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치 영양성분·나트륨 함량 일률적 잣대 유감
[기고]김치 영양성분·나트륨 함량 일률적 잣대 유감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9.03.25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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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신동화 명예교수(전북대학교,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신동화 명예교수(전북대학교,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김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발효식품이면서 식탁에서 한 끼도 빠지지 않는, 사랑받는 중요한 반찬이다. 더욱 건강식품으로 세계에 알려지면서 수출도 1억불에 이를 정도로 효자상품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매출액도 1조4천억(2017)에 이르러 원료생산자 농민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이런 관심 때문에 김치에 대하여 소비자나 관련단체 그리고 학계에서도 여러 의견이 나온다. 한 때는 소금 덜 먹기 운동에서 소금을 많이 먹게 하는 주범이 김치나 장류라고 하여 덜 먹기 운동까지 벌린 사례가 있었다. 한쪽에서는 고유한 한국 전통발효식품으로, 맛은 물론 기능성과 함께 세계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우수건강식품으로 선전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건강에, 소금문제로 다른 의견을 내어 소비자에게 혼란을 일이키도 한다. 물론 소금의 과다섭취는 결코 좋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소금의 적정섭취량은 식습관, 인종 간에 큰 차이가 있어, 단순 비교하기가 어려운 양면성이 있는 필수성분이다. 김치 중 소금함량은 소금함량 그 자체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 적정 발효 조건을 맞춰, 젖산균이 선택적으로 증식하는 조건을 만들어 줌으로서 위해 미생물의 증식을 막아 안전한 발효식품이 만들어지게 하는 일등 공신이다. 특히 식품에서 기본이 되는 짠맛을 주고 저장기간을 연장시키는데 주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우리 몸의 생리기능을 유지하는데 절대 필요한 염분을 공급하는 급원이 되고 있다.

한 소비자 단체에서 조사 보고한 결과에 의하면 김치의 영양표시 미흡과 나트륨함량이 크게 차이 나며, 100g 기준으로 일일 섭취허용량의 28.5%를 차지, 과다하다는 의견을 냈다. 현재 유통되는 김치에 대한 의미 있는 조사 보고서로 도움이 된다고 여겨지나 김치의 특성상을 잘 이해하고 어려운 점을 파악하여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고 여겨진다. 이런 의미에서 몇 가지 점은 앞으로 더욱 검토되고 의견을 모아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영양표시제이다. 우리 모두 알고 있듯 김치는 주재료가 배추와 무이며 여기에 고춧가루, 젓갈, 마늘 등 다양한 향신조미료가 들어간다. 제조업체에 따라서는 10여종에서 30여 가지 부재료가 들어간다. 제조회사별로도 제품을 특화하기 위하여 원부재료 조합과 조성을 다르게 한다. 더욱 어려운 것은 주재료인 배추이다. 품종에 따라서 성분이 다르고 생산시기, 지역, 숙도, 심지어 한 밭에서도 자라는 위치에 따라 성분이 다르다. 고추 등 향신료도 비슷하다. 이런 이유로 사용되는 모든 농산물이나 이를 이용하여 제조한 제품의 영양성분을 정확히 표기하기는 실로 어렵다. 한 시점에서 분석은 가능하자만 수시로 변하는 원부재료와 조합, 그리고 시간 경과에 따라 변화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포장지에 일단 영양성분을 표기하면, 제시된 함량에 맞지 않으면 표시위반이 된다.

당일 생산되는 제품도 원료나 절임조건, 발효상태에 따라 소금농도와 영양성분의 차이는 날 수 밖에 없는데 이를 일괄해서 표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또한 김치는 살아있는 식품이다. 발효에 관여하는 미생물은 계속 활동하여 김치의 젖산균 량과 비타민 등 함유된 성분을 변화시키고 있다. 과연 어느 시점에서 그 제품의 영양성분을 분석, 표기해야 할 것인가?

완전한 살균제품이 아닌 경우 저장 유통 중 변화는 불가피 하므로 김치나 전통장류와 같은 발효식품은 영양표시에 신중해야하고 제한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어느 한 시점에서 분석한 결과가 지속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김치나트륨 함량을 100g기준으로 일일섭취량을 계산하는 것은 실제 개개인이 먹을 양을 감안하지 않은 과도한 표면이다. 우리나라 일인 일일 섭취량은 100g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사람에 따라 크게 차이난다.

김치는 장류와 같은 발효식품으로 영양표시나 나트륨 함량표시는 특성을 감안하여 종합적으로 판단, 결정해야 소비자를 보호하고, 생산업체의 사업의지에 손상을 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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