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산 ‘이베리코 돈육’ 10%는 가짜
스페인산 ‘이베리코 돈육’ 10%는 가짜
  • 황서영 기자
  • 승인 2019.01.2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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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모 조사…일반 사료 먹은 흰 돼지로 국내산보다 비싸
쿠팡·이마트 쇼핑몰 등 판매, 수입육 표시 기준 제정 필요

시중 판매되고 있는 이베리코 흑돼지 50개 중 10%인 5개는 흑돼지가 아닌 백색 돼지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소비자시민모임(이하 소시모)에서는 서울시내 음식점, 정육점, 대형마트 쇼핑몰,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고 있는 ‘이베리코 흑돼지’ 50점을 대상으로 모색 구분 유전자분석을 한 결과, 5개(10%)가 ‘이베리코 흑돼지’가 아닌 백색 돼지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사)소비자시민모임(이하 소시모)에서는 서울시내 음식점, 정육점, 대형마트 쇼핑몰,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고 있는 ‘이베리코 흑돼지’ 50점을 대상으로 모색 구분 유전자분석을 한 결과, 5개(10%)가 ‘이베리코 흑돼지’가 아닌 백색 돼지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사)소비자시민모임(김자혜 회장)은 2019년 1월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음식점 및 유통매장41곳(서울시내 음식점 24곳, 인터넷 쇼핑몰 8곳(대형마트 쇼핑몰 3곳 포함), 정육점 9곳)에서 ‘이베리코 흑돼지’로 판매하는 50점에 대해 모색 유전자 검사를 통한 흑돼지 여부 판별검사 및 가격, 표시광고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5개(10%)가 ‘이베리코 흑돼지’가 아닌 백색 돼지로 나타났다.

△소시모에서 제공한 이베리코 흑돼지 광고 내용
△소시모에서 제공한 이베리코 흑돼지 광고 내용

백색 돼지로 판별된 5점 중 3점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수거한 제품으로, 쿠팡에서 판매한 이베리코 베요타 목살 구이(제조 및 판매:(주)국제식품)와 리베리코 목살(다모아영농조합법인), 이마트 쇼핑몰에서 판매한 이베리코돈목살(제조원:(주)성림쓰리에이통상, 판매원:(주)동원홈푸드)이다. 또한 일반정육점에서는 경동시장 내 정육점에서 수거한 목살 1점과, 동대문 소재 음식점에서 수거한 1점이 ‘이베리코 흑돼지’가 아닌 백색 돼지로 나타났다.

△이베리코 흑돼지 모색 판별검사 결과 백색돼지로 판별된 제품
△이베리코 흑돼지 모색 판별검사 결과 백색돼지로 판별된 제품

이들 업체에서는 광고에서 ‘이베리코 흑돼지’를 “스페인 청정지역에서 도토리를 먹고 자란, 자연 방목 흑돼지”라고 광고하며 일반 돈육에 비해 비싼 가격에 판매 중이다.

이베리코 돼지 등급을 관리하고 있는 스페인 이베리코위원회의 등급 기준에 따르면 이베리코 흑돼지 등급 중 도토리를 먹여 방목하는 것은 최고 등급인 베요타와 그 다음 등급인 세보데캄보 뿐이고, 세보 등급은 도토리를 먹이거나 방목하여 키우지 않는다. 따라서 사육기간 내내 도토리를 먹여 방 사육한 것처럼 소비자에게 지나치게 부풀려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는 과장광고인 것.

또한 일부 음식점이나 인터넷쇼핑몰에서 ‘이베리코 흑돼지’에 대해 베요타(BELLOTA), 세보데캄보(Cebo de Campo), 세보(Cebo) 등급을 표시해 판매하고 있으나 해당 등급은 하몽(생햄)의 원료육을 위한 등급으로, 스페인 현지에서도 도축 후 하몽의 원료인 앞다리, 뒷다리살에 만 라벨을 표시해 관리하고 있고, 그 외 부위에 대한 등급 표시는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다.

가격도 이베리코 흑돼지 표시 여부와 등급별로 크게 차이가 났다. 대형마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스페인산 ‘이베리코 흑돼지’와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 비교 결과 스페인산 ‘이베리코 흑돼지’가 국내산 보다 1.3배 높게 나타났다. 특히 가격이 가장 비싼 제품은 ‘이베리코 흑돼지’ 중에서도 등급이 가장 높은 ‘베요타’였다. 

 
△인터넷 쇼핑몰 이베리코 흑돼지 판매가격
△인터넷 쇼핑몰 이베리코 흑돼지 판매가격

소시모 측은 “오늘 오전 식약처에 해당 사실을 전달했고, 적발 업체는 판매 중지를 진행 중이다. 판매업체들은 제조업체 및 수입업체가 제시한 근거로 판매 플랫폼만 제공한 사항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해당 품종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부족했다”라며 “스페인 현지 조사원이 추가 자료를 수집 중이며 정확한 사항을 판단해 향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번 조사결과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이베리코 흑돼지’ 중 일부가 가짜 ‘이베리코 흑돼지’로 둔갑판매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수입, 유통 단계에서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라며 “‘이베리코 흑돼지’의 등급에 대한 표시의 경우 명확한 근거를 확인하고 표시 광고할 수 있도록 수입육 및 축산물의 표시 광고에 대한 관련 기준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29일 대한한돈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가짜 이베리코 사태’가 소비자를 기만하고 건전한 대한민국 한돈산업을 파괴하는 ‘대국민 사기사건’이라며 소비자를 현혹하는 가짜 이베리코 돼지를 유통시킨 악덕 수입유통업체를 발본색원하고, 철저한 전수조사를 통해 관련자를 엄벌에 처할 것을 촉구했다.

협회는 정부에 가짜 이베리코 돼지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수입 돼지고기의 검역, 수입육 원산지 표시단속을 강화하고, 음식점, 유통업계 등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이베리코 돼지에 대해 전수조사를 통해 허위·과장 광고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막고, 생산자를 보호하는데 앞장설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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