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칼럼(237)]PB상품에 대한 정부조사에 거는 기대
[C.S 칼럼(237)]PB상품에 대한 정부조사에 거는 기대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8.11.1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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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3사 매출 급증 속 납품업체 이익 빈약
유통–제조 윈윈하는 시장 질서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식품업계뿐 아니라 각종 공산품 유통업체 자체브랜드 PB상품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PB(Private Brand)상품에 대한 제조·유통판매 과정에 대한 조사에 들어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중기부는 지난달 27일부터 대형마트 3사의 PB 거래 내역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조사는 약 6개월 기간을 거쳐 내년 4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공정위에서도 유통분야 사업자단체와 간담회를 갖고 유통업체 자체브랜드의 기존 브랜드 제품을 PB상품으로 전환해 납품단가를 낮추고 고유 브랜드 성장 기회를 제한하는 행위를 제한하라고 촉구하며 “유통에서 발생하는 성과가 유통업체와 납품업체간 합리적으로 분배되도록 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이번 조사의 본질은 유통업체 갑질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다. 정부 두 개 부처에서 쌍끌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은 그만큼 관련업체뿐 아니라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중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이유식 업체인 베베쿡이 상품 베끼기 논란에 휩싸여 공정위에 민원이 제기된 것도 이 조사와 무관해 보이지 않다. 프리미엄 식품마켓 코야드가 지난달 베베쿡이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을 수 있는 어린이용 순살 생선 제품을 출시한 것을 두고 그동안 자신들이 쌓아온 제품 인지도와 생산 노하우를 강탈했다고 주장하며 민원을 제기했다. 유통업체인 베베쿡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PB상품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PB상품의 이익 배분 구조가 공평하지 않아 납품 중소제조업체는 영업이익은 향상되지 않거나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대형마트 3사, 대형슈퍼마켓 3사, 편의점 3사 등 PB제품 매출액을 합한 규모는 5년 만에 2.5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PB상품은 유통업체가 상품을 기획하고, 제조업체에 생산을 위탁 또는 직접 생산·판매하거나 자체 개발한 상표를 부착·판매하는 제품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유통단계 축소와 마케팅 비용 절감을 통해 제조업체 브랜드와 품질이 유사한 상품을 저가에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유통업체는 가격결정권 강화에 따른 가격 경쟁력 확보로 고수익은 물론 소비자 트렌드나 성향을 즉시 반영할 수 있다는 이점을 활용, 매출 증대가 가능한 것이다.

취지를 잘 살리면 소비자와 유통업체, 제조업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상품이다. 그런데 결정권을 쥐고 있는 유통업체의 갑질로 인해 근본 취지에서 벗어나 점차 유통업체만 유리하게 운영돼가고 있는 것에 정부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서둘러 자체 개선안을 만들어 제출하고 있는데, 갑질의 도가 지나쳐 자신들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상생경영에 가장 앞장서야 할 대형유통업체들이 눈가림식이 아닌 진정한 개선을 해 가기를 바란다.

경제검찰이라 할 수 있는 공정위와 중소업체를 육성·보호하는 중기부의 이번 협력조사가 PB상품을 통한 유통업체의 갑질로 인한 불공정행위를 바로잡아 시장질서를 회복해 줄 것을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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