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김치 세계화 선도 기업②-CJ제일제당 ‘비비고 김치’
[기획]김치 세계화 선도 기업②-CJ제일제당 ‘비비고 김치’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8.12.04 02: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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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대 ‘포장김치’ 혁신 주도 중국산과 차별화
소금 등 원료 엄선…하선정 김치 기술에 간편식 노하우 접목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늘면서 국내 김장문화에도 변화가 생겼다. 김장김치 대신 간편함과 경제성을 무기로 내세운 포장김치의 수요가 점점 늘고 있는 것.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포장김치 시장 규모는 2015년 1370억 원에서 2016년 1688억 원으로 늘더니 작년 2011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포장김치 시장의 성장은 CJ제일제당 ‘비비고 김치’의 역할도 주효했다. ‘비비고 김치’는 그동안 종가집 김치로 대변되던 국내 포장김치 시장에 지난 2016년 6월 혜성같이 등장했다. 하선정 브랜드의 김치 기술과 비비고 브랜드의 가정간편식 노하우를 접목한 김치 브랜드를 선보인 것.

자연건조 과정을 거친 100% 천일염과 최상급 고춧가루, 6가지 명품 액젓 등으로 재료의 차별화를 꾀했고, 포장 용기는 김치 독을 연상시키는 항아리형 디자인으로 시선을 끌었다. 용기에는 자체 개발한 필터와 밸브를 사용해 신선함을 더했다. 시장반응은 곧바로 나타났다. 작년 10월 전년 동기 대비 179.8%의 성장을 보이더니 올 10월에도 73.3%의 증가세다. 게다가 CJ제일제당이 올 초 충북 진천공장에 3613억 원을 투자해 가정간편식과 김치 인프라를 확충하기로 결정한 만큼 ‘비비고 김치’의 상승세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비비고 김치’는 ‘오리지널’ ‘더 풍부한 맛’ ‘더 깔끔한 맛’ 세 가지 맛을 기본으로, 총 12개 품목의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원재료인 배추, 고춧가루, 무 등 지역농가 계약 재배를 통해 전량 수매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가격이나 날씨 등으로 인한 불안정 요소를 사전에 제거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김치 론칭 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원재료, 발효, 용기라 판단하고 기획 단계에서부터 이 세 가지 원칙을 철저히 고수했다.

신유진 CJ제일제당 신선마케팅담당 부장은 “100% 천일염, 고춧가루, 국내산 배, 액젓 등 재료의 기본부터 다른 최고의 김치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품질향상과 마케팅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산 등 저가의 수입김치와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이기도 하다.

실제 ‘비비고 김치’는 김치의 기본인 소금, 고춧가루, 액젓 등 원재료에 충실함으로써 제품 차별화를 꾀했다. 김치의 맛과 영양, 발효를 완성하는 가장 중요한 재료인 소금은 정제염이 아닌 자연건조 과정을 거친 100% 천일염을 사용해 씹을 때 아삭함을 최대한 높였다.

또한 고춧가루는 절단하고 세척한 후 잘 건조시켜 아스타(ASTA) 95 이상의 최고 등급의 고춧가루를 사용해 고급스럽고 먹음직스러운 선홍빛 색감을 냈다.

김치 종류에 따라 각기 다양한 액젓과 육수, 과일 등으로 감칠맛을 극대화한 것도 차별화 포인트다. 기본적으로 잘 익은 국내산 배를 갈아 넣은 양념으로 시원하면서도 감칠맛 도는 단맛을 내고, 김치 종류에 따라 액젓, 육수 등을 달리해 다양한 종류의 김치 양념 후보군을 만들어 연구소 자체 테스트 및 소비자 테스트를 진행한 후 최적의 양념 배합비를 찾아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탄생한 ‘비비고 더 풍부한 맛’은 진하고 칼칼한 김치 맛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명품덧장까나리액젓과 황석어, 갈치속, 밴댕이, 조기, 멸치로 만든 액젓을 넣어 맛과 풍미를 더했다. ‘비비고 더 깔끔한 맛’은 황태다시마육수, 청어액젓, 황석어 액젓으로 시원한 맛을 내고 자극적이지 않아 맵고 강한 맛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를 위한 제품이다.

특히 과거 김장김치를 항아리에 담아 땅에 묻어 산화를 방지하고 유산균의 활발한 성장을 이끌어내던 조상들의 지혜를 접목, 김치를 맛있게 하는 유산균 ‘CJGN34’을 ‘비비고 김치’에 적용했다.

