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가정간편식 세계적 열풍②:유럽…유통업체가 다양한 PB제품 개발 시장 주도
[기획]가정간편식 세계적 열풍②:유럽…유통업체가 다양한 PB제품 개발 시장 주도
  • 황서영 기자
  • 승인 2019.03.20 01: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국, 이국적 메뉴 HMR로 제품화…1인당 소비 세계 1위
독일, 품목별 고른 분포…유럽 3대 시장으로 53억 불 규모
이탈리아, 에피타이저 등 냉장 간편식 큰 수요…샐러드 42% 차지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와 더불어 가정간편식 시장은 계속 성장해 왔다. 가정간편식 시장이 성장하는 이유는 국가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분명한 것은 이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다. 가정간편식(HMR)은 ‘시간 절약’ ‘맛’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식품 소비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의 가정간편식은 바쁜 현대인의 일상생활에서 빠르게 한 끼를 완성하는 도구인 동시에 맛과 영양까지 갖춘 식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인식되고 있으며, 합리적·경제적인 소비패턴에도 부합돼 식품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자, 미래세대의 식품으로까지 꾸준한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이와 같은 기대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어 향후 전 세계 가정간편식 시장은 다양한 연령층의 관심을 이끌 수 있는 차별화된 상품들이 각 식품업체들의 경쟁을 통해 더욱 다채롭게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시장의 몸집 또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본지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자료를 통해 세계 각국의 가정간편식 산업의 성장 배경과 유통경로, 소비자들의 반응과 시장 현황, 관련 정부 정책 등을 살펴보고 세계 식품 시장 속의 가정간편식 열풍을 알아보고자 했다. 또한 이를 통해 국내 식품업계에 줄 수 있는 시사점도 도출해 향후 국내 HMR 시장을 전망하는데 보탬이 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은 HMR 식품을 PB로 개발, 운영하는 대형 유통업체의 시장지배력이 확대돼 HMR 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Pixabay)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은 HMR 식품을 PB로 개발, 운영하는 대형 유통업체의 시장지배력이 확대돼 HMR 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Pixabay)

▨ 영국

간단식에서 고급화…유통업체 PB가 NB 보다 우세

◇산업 현황

역사적, 지리적으로 다른 유럽 국가들과 인접해 영국 소비자들은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들을 외식산업에서 경험할 수 있었고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해 대형 유통업체들은 이국적인 인기 외식 메뉴를 유통업체 자체브랜드 HMR 제품으로 개발해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영국에서 판매되는 국가별 HMR 상품이 10여 개국 이상으로, 특히 이탈리아 HMR 식품이 영국 전통음식을 제치고 가장 많이 판매, 소비되고 있으며 다음으로 인도 요리가 영국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국가의 음식이 HMR 제품으로 개발돼 판매되는 것은 개발업체들의 식품 개발 노력과 세계 음식을 손쉽게 경험하고 싶은 소비자의 욕구가 크게 작용했다.

2016년 기준 세계 HMR 시장은 약 723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1940억 달러로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2009년 미국이 한화 기준 17조로 1위를 차지했으나 소비자 1인당 최대 HMR 소비국은 영국이 1위를 차지해, HMR 시장이 가장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 중 하나다.

◇산업 성장 배경과 유통경로

영국의 HMR 시장의 주요 성장배경은 산업화에 따른 생활수준 향상, 핵가족화 또는 1인 가구 증가, 맞벌이 부부 증가, 전자레인지 및 냉장고 보급 등을 들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영국이 먹거리 문화에 있어 타 유럽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먹거리 문화의 부족이 이국적 먹거리에 대한 수요를 자극하고 있어 타 국가의 HMR 식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 결국 이러한 요인들이 영국 소비자의 소비행태에 영향을 줬으며 외식, 식품, 유통 산업의 성장 배경 주요인 중 하나가 됐다.

2015년 영국의 통계조사에 따르면 영국 성인의 30%가 일주일에 한번 이상 HMR 제품을 구매, 섭취하며 응답자의 97%가 최근 3개월간 HMR을 섭취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성별로 구분하면 여성이 37.1%, 남성이 45.2%로 나타났다. 세대별로는 거의 차이가 없었으며 자녀유무 등 인구통계학적 요소에 따라서도 유사했다. 다만 개인주의적 삶 등 라이프 스타일이 HMR 식품 소비를 촉진시키는 요소로 작용했으며, 해외 관광객 증가는 해외 식품과 이를 바탕으로 한 HMR 제품에 대한 다양한 욕구를 유발했다.

