 위한 정책을 제시했다.

고려대팀의 연구에 따르면 조사처리기술은 가열, 동결, 건조 등 다른 식품 가공처리와 동일하게 영양성분에 영향을 끼치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양으로 탄수화물, 단백질 등에 대체적으로 안정한 상태를 유지하나, 지방은 방사선에 의한 지방 산패 발생으로 이취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러한 지방 산패는 산소를 제거하는 것과 같은 식품 포장 조건 개선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완화할 수 있으며 고려대팀은 MAP 포장을 통해 산패 등 변화를 최소화했다.

조사처리 이후 융합형 이온화 조사기술 적용 실험군인 MAP 포장 식품과 대조군인 공기포장 식품의 선호도, 품질특성 등 관능검사를 시행한 결과 식품의 저장성 증진 및 식품 품질 유지에 효과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연구팀은 가공식품에서의 손실현황과 식중독 발생에 의한 경제적 손실액을 비교 분석해 융합형 방사선 조사기술의 경제성 분석을 시행했다.

방사선 조사로 식품손실액을 줄일 뿐만 아니라 식중독 유발 미생물을 제어함으로써 보건 사회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방사선 처리비용 역시 다른 처리기술들에 비해 저렴하다. 더욱이 융합형 기술로 활용됐을 경우 다른 식품 저장기술의 추가비용이 드는 반면 전체 조사선량을 줄일 수 있으며 품질 저하를 억제하는 등 더 극대화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

기존 연구를 기반으로 산출한 결과 방사선 조사로 인한 식중독 예방효과는 23.9%로 이를 세균성 식중독 발생으로 인한 비용인 7490억 원에 적용하면 1790억 원의 손실비용 감축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고려대 연구팀의 주장이다.

고려대 연구팀은 향후 융합형 방사선 조사처리 보편화를 위해 △소비자 교육 △허용 품목 확대 △용어변경 및 표시개선 △허위정보 유포 방지 등 노력들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종 세 팀의 발표 후 논문 심사는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자문위원장인 신동화 명예교수를 비롯해 경희대학교 조재선 명예교수, 식품음료신문 이군호 사장, 전 한국식품연구원장 권대영 박사,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채수완 교수가 맡았다.

신동화 명예교수는 논문심사평을 통해 “심사위원들이 많은 고민을 했지만 세 팀이 우열을 가릴 수 없이 전부 우수한 논문을 발표해 모두 우수팀으로 선정했다”며 “논문대회를 통해 앞으로 식품과학계가 크게 발전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봤다. 앞으로도 많은 학생들이 연구와 노력을 계속해 우리나라 과학발전에 보탬이 돼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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