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가정간편식 세계적 열풍③:유럽…냉동피자 등 이탈리아 메뉴 인기, 소금·설탕·지방 규제
[기획]가정간편식 세계적 열풍③:유럽…냉동피자 등 이탈리아 메뉴 인기, 소금·설탕·지방 규제
  • 황서영 기자
  • 승인 2019.03.27 0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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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35% 1인 가구 HMR 성장 기반…영국 이어 2위
스페인, 간편식 선호 불구 프랑스의 절반…온라인 업체 배달도
덴마크, 인구 비해 규모 큰 8900억 시장…1인당 16.1㎏ 소비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와 더불어 가정간편식 시장은 계속 성장해 왔다. 가정간편식 시장이 성장하는 이유는 국가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분명한 것은 이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다. 가정간편식(HMR)은 ‘시간 절약’ ‘맛’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식품 소비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의 가정간편식은 바쁜 현대인의 일상생활에서 빠르게 한 끼를 완성하는 도구인 동시에 맛과 영양까지 갖춘 식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인식되고 있으며, 합리적·경제적인 소비패턴에도 부합돼 식품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자, 미래세대의 식품으로까지 꾸준한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이와 같은 기대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어 향후 전 세계 가정간편식 시장은 다양한 연령층의 관심을 이끌 수 있는 차별화된 상품들이 각 식품업체들의 경쟁을 통해 더욱 다채롭게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시장의 몸집 또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본지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자료를 통해 세계 각국의 가정간편식 산업의 성장 배경과 유통경로, 소비자들의 반응과 시장 현황, 관련 정부 정책 등을 살펴보고 세계 식품 시장 속의 가정간편식 열풍을 알아보고자 했다. 또한 이를 통해 국내 식품업계에 줄 수 있는 시사점도 도출해 향후 국내 HMR 시장을 전망하는데 보탬이 되고자 한다. <편집자 주>

△프랑스, 스페인, 덴마크에서는 건강지향, 웰빙의 식품 소비 트렌드에 따라 정부의 규제가 강화, HMR의 품질을 소비자로 하여금 신뢰할 수 있게 해 시장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사진=Pixabay)
△프랑스, 스페인, 덴마크에서는 건강지향, 웰빙의 식품 소비 트렌드에 따라 정부의 규제가 강화, HMR의 품질을 소비자로 하여금 신뢰할 수 있게 해 시장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사진=Pixabay)

▨ 프랑스

소비자 PB보다 NB 선호…제조업체가 시장 주도

◇산업 현황

프랑스에서는 1960년대 최초로 냉동 간편식이 등장한 이래로 HMR 식품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프랑스의 간편식 시장은 크게 상온 간편식, 냉장 간편식, 냉동 간편식, 샐러드 등으로 구성돼 있다.

2008년 냉장 간편식 시장규모는 약 13억 달러였으나 2012년에 17.8억 달러로 성장했고 2014년에는 20.7억 달러를 달성해 2008년부터 2014년까지 냉장 HMR은 약 59.5% 성장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간편식 시장에서 냉동 HMR이 52%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에서는 상대적으로 그 규모의 성장이 미미하다. 냉동 간편식 시장이 2008년에 상온보관 간편식 시장보다 규모면에서 작았으나 소비자들의 이탈리안 식품에 대한 선호도 상승으로 냉동 간편식인 냉동 피자의 인기가 상승 중이다. 하지만 유통업체들의 가격 경쟁으로 판매량은 증가하지만 매출액 증가율은 미미한 편이다.

냉동 냉장 간편식이 등장하기 전에 프랑스의 주요 간편식 시장은 포장 소재로 캔이나 단지류가 사용된 상온보관 HMR에 한정되며 상온보관 간편식 시장은 성장 한계에 이르러 식품업계에 혁신적인 상품개발이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프랑스 간편식 제조업체들도 상온보관 HMR에서 냉장 냉동 간편식으로 확대하고 있다.

유럽에서 간편식을 포함한 냉동식품 최대소비 국가는 영국으로 2015년도에 21%의 시장 점유율을 보였으며 독일이 다음으로 20%의 시장 점유율을 나타냈다. 반면 프랑스는 13%로 영국과 독일 소비자들에 비해 냉동식품 선호도가 낮게 조사됐다. 냉동식품 중 냉동 HMR 카테고리의 비중은 유럽 평균 28.3%를 보이는데 프랑스는 이보다 낮은 25.9%를 나타내고 있다. 2013년 유럽에서의 말고기 파문은 냉동 간편식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줘 매출액 감소로 직결됐으나 회복세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냉동식품 중 달지 않은 식품(Savoury food) 시장은 점차 축소되고 있다.