1990년대 영국의 HMR 식품 산업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르면서 한 끼 식사를 대체하는 저가의 간단식이란 이미지에서 점차 건강, 맛, 안전성을 고려한 프리미엄 시장으로 진화했다. HMR 공급업체들은 동일 상품에서도 가격별, 품질별, 보관방법별로 상품의 수직적, 수평적 차별화를 도모했다. HMR 공급업체는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다양한 HMR 식품 카테고리를 개발하고 있다. 소비자가 HMR 제품을 구매하는 유통채널 또한 대형 유통업체에서 편의점과 테이크아웃 전문점, 온라인 쇼핑몰까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영국 내에서 HMR 식품의 90% 이상이 대형 유통업체에 의해 판매되고 있다. 또한 납품받아 판매하기보다 유통업체들이 직접 식품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영국 소비자들도 제조업체 브랜드(NB)보다 유통업체 브랜드(PB)에 대해 더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다. HMR 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중 약 28%만이 NB를 구매하고 있으며 나머지 72%는 PB를 구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표준형 브랜드에 있어서는 PB 구매고객이 NB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나고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는 PB가 NB대비 약간의 우세를 보이고 있다.

이렇듯 대형 유통업체가 높은 PB 시장 점유율을 보이는 이유는 HMR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상품을 개발·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HMR 제품을 생산하는 NB업체가 있더라도 자체 유통망이 취약하기에 유통업체들은 HMR 시장에 적극적으로 선점, 주도 중이다. 이처럼 대형 유통업체들의 HMR 식품 개발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영국의 HMR 식품산업을 주도한다고 볼 수 있다.

◇관련 정책

영국 정부는 HMR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이를 진흥, 규제하기 위해 여러 정책 방안들을 발표했다. 특히 정부는 HMR의 건강 관련 정책 사항, 식품의 품질, 안전성 개선, 패키징에 의한 환련 관련 사항 등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영국의 심각한 사회문제인 비만을 줄이기 위해 HMR의 영양 정보를 표시할 때 칼로리, 지방, 포화지방, 설탕, 소금 등의 일일 섭취 권장량 기준에 따라 초록색(권장량보다 낮음), 노란색(권장량 수준), 빨간색(권장량보다 높음)으로 눈에 띄게 표시하도록 규정을 만들었다.

제조업체 또한 점점 증가하고 있는 건강, 영양, 편의성, 이국적인 식품에 대한 소비자 관심과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신제품 개발에 전념하고 있으며, 정부는 이러한 업체들의 노력이 국민 건강 정책에 부합하도록 연계, 정책을 개발하고 있다.


▨ 독일

상온보다 냉장·냉동 제품 선호…도시락 성장률 최고

◇산업 현황

독일은 유럽 국가 중에 영국, 프랑스와 더불어 유럽 HMR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등 시장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독일이 이렇게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이는 것은 다양한 음식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지역적 특색이 음식이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독일의 간편식 시장은 2014년에 약 34억 달러를 초과했으며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1.6%의 신장률을 보였다. 그러나 HMR 상품 소비규모에 있어 냉장 HMR 상품 카테고리를 제외하고 –0.8%의 감소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의 HMR 시장은 2018년 약 53억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며, 1인당 소비도 약 65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2017년 Canadean에 따르면 독일의 HMR 시장을 크게 도시락, 피자, 레디밀(Ready meal) 3개의 카테고리로 구분하고 있다. 도시락 카테고리는 온도와 보관방법에 따라 상온 도시락, 냉장 보관 도시락, 냉동 보관 도시락으로 분류된다. 최근 독일 시장에서 도시락의 성장률은 가장 선호하는 피자나 다른 HMR보다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피자는 독일 소비자가 가장 많이 소비하는 식품 품목 중 하나로 냉동과 냉장 피자로 구분되며 2016년 1000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냉동피자를 즐겨먹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41%로 냉동 HMR 빵과 더불어 냉동 피자가 간편식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냉동식품은 지속적인 시장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냉동 NB HMR 상품은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다. 반면 대형유통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PB 상품은 판매수량이나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2014년 3.5% 신장률을 기록했다. 대형 유통업체의 시장지배력 강화와 적극적인 PB 개발, 판매는 독일 HMR 시장이 제조업체보다는 유통업체에 의해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

2018년 식품 카테고리별 유통업체 브랜드 점유율을 보면 냉동식품이 55.2%를 점유하고 냉장식품이 54.1%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상온보관 상품은 43.1%로 냉장·냉동식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고 있다.

