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레시피 ‘밀키트’ 성장 궤도 오르나
준비된 레시피 ‘밀키트’ 성장 궤도 오르나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9.02.11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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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 초고속 성장에 한국야쿠르트·동원홈푸드 가세
CJ는 저울질…시장 불확실성에 식재료 신뢰 정착 안 돼

국내 ‘밀키트(Meal kit)’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소비자들이 장보고 손질하는 수고를 줄이면서도 요리하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포맷이 최근 소비 트렌드와 부합하기 때문이다.

밀키트는 배송된 제품을 열면 바로 조리가 가능하도록 손질을 끝낸 식재료와 양념이 세트로 구성돼 있는 제품을 뜻한다. 신선 식재료인 만큼 가공식품 형태의 가정간편식(HMR)보다는 더욱 건강한 느낌을 준다는 점 때문에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52시간 근무제 시행 등 ‘워라벨(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건강한 요리를 먹고 싶어도 시간·비용 등을 이유로 HMR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많은데, 밀키트는 그런 의미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가정간편식, 케어푸드와 함께 밀키트를 차세대 식품산업 성장동력으로 보고 투자가 한창이다.

△새벽배송을 도입하며 국내 식품 배송 전쟁의 포문을 연 마켓컬리는 오는 2020년 월 매출 10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벽배송을 도입하며 국내 식품 배송 전쟁의 포문을 연 마켓컬리는 오는 2020년 월 매출 10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장 두각을 보이는 곳은 새벽배송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마켓컬리’다. 지난 2015년 5월 식재료 전문 온라인 서비스를 론칭한 이후 차별화된 상품 판매, 배송 시스템 혁신, 철저한 CS 관리 등 유통 채널로서의 핵심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춰온 마켓컬리는 사업 초기 야채와 육류, 빵 위주로 구성했던 상품군은 반찬, 건강식품·바디케어 등 헬스·뷰티, 생활용품 등으로 대폭 확장해 5000종에 이른다.

매출은 2015년 29억 원에서 2016년 173억 원, 2017년 530억 원을 달성하며 연평균 300% 이상 성장률을 보이더니 작년에는 월 매출 150억 원을 넘기며 연 매출 1500억 원 이상을 올렸다는 것이 관련 업계 전망이다. 마켓컬리는 기세를 이어 오는 2020년 월 매출 1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한국야쿠르트와 동원홈푸드가 가장 적극적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2017년 7월 야쿠르트 아줌마를 필두로 구축한 ‘잇츠온’ 브랜드를 론칭하며 누적 매출 약 3000억 원을 올리고 있으며, 동원홈푸드는 가정간편식 전문 온라인몰 ‘더반찬’을 통해 밀키트 사업을 본격화했다. 동원홈푸드는 1월부터 수도권 새벽배송을 기존 주5일(화~토)에서 주6일(월~토)로 확대해 고객은 일요일 오전 6시까지 주말 동안 주문한 음식을 월요일 새벽에 집 앞으로 배송 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최근 자체 간편결제 시스템인 ‘더반찬페이’를 개발해 사이트에 도입했는데, 이는 온라인 반찬마켓 시장에서 최초의 시도로, 고객은 더반찬페이에 최초 신용카드 등록만 하면 결제 시 별도 정보입력 없이 비밀번호 입력만을 통해 간편하게 구매가 가능하다.

향후 동원홈푸드는 기존 밀키트 제품 판매 및 배송 수요가 증가할 경우 밀키트 제품 브랜드를 별도 론칭한다는 계획이다.

△동원홈푸드 ‘더반찬’ 직배송 차량이 새벽배송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동원홈푸드 ‘더반찬’ 직배송 차량이 새벽배송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CJ제일제당도 작년 하반기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CJ온마트를 통해 밀키트 새벽배송 시범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당초 1월 중 밀키트 브랜드 론칭이 예상됐으나 운영 및 맛·품질 면에서 좀 더 보완해야 된다는 내부 결정에 따라 론칭 시점은 미정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가공식품인 HMR 이미지가 강한 CJ제일제당이 신선 식재료 배송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소비자들이 쉽게 수용할 수 있을지 판단이 안 서고, 무엇보다 시장성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내부적으로도 선뜻 론칭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밀키트 자체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신규 투자에 대한 부분도 수반돼야 하는 만큼 무작정 달려들어 선점하는데 의미를 부여하는 것보다는 일단은 운영의 묘를 살리기 위한 노력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이 이처럼 고민하는 이유는 불확실한 시장성과 무관하지 않다. 배송 전쟁을 방불케 하며 여기저기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시장규모 자체가 파악이 안 될 정도로 태동기에 불과하다.

이는 식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한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는 국민들의 인식 문제와도 연관이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식품을 신뢰하지 않다보니 식품의 신선함을 직접 눈으로 보고 맛 본 뒤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게다가 대형마트 등이 주거 지역과 밀접하다보니 온라인 장보기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마켓컬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온라인 장보기를 기피하는 이유로 상품의 신선함을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이에 마켓컬리는 신선식품 입고에서부터 출고까지 가장 적정한 온도로 식품을 배송하는 ‘풀콜드체인 시스템’ 서비스에 가장 큰 공을 들였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밀키트 시장이 가장 활성화된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소비자들의 식품기업 신뢰도가 매우 높고, 식품기업들도 그에 맞춰 제품 신뢰 확보에 주력하다보니 쉽게 유통 채널에 안착했다”며 “국내 밀키트 시장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식품기업간 신뢰 확보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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