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어요·배째라…한국식 적당주의 미국선 안 통해-제이 리(Jay Lee)의 미국 통신(4)
몰랐어요·배째라…한국식 적당주의 미국선 안 통해-제이 리(Jay Lee)의 미국 통신(4)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9.01.28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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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 구타했다간 총 맞아 죽는 법치 사회
지자체 수출 사절단 둔감한 준법 의식에 아연
△이종찬 J&B Food Consulting 대표
△이종찬 J&B Food Consulting 대표

미국에 있다 보니 지자체별로 식품 수출 사절단을 데리고 오는 것을 많이 보았다. 미국 교민 장터에 지자체 특산물을 판매함과 동시에 수출 판로를 위해 많은 중소 식품 업체가 지자체 공무원과 함께 오고 있다.

최근 식품안전현대화법(FSMA) 발효로 외국 식품의 미국 진출이 까다로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고 되레 이런 법이 언제 생겼냐, 전에는 문제없이 수출했다, 우리는 안 해도 된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러 지자체의 수출 사절단 세미나에 필자가 강사로 초빙되어 미국 FDA 법규에 대한 설명을 할 때마다 반응이 시큰둥하다. 우리가 수출을 얼마나 한다고 그런 거 다 지키면서 하느냐는 식이다.

미국 법률은 엄격하다. 한국에서 일어나는 성폭력 범죄, 경찰관 구타 등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보면서 한국은 법 안지켜도 괜찮은 나라라는 생각도 든다. 미국은 성폭력, 특히 아동 성범죄에는 몇 백 년 형량을 부과할 정도로 매우 엄격하다.

경찰관 구타에는 처벌이 아니라 아예 경찰관의 총에 맞아 죽는 수가 허다하다. 미국에서 이민자로 살아온 나로서는 조그만 법규 하나 어길까봐 노심초사하는데 한국 중소기업의 법규에 대한 의식을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수출 판로 개척 전에 먼저 미국의 법규에 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새로 생긴 FSVP(해외 공급자 검증 제도)만 보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제품만 미국으로 들어올 수 있다. 이제는 몰랐어요 또는 괜찮아 등 막무가내 식의 자세는 허용되지 않는다.

물론 미국법도 소규모 업체에 대한 면제나 완화 규정이 있지만 그렇다고 문제 발생에 대해 책임을 면제해 주는 것이 아니라 신의성실의 의무(Due Diligence)를 다해야 한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유례 없이 많은 거짓말을 해 신뢰와 정직을 바탕으로 한 미국의 가치가 손상되고 있지만 아직도 정직을 바탕으로 한 사회이다. 미국 공장에서는 문서 하나만 조작해도 바로 해고되는 경우가 많다.

판례 중심 자율 책임…문제 발생 댄 처벌 엄격
수출 전 법령 검토부터…모를 땐 전문가 활용

미국 법은 한국 법과 달리 세세한 시행규칙까지 마련하는 법률 구조가 아니라 사례 중심, 판례 중심이라 법의 의도에 따라 개인이나 회사가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할 때가 많다. 또한 법규 준수에 대해 감시보다는 자율 책임의 성격이 강한 대신 문제가 생기면 처벌이 엄격하다. 한국은 세세한 규칙까지 만들어 그 법만 겨우 지킬 뿐 처벌은 미국보다 심하지 않은 것 같다.

법의 발효와 개정에 대한 최신 동향을 알고 적용하는 것은 업체의 책임이다. ‘몰랐어요’ 자세는 허용되지 않는다. 큰 업체는 사내에 관련 부서가 있어 전담하지만 작은 업체는 전문가나 정부 기관의 도움이 필요하다. 해외 수출이 많은 한국으로서는 외국의 법령에 대한 정보 제공 등이 우선되고 홍보되어야 한다. 한국 전문가들이 해외의 규정을 모르면 교포든 외국인이든 해외의 전문가를 활용해야 한다.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시대는 지났다. 법규 준수는 물론이고 한 단계 높은 식품 안전을 기할 때이다. 정부가 업체들을 감독하느라 기관의 규모를 무한정 늘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효율적인 유관 기관의 감독과 업체의 자율적 책임 및 권한 강화, 처벌 수위 강화 등으로 한 단계 선진화된 식품 업계의 발전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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