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풀무원, 건면 생산 2배 늘려 ‘전면전’
농심-풀무원, 건면 생산 2배 늘려 ‘전면전’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9.03.12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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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리 줄인 건강면 1400억대로 급성장…올해도 두 자릿수 신장할 듯

농심과 풀무원이 건면시장에서 진검 승부를 예고했다. 양사 모두 생산량을 2배 이상 늘리고 프로모션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해 최근 성장세인 건면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양사의 이 같은 행보는 건면시장이 전체 라면시장의 정체 속에도 용기면과 더불어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건면시장은 2015년 791억 원에서 2016년 1030억 원으로 증가하더니 작년에는 1410억 원을 돌파했다. 3년 새 78.2%가 증가했다.

이에 반해 전체 라면시장은 2017년 1조9957억 원에서 작년 2조323억 원으로, 지난 2013년 2조 원을 돌파하며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걷고 있다.

건면시장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최근 소비 트렌드인 ‘건강’과도 밀접하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높은 칼로리로 인해 라면이 부담스러웠지만 건면의 경우 비유탕면이다보니 기존 라면대비 100㎉ 이상 낮아 부담감을 줄였다. 실제 농심 ‘신라면건면’과 풀무원 ‘육칼’은 일반 라면의 약 70% 수준인 350Kcal(97g), 435kcal(120.9g)다.

게다가 건면은 면발과 국물이 기존 유탕면에 비해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 유탕면과 흡사한 맛과 식감을 내고 있다는 점도 성장세에 불을 지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건면 시장 규모는 약 1400억 원으로 전체 라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9%에 불과하지만 그동안 라면이 건강하지 않다는 인식 때문에 섭취를 꺼리던 주부와 젊은 여성 소비자까지 가세한다면 올해 10%대 이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라면 선진국인 일본의 경우 전체 라면시장 중 건면 비중이 2011년 5%에서 작년 25%로 성장할 만큼 각광을 받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건면 시장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심과 풀무원이 건면 생산라인 증설로 생산량을 2배로 늘리며 건면시장에서 피할 수 없는 한판승부를 예고했다. (사진=식품음료신문)
△농심과 풀무원이 건면 생산라인 증설로 생산량을 2배로 늘리며 건면시장에서 피할 수 없는 한판승부를 예고했다. (사진=식품음료신문)

농심 신라면 건면·냉면 등 10여 종 49% 차지
풀무원 ‘육칼’ 등 다양한 제품으로 시장 공략

현재 국내 건면시장은 농심과 풀무원 양강구도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점유율 면에선 농심이 49.4%로, 29.3%를 차지하고 있는 풀무원보다 앞서고 있다. 그 뒤를 오뚜기가 20% 점유율로 쫓고 있다.

농심의 현재 건면 제품은 후루룩국수, 둥지냉면, 스파게티 토마토, 스파게티 까르보나라, 새우탕면, 얼큰장칼국수, 드레싱누들, 멸치칼국수, 메밀소바, 신라면 건면 등 10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신라면Light’라는 프로젝트로 2년 간 연구개발해 만든 ‘신라면건면’은 깔끔한 신라면을 표방하며 출시 한 달만에 800만 개가 팔리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계속되는 주문에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농심은 이달부터 녹산공장에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 생산량이 하루 최대 21만개에서 43만개로 늘어났다. 기존 녹산공장에서 생산하던 멸치칼국수, 메밀소바 등 주요 건면 제품들은 구미공장에서 생산토록했다. 이에 따라 농심의 건면제품 생산량은 일일 160만 개에 달해 국내 최대 건면 생산량을 자랑한다.

농심 관계자는 “공급이 늘어나는 만큼 대형마트, 편의점 등의 판촉행사와 온라인 마케팅 등을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총 12개(육개장칼국수, 생라면 매운맛, 생라면 순한맛, 꼬게탕면, 돈코츠라멘, 매운맛돈코츠라멘, 쇼유라멘, 곰탕칼국수, 메밀냉소바, 탱탱비빔쫄면, 직화짜장, 튀기지않은 사리면)의 건면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풀무원도 비유탕 건면 브랜드 ‘생면식감’의 판매 확대를 위해 충북 음성라면공장의 생산라인을 일 17만개에서 37만개 생산규모로 증설했다. 농심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풀무원은 생산시설 증설과 함께 새롭게 획득한 건면제조 특허를 바탕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건면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신제품은 여름 시즌을 겨냥한 냉면이 될 가능성이 높다. 비유탕 건면에서 낼 수 있는 냉면 맛의 최대치를 구현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이미 작년 비유탕 건면 최초로 쫄면의 식감을 구현한 ‘생면식감 탱탱비빔쫄면’을 선보여 출시 보름 만에 100만 봉지를 판매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며 “독보적인 비유탕면 제조 기술과 특허, 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칼국수, 라멘, 쫄면, 냉면, 소바 등 라면 시장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면요리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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