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결산/2019전망]라면, 작년 1조8000억 규모…내수 침체-수출 날개
[2018결산/2019전망]라면, 작년 1조8000억 규모…내수 침체-수출 날개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9.01.22 01: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심 7억6000만 불 수출…삼양식품 2억 불 수출탑
‘팔도 도시락’ 러시아선 국민 간식…용기면 60% 점유

작년 라면업계는 해외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몇 년 째 반복되는 국내 내수 시장 침체기에도 모처럼 만에 웃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라면 수출액은 전년대비 11% 이상 증가한 3억8530만 달러(약 4337억 원)를 기록했다. 연말까지 수출 물량을 더하면 4억 달러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농심은 2018년 11월까지 1억620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거두며 전체 라면 수출액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현지 생산·판매량을 포함할 경우 농심은 작년 수출액이 전년대비 18% 늘어난 7억6000만 달러라고 밝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비롯해 중국 상하이·선양 등 총 5개의 해외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인 농심은 일본·호주·베트남 등 해외 법인에서 최대 실적을 거뒀고, 중국 사업도 23% 성장하며 안정세를 이루고 있다. 특히 ‘신라면’은 글로벌 제품 대열에 합류할 정도로 인기가 고공행진 중인데 작년 해외매출 2억8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확실한 위상을 보여줬다.

삼양식품은 ‘불닭’ 시리즈 효과를 톡톡히 봤다. 작년 3분기까지 1542억 원의 수출 실적을 거뒀는데, 이중 60여 국에 수출 중인 ‘불닭’ 시리즈가 전체 87.5%(1349억 원)에 달했다.

특히 기존 아시아 지역에 머물던 것에서 영국 최대 유통업체 테스코를 비롯해 아스다와 모리슨 등 대형 마켓에 불닭 시리즈를 입점시키는 등 유럽 시장 진출 발판 마련은 물론 프랑스 현지 맞춤형으로 개발한 용기면 4종이 올 초 최대 식료품 업체 중 하나인 모노프릭스 입점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 삼양식품은 작년 ‘2억불 수출’을 달성하며 2년 연속 수출탑 수상’라는 식품 업계 최초의 금자탑을 세우기도 했다.

삼양식품은 현재 76개 이상에 수출하고 있으며, 그 중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전역에 수출하면서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팔도 도시락’은 러시아 국민 간식으로 통하며 작년에만 2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용기면 시장점유율 60%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팔도 도시락’은 현지인들이 열차 안에서 찾는 가장 특별한 제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 AC닐슨 판매수량 기준
* AC닐슨 판매수량 기준

국내에선 가정간편식 제품과의 경쟁하며 다양한 이색 제품이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다.

특히 기존 장수 제품을 리뉴얼한 제품과 이색적인 맛의 제품이 많았는데, 기존 제품의 탄탄한 수요층과 제품에 대한 높은 인지도로 신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인기 제품으로 성장하는 경우도 있었다. 게다가 짧은 주기로 변화하는 트렌드와 다양해진 소비자 취향을 사로잡기 위해 업계는 맛이나 식감 등에 변화를 주며 여러 가지 시도를 진행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삼양식품의 ‘까르보불닭볶음면’이다. 매운 크림파스타 맛을 살려 한정판매한 제품은 이 기간 월 평균 1200만개 이상이 팔릴 정도로 소비자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으며 정식 출시됐다.

또한 농심 ‘해물안성탕면’은 출시 70여 일 만에 2100만개가 판매될 정도로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팔도는 대표 용기면인 ‘왕뚜껑’의 봉지라면 버전 ‘더 왕뚜껑’을 출시했다.

그런가하면 오뚜기는 기존 라면시장에 없던 새로운 맛을 선보이며 주목을 끌었는데, ‘쇠고기미역국라면’은 출시 100여 일 만에 2000만개 판매를 돌파했고, 국내 최초 액상 치즈 소스가 들어있는 ‘리얼치즈라면’은 물론 카레 액상스프로 카레 본연의 맛을 살린 ‘오뚜기카레면’도 내놓았다.