△비비고 김치의 대표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비비고 김치의 대표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지난 2008년부터 하선정 김치에 적용해 온 균주로, 김치를 제조하는 공장(충북 음성)에서 직접 유산균을 배양해 균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상태 그대로 김치에 주입하고 있다. 이 공정을 통해 김치를 맛있게 하는 유산균이 김치가 맛없는 시기에도 한겨울 김치처럼 톡 쏘는 탄산감과 시원한 맛을 내도록 함으로써 사계절 내내 소비자들이 김치를 맛있고 아삭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비비고 김치’가 유통되는 과정에서 최적의 발효 상태를 유지하고 유산균이 활발하게 정상적으로 증식하는 조건을 찾아내는 연구를 통해 비비고 김치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중에 유통 중인 ‘비비고 김치’를 정기적으로 수거해 산도와 숙성도를 측정하고, 증식 중인 유산균을 채취해 좋은 유산균이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있는지 체크하는 등 최적의 발효상태 유지를 위한 R&D 연구를 꾸준히 진행 중이다.

포장용기도 김치 맛을 최상으로 유지시키기 위한 R&D 기술력을 적용했다. 가스, 효모가 발생하는 발효식품인 김치 특성에 맞게 개발한 필터와 밸브를 사용한 것인데, 이는 최고의 탄산미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항아리 독을 땅 속에 묻어 보관하고 유산균의 활발한 번식을 돕기 위해 무거운 돌을 위에 얹어 김치가 국물 속에 푹 잠기도록 했던 선조들의 지혜를 포장에 응용했다.

액적 등 최적의 양념 배합에 유산균 넣어 시원한 감칠맛
과학적 포장 용기 국제 대회서 금상…일본 등 해외 수출
김치 시장 R&D·시스템 구축 필수…대기업 배제 땐 위축

특수 설계한 투명 누름판으로 김치가 국물에 잠기도록 해 김치의 맛·품질을 유지하고 효모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도록 했다. 아울러 발효가스를 배출시키고 국물과 같은 누액을 방지해주는 신소재인 멤브레인 필터와 외부에서의 산소 유입을 방지하고 내부에서 발생된 가스를 밖으로 배출시켜주는 일방형 밸브를 하나로 결합해 용기를 밀봉함으로써 발효식품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가스, 효모 등의 문제점들을 기술적으로 제어했다.

이러한 R&D 노력으로 ‘비비고 김치’ 항아리형 포장용기는 국제 패키징 수상제도인 ‘듀폰 포장 혁신상(DuPont Packaging Innovation Award)’에서 올해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일본이 주력 수출국인 CJ제일제당은 2011년부터 조인트벤처(JV)인 ‘에바라 CJ’를 통해 혼와자 브랜드의 일본식 김치를 판매 중이며, 일본 내 OEM업체를 늘려 제품을 확대 중이다. 현재까지는 일본형 김치 중심으로 판매 중이지만 올해부터 비비고를 앞세워 내년 상반기 내로 한국형 김치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작년 전년대비 45% 매출 성장을 이뤘으며, 올해도 약 32%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올해는 B2C뿐 아니라 B2B로도 용도를 다변화하고 패밀리마트 외 타 CVS채널과 외식 체인으로 김치를 활용한 한식 메뉴로 다변화를 꾀해 오는 2020년 매출 2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우리의 김장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우리의 김장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김치산업이 중소기업 위주의 정책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에 대해선 우려를 표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김치사업은 전국적인 콜드 체인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과숙성이나 맛 변화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잃게 된다. 중소기업이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는 제품을 생산·판매하기 위해서는 결국 시스템 구축에 대한 투자가 불가피한데, 과연 대기업의 참여없이 상품 김치시장의 확대 및 발전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시장구조상 대기업이 철수하면 물량 부족 및 제품 신뢰도 하락에 의한 소비자 혼란으로 국내 상품 김치시장은 위축될 것”이라며 “더 나아가 수출에도 타격을 입게 되고 결국수입산 김치에 의해 국내시장 잠식이 예상되는 만큼 무분별한 규제는 시장 생태계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어린이 쿠킹클래스를 열어 비비고 김치를 이용한 다양한 메뉴를 만드는 시간을 주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어린이 쿠킹클래스를 열어 비비고 김치를 이용한 다양한 메뉴를 만드는 시간을 주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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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에 묻습니다 2018-12-10 16:22:19
천일염에 각종 미세플라스틱 등 문제시 되고 있는 상황에서.. CJ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미세플라스틱이 없는지, 중국에서 넘어오는 해양 쓰레기로 인해 바다뿐 아니라 미세먼지, 황사, 녹조 등 각종 오염으로부터 천일염 생산 방식 자체가 불안전하다고 생각이 되는데, CJ에서는 생산일자별 시험성적서 등을 구비한 제품을 사용하여 만드시는지 궁금합니다. 원재료별 안정성은어떻게 관리하시는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