2015년 유럽의 냉동식품 소비시장에 있어 독일은 약 21%를 점유해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시장규모는 한화기준 약 11.2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2015년 연간 냉동식품에 지출한 소비자 평균 지출금액을 보면 영국 소비자가 약 17만원이고 독일 소비자가 약 14만원이다.

독일 HMR 시장은 어느 특정 카테고리에 상관없이 성장하고 있다. 나아가 근래에는 편리성을 추구하는 HMR 식품과 더불어 웰빙지향형, 프리미엄형 HMR 식품이 각광받고 있다.

◇산업 성장 배경과 유통경로

여성 인구의 사회 진출은 독일에서도 HMR 시장이 성장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됐다. 2010년 Moser 연구에 따르면 여성이 나이가 들수록 요리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가 하면 교육수준이 높은 남성일수록 간편식을 덜 구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독일 시장은 특이하게도 현재 유럽 시장에 강세를 보이고 있는 하드 디스카운트업체와 하이퍼마켓 업체가 유통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2015년 닐슨의 조사에 의하면 2014년 식품 시장의 42.9%를 하이퍼마켓 유통업체가 점유하고 38%를 하드디스카운트 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그 외에는 작은 슈퍼마켓들이 11.1%를 점유하고 나머지는 드럭스토어 업체가 8%를 보이고 있다.

하이퍼마켓 업태가 2008년 25.4%에서 2015년 25.5%로 미미하게 성장했으나 대형 슈퍼마켓은 13.7%에서 17.9%로 크게 신장했다. 반면에 디스카운트 스토어 업태는 38.5%에서 38.1% 소폭 감소했고, 중형 슈퍼마켓 업태는 10.3%에서 8.1%로, 소형 슈퍼마켓은 4.0%에서 2.0%로 현저하게 감소했다.

2015년에 영국과 프랑스의 디스카운트 스토어 업태 점유율은 9.6%와 9.4%를 보이고 있다. 이것에 비하면 독일의 디스카운트 업태의 점유율 38.1%는 상당히 높다. 하이퍼마켓, 대형 슈퍼마켓 그리고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의 신규점포 개점이 바로 중소형 슈퍼마켓의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드럭스토어는 2008년 1만3492개 점포에서 2015년 4349개로 상당히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유기농 식품과 간편식 등 다양한 상품구색을 보강해 매출액 점유율은 8.0%에서 8.4%로 소폭 증가했다.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유통업태별 점포수와 매출액 현황을 보면 독일의 식품 유통경로는 전통적 소형 슈퍼마켓에서 대형유통업체가 운영하는 하이퍼마켓, 슈퍼마켓, 디스카운트 스토어 채널로 이전되고 있다. HMR 산업 성장도 역시 유통업체의 영향력과 같다고 할 수 있다.

△2016년 업태별 점포 수 현황(자료=Nielsen)
△2016년 업태별 점포 수 현황(자료=Nielsen)
△2016년 업태별 매출액 점유율(단위: %) (자료=Nielsen)
△2016년 업태별 매출액 점유율(단위: %) (자료=Nielsen)

◇관련 정책

독일 정부는 HMR이라 해 별도의 특별한 정부 정책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일반 식품과 동일하게 관리하고 있다. EU의 식품관련 법규를 따르며 식품 안전성과 소비자 보호라는 측면에서 식품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식품 관련 관리 책임과 실행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으며, 소비자 보호는 중앙정부가 철저히 책임지고 현장 식품 안전성, 위험성 관리는 16개 지방정부가 하고 있다.

식품관련 법규는 230종에 달하며, 식품 표시기준, 패키징 기준 식품위생기준, 식품관련 알레르기 기준 등 다양하다. 이와 같은 철저한 식품안전성 고나련 제도가 협동조합 형태의 체인스토어 업체들로 하여금 PB의 HMR 개발을 소극적으로 만드는 요인일 수 있다.