‘해물안성탕면’ 등 리뉴얼·이색 제품 판매 신기록 양산
‘진짜쫄면’ 등 계절면 호황…용기면 7900억으로 36.5%

계절면 시장도 분주했다. 작년 3월 남북교류 문화사절단의 평양방북과 4월 정상회담 때 평양냉면이 화제의 음식으로 등장하자 전국에서 냉면열풍이 불었는데, 이 기간 농심 ‘둥지냉면’은 상반기에만 전년대비 40% 성장을 이어갔다.

또한 오뚜기는 ‘진짜쫄면’을 출시하며 계절면 시장 경쟁에 뛰어들어 출시 66일 만에 1000만개 판매를 넘어서며 작년 계절면 최대 히트 제품으로 꼽힌다.

계절면 절대강자 ‘팔도 비빔면’은 치열한 경쟁 사이에서도 점유율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팔도는 ‘팔도 비빔면’을 계절면에서 사계절 별미면으로 포지셔닝하기 위해 봄(봄꽃비빔면), 겨울(윈터에디션) 한정판 제품을 출시했고, 삼양식품은 한정판 제품 ‘중화비빔면’을 선보였다.

특히 작년 라면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용기면의 비약적인 성장세다. 1인가구의 증가로 편의점 채널이 높은 성장세를 이룬 것과 궤를 같이 한 것인데, 업계에선 간편하게 전자레인지로 조리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며 소비 트렌드에 부합했다.

그 결과 용기면 시장 규모는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11년 5400억 원에서 작년 7900억 원으로 성장했고, 전체 라면시장 비중도 2015년 32%에서 작년 36.5%까지 늘었다. 반면 라면시장은 2016년 2조400억 원, 2017년 1조9900억 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작년 시장 규모는 1조8000억 원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작년 사상 최대치의 해외 수출과 용기면 시장의 비약적인 성장이 돋보였던 라면 시장은 올해도 주력 제품을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 공략과 편의성을 살린 신제품 개발에 집중할 전망이다.
△작년 사상 최대치의 해외 수출과 용기면 시장의 비약적인 성장이 돋보였던 라면 시장은 올해도 주력 제품을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 공략과 편의성을 살린 신제품 개발에 집중할 전망이다.

올해 라면시장도 기존 파워브랜드의 맛과 형태를 바꾼 제품이 주를 이뤄 ‘익숙한 새로움’이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이며, 편의점족 공략을 위한 취식이 용이한 컵라면 제품 개발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해외 시장으로 뻗어나가려는 라면업계 노력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최대 실적을 기록한 농심은 올해 해외매출 목표를 전년 보다 16% 증가한 8억8500만 달러로 책정했다.

농심은 미국 시장 강화를 위해 올 초부터 LA 공장에 용기면 신규라인 가동에 들어가 생산량을 늘리며, 성장세를 타고 있는 미국 용기면 시장을 정조준 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라면시장은 연간 12억 달러 수준으로, 용기면과 봉지면의 시장 규모가 비슷하다. 미국은 전자레인지 식품 조리가 대중화돼 있기 때문에 간편하게 즐기는 용기면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오뚜기는 진라면 등 주력 브랜드를 중심으로 동남아 지역의 수출을 늘려나갈 계획이며, 삼양식품은 주요 수출국인 중국 및 동남아지역의 라면 소비율이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지속적인 시장 확대와 수출 제품의 다양화를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다. 이중 작년 6월 MOU를 체결한 베트남 유통업계 1위 ‘사이공 쿱’ 그룹과 적극적인 베트남 시장 공략에 나선다.

팔도는 올해와 동일하게 현장 중심 영업활동과 제품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방침인데,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창의적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고 신규 투자 및 신제품 출시로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각오다. 해외에선 거래선 확대와 마케팅 강화로 글로벌 시장 내 브랜드 입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