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GMO 표시제’ 식약처 소신 접고 떠넘기나
[기자수첩]‘GMO 표시제’ 식약처 소신 접고 떠넘기나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8.12.17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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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기자
△이재현 기자
△이재현 기자

지난 9일 jtbc 간판 예능프로그램 ‘썰전’에서 GMO(유전자변형식품) 관련 토론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작가, 교수, 기자 등이었지만 GMO를 ‘유전자조작식품’으로 지칭하는 등 전문지식은 상당히 부족해보였다.

이들은 내년 2월부터 우리나라에 GMO 감자 수입 결정된 것을 두고 프로젝트에 참가한 개발자가 후회하고 있다는 내용을 집중 부각했으며, 해충이 없는 GMO 옥수수의 경우 해충에게도 해로우니 인간에게도 해로울 수밖에 없다고 단정 짓기도 했다.

특히 GMO가 농업 생태계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있으며, 우리나라와 같은 농경 사회에서 왜 GMO를 수입해야 하는 가에 성토했다. ‘기울어진 운동장’ 식의 이러한 토론은 정확한 정보를 알지 못하는 소비자들에게 GMO는 정말 인체에 악영향을 끼치는 나쁜 작물이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

현재 국내에서 GMO 완전표시제는 ‘뜨거운 감자’다. GMO 완전표시제를 촉구하는 국민 청원이 단시간에 20만건을 돌파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이런 상황에 12일 GMO 표시제 관련 사회적 협의체인 ‘GMO 표시제도 개선 사회적 협의체’(가칭)가 공식 출범했다.

협의체 구성을 보면 위원장을 포함해 소비자·시민단체, 식품업계 대표 총 17명이다. 식약처는 협의체에서 나온 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GMO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협의체는 내년 1월 중순까지 협의를 거쳐 합의안을 내놓겠다는 것인데, 구성원의 특성상 결론이 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는 결국 식약처가 제 할 일을 미루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다. GMO 문제는 표시제 여부에 따라 수조 원이 왔다가는 식품산업의 중차대한 사안이다. 식약처가 GMO에 대한 판단기준이 없는 것도 아니고, 정부 기관의 공식 답변이 있음에도 소비자 입김 한 번에 식품산업의 명운이 걸린 중요 문제를 17명에게 미뤘다. 결국 식품산업 업계 종사자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나몰라라 행정’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GMO는 지난 30여 년간 인체에 어떠한 안전문제도 일으키지 않았다는 과학계를 중심으로 한 찬성론자와 30년 밖에 안됐다는 반대론자들의 의미없는 논쟁만 펼쳐지고 있다. 심지어 과학자들로 구성된 노벨상 수상자 108명이 GMO 반대 단체인 그린피스에 공식 성명을 보내 GMO가 전 세계 식량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미래식량이라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환경단체에선 반대를 위한 반대로 맞서 전혀 논의가 되지 않고 있다.

식약처는 과학을 근거로 식품산업의 안전성 유무를 판단하는 곳이다. 실제 과학적으로 GMO는 안전하다는 공식 입장도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소비자 등살에 밀려 본인들의 과학적 신념까지 외면하고 있다. 소비자 의견 존중도 좋지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 또한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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