△유럽국가들의 냉동식품 점유율(단위: %)
△유럽국가들의 냉동식품 점유율(단위: %)

2018년 민텔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유럽의 5개국(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중 처음으로 영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2017년 5개 국가의 전체 간편식 시장 규모가 7조원 규모이며 그 중 영국이 독보적으로 시장점유율 42%를 차지하고 뒤를 이어 프랑스가 21%, 독일 20%, 이탈리아 9%, 스페인이 7%를 나타내 프랑스의 HMR 산업의 전망은 밝은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소비자의 수입에 대한 식품 지출은 1960년 35%를 보이고 2016년 20%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프랑스 소비자들은 구매 상품 종류에 있어 전통적으로 육류, 과일, 채소, 빵, 알코올음료 등을 선호했으나 이들의 구매량을 줄이고 HMR 식품 구매량을 늘리고 있다.

◇성장 배경과 유통 경로

프랑스도 다른 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사회 인구학적, 경제적 환경변화가 HMR 시장의 성장배경으로 작동하고 있다. 프랑스의 HMR 성장 배경으로 많은 학자들이 1인가구의 증가, 여성의 사회진출, 노동시간의 증가, 라이프 스타일 변화, 이혼가구의 증가,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의 증가, 젊은 세대의 편리성 추구, 이국적 음식에 대한 선호도 증가 등을 들고 있다.

2006년 프랑스의 1인가구 수는 전체 가구 수 중 25%를 보였는데 2011년에는 전체 세대 수 약 2740만 가구 중 9% 증가해 34%를 점유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2015년까지 지속돼 전체 약 2828만 가구 중 약 1002만 가구가 1인가구로 35.4%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프랑스는 노동시간을 주 35시간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노동시간의 증가 또한 HMR 소비를 촉진시키는 주요인 중의 하나다. 특히 일하는 여성 증가와 노동시간의 증가는 냉동 HMR 시장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아울러 프랑스 소비자들의 세계 음식에 대한 선호도 개선과 호기심은 HMR 제조업체들로 하여금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HMR로 개발, 판매하도록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중 이탈리아, 중국, 인도 요리는 HMR 시장에서 인기를 얻으며 성장 중이다.

프랑스의 HMR 산업현황을 이해하려면 간편식의 유통경로를 살펴봐야 한다. 프랑스의 유통경로를 논할 때 학자들은 보통 유통업태를 하이퍼마켓(2500㎡ 이상), 슈퍼마켓(400㎡-2500㎡), 하드디스카운트 스토어(독일과 유사한 작은 슈퍼마켓), 편의점, 백화점, 중소슈퍼 6개로 구분하고 있다.

프랑스는 1960년대 후반부터 전통적인 중소상인을 보호하기 위해 대형유통업체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규제해 다양한 유통규제를 개발하고 하이퍼마켓 업태를 규제해온 유일한 국가다. 그러나 프랑스의 유통채널은 대형유통업체들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으며, 프랑스의 Top 5 유통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2009년 65%에서 2018년 75%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2014년 유로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하이퍼마켓과 슈퍼마켓 업태가 이미 냉장 간편식 시장의 73.4%를 차지하고 건조 HMR 시장은 약 80%를 점유하고 있었다. 반면 중소슈퍼의 간편식 점유율은 약 4% 미만으로 극히 저조하다.

흥미로운 것은 영국이나 독일에서 대형 유통업체들이 냉장·냉동 간편식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에 비해 프랑스에서는 제조업체 브랜드(NB)가 주도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이 가격전쟁에서 살아남고자 가격지향형 PB 개발에 전념한 결과 유기농 및 프리미엄형 간편식 제품을 출시하더라도 소비자는 PB보다 NB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게 나타난다. 이는 프랑스 Top5 유통업체들이 시장 지배력이 강화된다고 하더라도 HMR 산업은 제조업체들에 의해 성장하고 있다고 봐도 무관하다.

△프랑스 유통업태별 점포 수 추이(단위: 개)
△프랑스 유통업태별 점포 수 추이(단위: 개)

◇관련 정책

프랑스는 기본적으로 EU 식품관련 법규를 준수하고 있으며 2013년 말고기 파동은 프랑스 정부의 식품 안전성에 경종을 울렸다. 말고기 파동은 간편식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줘 다음 해 HMR 시장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정부는 소비자들이 올바른 식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식품표시 기준을 강화했다.