▨ 이탈리아

제조 기술 발달로 냉동 피자 고성장…유통 업체도 가세

◇산업 현황

이탈리아 음식이 간편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에 비해 이탈리아 국내 HMR 시장은 그다지 성장하지 않았으며 소비자 선호도도 높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7년 시장조사에 의하면 이탈리아 간편식 시장이 3% 성장했다. 그 중 가장 두드러지게 성장한 HMR 중 하나가 냉동 피자인데 매출액과 판매 물량이 5% 성장했다. 냉동 피자의 경우 혁신적 제조기술 개발이 매출 증가의 주요인이다. 더 나아가 대형 유통업체들의 적극적인 판촉활동의 결과이기도 하다.

2015년 유로모니터에 의하면 이탈리아 HMRM 시장을 주도하는 상품 카테고리 중의 하나가 냉동 식품 간편식이다. 냉장 간편식과 냉동 피자 카테고리는 이탈리아 HMR 산업의 약 35%를 점유할 정도로 선호되는 간편식 중 하나다. 냉동 간편식 중에서도 피자, 미네스토로네, 리조토, 파스타, 라사냐 등은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건조 HMR은 일반적으로 유럽에서 덜 발달돼 있는데 이탈리에서는 더욱 찾아보기 힘든 상품이다. 건조 간편식을 찾는 독일 고객 수에 비하면 이탈리아는 10분의 1도 못 미친다. 냉장 간편식에 대해서는 상당한 수요를 가지고 있다. 냉장 간편식 상품 중에 소비자들은 냉장 애피타이저, 패스트, 샐러드 종류를 많이 구매하고 있다. 간편식으로서 샐러드는 HMR 시장에서 약 42%를 점유하고 냉장 간편식이 13.5%를 점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HMR 공급업체들이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해 기존에 보지 못했던 HMR 식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한 노력 중에 유기농 간편식 개발이 대표적인 예다.

2017년 HMR 시장은 대형 유통업체들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으로 과거에 비해 성장했으나 전체적인 HMR 식품의 평균 가격은 하락세였다. 이는 유통업체들의 강력한 가격 프로모션 영향으로, 고객들이 슈퍼마켓이나 하이퍼마켓에서 디스카운트 스토어 업태로 발길을 돌리면서 이러한 추세는 두드러졌다. 불경기로 소비자는 저가격지향으로 변화했고 이를 반영해 유통업계는 가격 할인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실시해 HMR의 평균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탈리아는 유럽의 선진국 중 유통업체 브랜드 식품 비중이 제일 낮은 국가다. 2010년 Foodlaert에 따르면 이탈리아 PB 판매 수량 점유율은 17%으로 이탈리아만의 특수한 유통구조로 PB 점유율이 낮다.

◇산업 성장 배경과 유통경로

이탈리아 소비자는 전통적으로 집에서 요리해 먹는 문화로 간편식 소비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다른 유럽국가들처럼 HMR 시장이 급성장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최근 젊은 소비자들은 간편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목격되고 있다. 조리 및 섭취 편의성과 더불어 불경기로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가성비를 고려해 이러한 소비 트렌드가 HMR 시장 성장에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간편식을 제조·공급하는 업체들은 보다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제조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용되는 식재료 등에 대해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신뢰도를 개선하고 있다. 소비자의 HMR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형성하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식품안전성 확보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철저한 품질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2014년 Nielsen and Kantar의 자료에 의하면 상위 3위 내 유통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주요 유럽국가 중 이탈리아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이 62.5%, 독일이 61%, 프랑스가 56%, 스페인이 38%을 보인 반면, 이탈리아는 36.1%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대형 유통업체의 저조한 시장 지배력이 HMR 산업 성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으로 이탈리아 정부는 중소상인을 보호하기 위해 1926년부터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유통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유통규제를 완화하지 않는 한 대형 유통업체의 성장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흥미로운 것은 이탈리아의 대형 유통업체가 다른 국가에서와 같이 민간 기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탈리아의 유통산업을 주도하는 대형 유통업체들은 협동조합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이탈리아 유통시장은 국내 자본의 유통업체가 80%를 점유하고 나머지는 외국 유통업체인 Auchan, Carrefour, Lidl, Despaar, Penny Market이 19.7%를 점유하고 있다. 2014년 상위 3위의 유통업체별 시장점유율을 보면 협동조합 형태의 Coop Italia가 15%, Conad가 11.7%, 볼런터리 체인인 Selex가 9.4%로 나타나고 있다.

