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에서 먹힐까?”…외식기업 해외 진출 성공 관건은?
“현지에서 먹힐까?”…외식기업 해외 진출 성공 관건은?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8.12.04 02: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외식 해외 진출 시 선순환 구조 정립부터
롤 모델 만든 후 시험 운영…리스크 줄여야
‘외식 기업 해외 진출 워크숍’ 손동희 DS 인베스트먼트 대표

“마스터 프랜차이즈가 아닌 마스터 프랜차이저가 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해외 진출 시 반드시 기획의 역할과 론칭의 역할이 구분돼야 하며, 기획에서는 지표(기준)를 만들고 론칭(R&D)에서는 사업의 노하우를 정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국내 외식기업이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하기 위해서는 수동 형태의 직선적인 사업방식보다는 원 형태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띨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달 28일 양재동 aT센터에서 농식품부 주최로 개최된 ‘제3회 외식기업 해외진출 워크숍’에서 손동희 DS 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그동안 프랜차이즈 기업에서 글로벌 담당을 진행하며 체득한 해외 진출 시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손동희 대표
△손동희 대표

손 대표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해외진출 방식은 해외 바이어가 국내 브랜드를 접한 뒤 연락을 해 와 진행되는 전형적인 수동형 사업이다. 능동형 사업 방식이 아닌 끌려가는 사업을 하다 보니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200곳이 넘지만 이중 흑자를 보고 있는 곳은 1%도 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진출을 위한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한 것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계약은 사업의 시작이지, 끝이 아니다. 한국 메뉴는 해외에서 낯선 음식이기 때문에 현지에서 메뉴가 자연스럽게 녹아내릴 수 있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고, 현지에서 각광받을 수 있는 신메뉴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해외 진출 시에는 기업 전체가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갖춰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지만 국내의 경우 해외 사업 부서를 별도 마련해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보니 초기 계약까지는 관심을 갖지만 이후 중요한 실질적 사업 추진 시에는 별개로 생각한다는 것이 손 대표의 설명이다.

손 대표는 “이러한 점이 실질적인 이유는 아니겠지만 포춘 프랜차이즈 500대 기업 중 해외 진출 국가의 90% 이상이 미국 브랜드다. 우리나라와 달리 능동형 사업방식을 추구하는 미국 브랜드도 해외 진출 후 성공을 이룬 경우가 10% 미만임을 감안하면 현재 사업방식을 유지한 채 국내 기업들의 해외 성공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성급한 해외 진출보다는 하나의 롤모델을 만든 뒤 해당 모델의 모든 면을 검토하고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쳐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진출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단순 메뉴 전파가 아닌 현지에서 사업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해당 국가 진출하기 전 테스트 매장을 만든 뒤 이 사업의 성패를 미리 살펴보는 것이 결국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손 대표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조기에 성과가 나와야 된다는 생각이 있는데, 적어도 3년간은 마케팅 전략 수립을 위한 필요 마케팅 예산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기획과 론칭의 역할이 구분돼야 하며, 기획에서는 지표(기준)를 만들고, 론칭(R&D)에서는 사업의 노하우를 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무대의 첫 발은 힘 있게 내딛는 것이 중요하다. 첫 발을 힘 있게 내딛지 않으면 두 번째, 세 번째 발에도 힘이 실릴 수 없다. 단 첫 발을 힘 있게 내딛으려면 철저한 준비를 거쳐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내 외식기업이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하기 위해서는 유기적인 움직임을 띨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외식기업이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하기 위해서는 유기적인 움직임을 띨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획 단계서 기준 만들고 론칭서 노하우 정의해야
MF 계약 시작일 뿐…현지에 맞는 신메뉴 개발 중요
상표 출원·통관 등 애로…농식품부 문제 해결 지원

한편 국내 외식산업 해외진출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체 수는 지난 2015년 138개에서 2016년 188개, 작년에는 193개로 늘었다. 매장수도 2015년 4656개에서 2016년 5476개, 작년 6001개로 증가 추세다.

가장 많이 진출한 국가는 중국으로 2942개가 진출해 있고, 이어 미국이 1279개다. 이중 마스터 프랜차이즈가 전체 54.1%이며, 업종별로는 한식이 38.3%, 서양식 29.5%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바이어 발굴, 상표출원 및 법률 정보, 식재료 수출, 현지 마켓 테스트 등 해외진출 준비단계에서부터 매장의 안정적 지원까지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해외 프랜차이즈 박람회 참가에 한계가 있다 보니 바이어 발굴이 어렵고, 진출해도 상이한 국가별 가맹사업법과 규제 변화 속도가 빨라 이를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또한 식재료에 대한 검역·통관, 물류비용, 소스 공급 등 애로사항이 항상 노출돼 있고, 현지에서 제품의 성공 가능성 판단이 어려워 운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재식 과장
△이재식 과장

이에 농식품부는 글로벌 외식기업 협의체 운영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해 해외 진출 외식기업의 애로사항 발굴과 신규사업 및 R&D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고, 해외 박람회는 물론 해외진출 워크숍, 해외바이어 초청 상담회 등을 개최하고 있다.

또한 외식기업 해외인증 등록지원을 통한 고품질, 고부가 식재료 수출 촉진을 위해 할랄, 코셔 등 해외 인증 취득 및 연장 소요비용의 70%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해외진출 실태조사에 따른 정보를 물론 각 국가별 법률 조사를 통해 업계에서 실질적으로 필요한 법률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재식 농식품부 외식산업진흥과장은 “원스톱 전용회선(061-931-1472)을 통해 업계 애로사항 및 고민 해결을 위한 창구를 마련했다. 업계가 국내에서 머물지 않고 해외에서 비상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해 국내 농산물의 해외 판로가 개척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