프랑스 소비자는 식품을 구매할 때 건강에 해로운 것과 이로운 것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정부는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식품에 소금, 설탕, 지방 등을 최대한 적게 사용하도록 제조업체에 권장하고 있다. 나아가 식품 관련 환경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는 음식물 쓰레기 배출을 최대한 억제하는 캠페인에 집중하고 있다.

▨스페인

경제성보다 웰빙·편리…“가까운 슈퍼마켓서 구입” 58%

◇산업 현황

전통적으로 스페인 소비자는 HMR에 대해 품질과 맛을 의심하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근래 들어 식품 제조기술의 진보로 이러한 경향이 줄어들어 간편식 소비가 증가했다. 스페인은 영국, 프랑스, 독일에 이어 네 번째로 HMR 소비가 많은 나라이며 유럽 간편식 시장의 12%를 차지하고 있다.

2015년 유럽의 냉동식품 시장과 관련해 스페인은 소비규모 4위로 시장 점유율 6%를 보이는데 독일의 21%, 영국의 20%에 비하면 3분의 1도 안되고, 프랑스의 13%, 이탈리아의 12%에 비하면 2분의 1 수준이다.

나아가 2010년 대비 2015년 냉동식품 개인당 소비지출 규모가 유럽 국가에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스페인 소비시장은 변화가 없었다. 2014년 IRI Retail Database에 따르면 냉동 간편식 시장은 냉동식품 매출액 규모에서 시장 점유율 24.4%를 차지하고 있으며 약 7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2016년에는 스페인 소비자 1인당 HMR 식품 소비가 14.26을 돌파했으며, 이에 HMR 공급업체들은 혁신적인 기술 개발로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개발 및 판매에 집중했다.

특히 스페인에서는 이탈리아 음식이 가장 인기가 많다. 그 뒤를 이어 전통적인 스페인 요리 간편식이 많이 소비되고 있다. 최근 건강지향형 또는 유기농 HMR의 구매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소비자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제조업체는 물론 유통업체들이 다양한 HMR을 출시 중이다. 특히 유통업체들이 PB로 개발한 신선한 냉장 HMR 식품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나아가 간편식을 집 또는 사무실까지 배달하는 온라인 업체의 성장도 보이고 있다.

◇성장 배경과 유통 경로

스페인의 HMR 시장규모는 출퇴근 시간 증가, 젊은 세대들의 요리에 대한 번거로움 기피와 편리성 추구, 노동시간 증가, 1인 가구 수 증가, 여성의 경제적 활동 시간 증대, 맞벌이 증가 등으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 특히 남성의 요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남성들로 하여금 여성보다 간편식을 더 선호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1인가구의 증가는 무엇보다도 HMR 식품 구매를 촉진시키는 주요인 중의 하나이다.

소비자들 사이에 직접 전통시장이나 현대화된 유통채널에서 원재료를 사서 식사를 준비하는 것보다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인근 슈퍼마켓이나 하드디스카운트 스토아 또는 동네슈퍼에서 간편식을 사는 것이 똑똑한 구매라고 믿는 인식이 강화되고 있다. 나아가 식품 구매에 있어 경제적 관점보다 편리성과 웰빙을 우선시 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2017년 유로모니터 보고서에 의하면 스페인 Top 5 유통업체의 시장지배력은 43.3%로 1위업체인 Mercadona가 20.1%, 까르푸가 7.7%, Dia가 6.5%, Auchan가 4.8%, Eroski가 4.2%를 보이고 있다.

2017년 칸타월드패널에 따르면 현대적인 소매전문점이 스페인 유통 시장의 26.5%를 점유하고 있으며 하드디스카운트 업태인 Aldi, Dia, Lidl은 전년대비 1% 신장한 36.2%를 기록했다. 반면 하이퍼마켓 업태는 2016년 13.6%에서 소폭 감소해 13.3%를 차지하고 있어 유일하게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의 식품 신선도와 품질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며 하이퍼마켓 채널보다 근거리에 있는 유통업태(슈퍼마켓 등 전통적 유통채널)가 2008년 51% 시장점유율에서 2014년 58%로 성장했다.