점포 수 측면에서는 2010년 77만7375개였던 점포는 2014년 75만5045개로 감소했다. 현대화된 점포들이 1349개 감소한 것에 비해 소형의 전통적인 매장 수는 1만9971개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노점 점포는 2010년 17만845개에서 2015년 18만8274개로 증가했다. 2014년 4500㎡ 이상의 하이퍼마켓은 증가하기보다 2010년 대비 줄어들어 378개를 기록했다. 슈퍼마켓, 편의점 등 1500㎡ 미만의 점포는 현저하게 감소했다. 하지만 1500㎡ 이상 4500㎡ 미만의 슈퍼마켓은 2010년 1456개에서 2014년 1619개로 증가했다. 디스카우ㄴ트 배장도 2010년 4382개에서 2014년 4830개로 증가했다.

점포면적에 따른 시장점유율을 포면 대형점포가 전체 시장의 78%를 차지하고 있으며 400㎡ 미만의 점포가 22%를 점유하고 있어 타 국가에 비해 중소슈퍼가 잘 보호되고 있다. 하지만 유통업태별 시장점유율을 보면 전통적인 중소슈퍼가 2000년에 57.5%를 차지했으나 2014년에 39.2%로 급락했다. 반면에 대형 유통업체들의 점유율은 2000년에 19.6%에서 2014년 32.1%로 급증했다. 이러한 결과는 정부의 중소슈퍼 보호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는 현대화된 대형 유통업체 매장을 선호한다는 반증이다.

대형 유통업체 시장지배력이 높게 나타나는 국가들은 이 유통업체들이 자사 브랜드로 HMR 식품을 개발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자 노력해왔지만 이탈리아 유통산업 구조는 협동조합 형태를 띠므로 상품 개발에 다소 소극적이다. 그 결과 강력한 상품 통제력, 상품 구색관리 능력, PB 상품 개발 능력 부족으로 대형 유통업체가 공급하는 HMR 카테고리는 제한적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탈리아의 HMR 시장은 유통업체와 제조업체의 적극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성장하게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관련 정책

이탈리아도 EU의 식품 관련 정책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규제는 모든 지방 정부에 적용되고 있고 훈령은 지방 정부마다 조금씩 지방의 특색을 반영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식품들은 대부분 생산 규모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소규모 기업들에 의해 생산되고 있다. 2014년 6만5000개 식품 회사 가운데 90%가 종업원 9명 미만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이탈리아 정부는 음식물 쓰레기 관리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소비자는 연평균 100㎏의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해 국가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2016년 정부는 쓰레기 배출량을 줄인 식품 생산자들에게 세금 혜택 인센티브도 제공하고, 식품을 제조, 판매하는 유통업체는 판매되지 않은 식품에 대해 쉽게 기부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를 정비했다. 이러한 정부의 음식물 쓰레기 감소 정책은 HMR 식품 개발은 물론 산업성장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2017년에는 식품에 대한 원산지 표시 기준을 강화했다. 특히 식재료의 원산지 표시 기준을 강조하는데, 쌀을 사용한 식품과 파스타 종류는 원재료의 산지, 제조지역 등을 포장지에 표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식품 표시 기준에 있어 원산지 표시 기준을 원재료 또는 식품에 따라 차등적용하고 있으나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

영국과 독일, 그에 비해 미미하지만 이탈리아를 포함해서 보면, 명확한 것은 간편식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가정식 요리를 준비해 식사를 하는 이탈리아에서도 젊은 고객층은 간편식에 대해 우호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HMR 산업의 초기단계는 요리시간 부족, 전자제품 출현, 편리성 추구, 여성의 사회진출 등 다양한 요소로 인해 성장했다. 하지만 현재는 이 단계를 뛰어넘어 소비자가 다양한 종류의 HMR을 요구하고 있고 이러한 소비자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공급업체들은 고급화된 HMR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나아가 유통업체를 포함한 HMR 식품 공급업체가 간편식에 대한 고객 신뢰도를 개선하여 가격지향형 간편식에서 프리미엄형 간편식까지 HMR 시장을 적극 확장했다. 그에 따라 세계적으로 HMR 식품을 PB로 개발, 운영하는 대형 유통업체의 시장지배력이 확대돼 HMR 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