ACNielsen 자료에 의하면 스페인의 2005년 PB 시장 점유율은 26%로 조사됐지만 약 10여 년 후 2016년에는 영국의 52.5%에 이어 42.6%로 2위를 차지했다. 2005년과 2016년 사이에 상위 유통업체의 시장지배력 정도에는 큰 차이가 없으나 유통업체들의 PB 시장 점유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냉동식품 카테고리에서 PB 시장 점유율은 2014년에 57.9%를 차지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들의 적극적인 PB 개발과 프로모션 덕분에 편리성을 추구하는 HMR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었다. 스페인 유통업계의 1위 업체인 Mercadona는 PB로 간편식을 적극적으로 개발 판매해 HMR 식품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네슬레를 제치고 스페인 HMR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2017년 한 연구기관에 따르면 스페인 소비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구매하는 냉장 냉동 간편식 브랜드는 유통업체들이 개발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 유통업태별 점포 수 추이(단위: 개)
△스페인 유통업태별 점포 수 추이(단위: 개)

◇관련 정책

스페인 정부는 국민의 식품안전과 건강한 식사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스페인은 유럽연합의 회원국가로 EU의 규제를 따르고 있으며, 근래 스페인 정부의 최대 관심사는 식품의 안전성 확보, 국민의 비만이슈,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이다.

다양한 식품 안전성 문제로 스페인 정부는 식품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HMR 식품 또한 중요한 관리 대상 중 하나이다. 따라서 HMR 제조업체들은 정부가 권장하는 설탕, 소금, 지방 등의 함유량 기준을 참고해야 한다. 또 스페인 소비자들이 식품구매에 있어 바르게 선택하도록 식품표시기준도 강화하고 있다.

▨덴마크

다양한 메뉴 중 샐러드 고성장…세심한 가격 전략 필요

◇산업 현황

덴마크의 HMR 시장 규모는 한국보다 인구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2018년 한국의 HMR 시장이 약 2조1826억 원으로 추정되는데 반해 덴마크는 약 8900억 원을 기록하며 2021년까지 연간 2.2%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덴마크 소비자의 평균 HMR 식품 소비규모는 2018년 16.1kg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에서도 근래 들어 냉동피자의 성장이 가파르다. 냉동피자의 대표업체인 DR Oetker는 적극적인 TV 광고와 빈번한 신제품 출시로 덴마크의 냉동 피자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2014년에 피자 카테고리는 소비자가 선호하는 HMR 식품의 하나로 계속 성장해 간편식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28.8%를 기록했다.

또한 덴마크 소비자의 건강 지향형 소비 패턴에 힘입어 유통업체 브랜드(PB) 상품인 샐러드의 매출신장이 돋보인다. 건강 지향형 인식과 편리성 추구로 개발된 간편식 샐러드는 품질과 제품혁신으로 Coop Denmark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시장 성장률 측면에서도 간편식 샐러드는 2011년 4% 신장에 2014년에는 10%의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편 덴마크에서는 정부의 각종 규제로 유통업체가 간편식 시장에 쉽게 참여할 수 없다. 국민의 건강을 생각하는 각종 규제는 식품 제조 노하우가 부족한 유통업체에게 HMR 시장의 진입장벽으로 작동되고 있어 유통업체가 아닌 제조업체가 HMR 시장을 주도할 수밖에 없다.

덴마크의 HMR 시장을 주도하는 Tulip Food 회사는 2010년에 덴마크 HMR 시장에서 18%의 점유율을 보이고 2014년에는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시장 내 1위 주자로 17%의 시장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으며, 덴마크 전통 요리의 HMR 개발뿐만 아니라 중국 등 세계 유명한 나라의 음식을 간편식으로 개발·판매하고 있다. 유니레버의 ‘Knorr’ 또한 덴마크 소비자가 선호하는 2위 브랜드업체로 다양한 카테고리를 HMR로 출시하고 있다.

◇성장 배경과 유통 경로

덴마크 소비자들은 가정 내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시간을 가장 많이 들이는 번거로운 가사일 중에 하나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덴마크 소비자들의 시간사용에 대한 요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HMR 산업의 성장 동력으로 작동되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의 삶의 스타일을 분석하고 대응하고자 하는 대형유통업체들의 다양한 노력과 간편식을 공급하는 업체들의 마케팅은 덴마크 소비자의 식습관에 변화를 초래, HMR 식품 소비를 부추기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아울러 간편식이 식생활에 편리성을 제공하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긍정적 인식이 덴마크 HMR 시장의 성장배경 중 하나이다.

1인 가구와 2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도 덴마크의 HMR 시장이 성장하는 주요 배경 중 하나다. 결혼연기나 회피, 이혼가구 증가 등으로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2018년 1월 덴마크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570만명 중 혼자 사는 인구가 이미 102만명을 넘어섰다. 2018년 1월 기준 남성 1인가구는 51만2552명이며 여성 1인가구는 남성보다 훨씬 많은 67만6468명이다. 2인가구수는 90만5628명에 달한다.

덴마크의 한 연구기관에 따르면 소비자가 가족을 위해 구매하는 피자가격이 한화 약 5만1000원~6만8000원 수준이면 쉽게 수긍하지만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HMR 가격이 이러한 가격의 반만 되어도 비싸게 느낀다고 한다. 다시 말해 덴마크 소비자는 HMR 가격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업체들의 세심한 가격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유럽의 선진 국가들처럼 덴마크도 2017년 상위 5개 유통업체의 시장지배력은 95.4%로 조사되었다. 덴마크의 상위 유통업체의 시장 지배력은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다르게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상위 2개 업체인 Coop와 Dansk Supermarked의 시장점유율만 봐도 70.3%로 압도적이다. 상위 유통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이 높게 나타나는 국가일수록 공통적으로 HMR 식품의 유통경로를 좌지우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추세는 덴마크 시장에서도 확인됐다.

2014년 HMR 식품 유통경로에 있어 앞의 두 채널은 전체 식품시장의 점유율보다 더 높은 67.1%를 보이며 편의점이 24.1%의 점유율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HMR 시장의 91.2%의 점유율을 보이는 현대화된 유통채널이 덴마크의 전통적인 채널을 압도적으로 능가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덴마크의 도시화에 기인한 소비자의 쇼핑패턴 변화와 일치한다.

또한 하이퍼마켓, 슈퍼마켓, 디스카운트 스토아, 편의점이 전체 식품시장에서 77.7%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는 반면에 HMR 식품시장에서 91.2%를 차지한다고 하는 것은 덴마크 소비자가 HMR 식품을 구매할 때 전통적 채널보다 현대화된 유통채널을 더욱 신뢰한다는 결과이다.

반면 덴마크 HMR 제조 시장에서 유통업체 PB의 점유율은 NB에 한참 못 미치는 8.2%에 불과하다. 덴마크의 경우 HMR의 유통경로가 대형유통업체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HMR 제조 시장은 유통업체가 아닌 제조업체(NB) 위주로 성장하고 있다. 간편식 전체 시장에서 NB가 91.8%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는 가운데, 유통업체들은 도시락 시장에서 13.5% 점유율을 보이고 뒤를 이어 피자시장에서 10.8%, 나머지 시장에서 6.8%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어 제조시장 진출에는 아직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덴마크 유통업체 시장 점유율(단위: %)
△덴마크 유통업체 시장 점유율(단위: %)

◇관련 정책

식품 안전성과 관련해 덴마크 정부는 EU 기준보다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또한 덴마크 정부는 소비자의 웰빙 지향형 소비패턴을 식품 정책에 적극 반영해 2011년에 세계에서 최초로 국민의 비만을 억제하고자 음식에 들어가는 지방성분에 세금을 책정하기 시작했다. HMR 생산업체들도 식품 개발 시 예외 없이 이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또한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2011년부터 나트륨이 건강에 얼마나 해로운지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식품소비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러한 추세는 정부가 HMR 식품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결국 HMR 식품에 포함되는 나트륨 양을 분석해 소금성분의 최대 함유량을 법적으로 제한하기에 이르렀다. HMR 식품 제조업체들은 간편식 1인분에 나트륨이 3.5g을 넘지 않도록 법적으로 제한했다. 이러한 덴마크 정부의 국민건강 보호를 위한 각종 정책은 소비자들이 HMR의 품질을 신뢰하도록 해 시장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아울러 덴마크 정부는 음식물 쓰레기와 전쟁을 선포하고 최초 생산자부터 포장재 생산업체, 음식물 제조업체, 최종 소비자까지의 과정을 분석해 음식물 쓰레기 배출 억제 정책을 전개했다. HMR 제조업체들도 정부의 이러한 규제를 바탕으로 최종소비자가 간편식 식품을 소비 후 최소한의 쓰레기가 배출되도록 제품을 디자인해야 한다.

▨결론

인구의 감소 또는 인구규모에 상관없이 현대인들의 삶은 바빠지고 있고 바쁜 삶으로 가정 내에서 많은 시간을 들여 식사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은 또 다른 스트레스로 다가오면서 소비자가 직접 요리에 참여하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학계 및 업계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결혼 연기, 비혼, 무자녀 부부증가, 이혼가구 증가, 여성의 경제적 활동 증가, 1인가구의 증가는 가정 내 요리 문화에 많은 변화를 초래했고 앞으로 다시 전통적 식사문화로 회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관하다고 보고 있다. 앞선 여러 나라들의 예시에서 보듯이 이러한 현상은 어느 특정 나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세계의 모든 국가에서 보이는 소비 트렌드이다. 이러한 식사문화의 변화는 가정 내 식사준비를 점점 멀리하게 돼 결국 이 자리는 HMR 식품 산업에 의해 대체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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