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식 학생에 ‘쌀 간편식’ 제공 방안 긴요
결식 학생에 ‘쌀 간편식’ 제공 방안 긴요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9.03.2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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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 건강·학습 능력 높이고 쌀 소비 늘려 일석이조
박주현 의원-농식품부 주최 ‘아침 급식 확대 방안’ 토론회

갈수록 아침밥 결식률이 높아지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아침급식을 도입하고 간편하게 소비할 수 있도록 쌀을 이용한 간편식 개발 및 정부 지원이 수반돼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 아침식사 결식률은 초등학생 10%, 중·고등학생 34.6%에 달한다. 이러한 청소년기 아침결식은 학습능력 저하뿐 아니라 성장기에 불균형적인 패스트푸드 섭취 빈도가 높아져 비만률 증가에 따른 사회적 비용 증가로까지 우려되고 있다. 실제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2005년 3조400억 원에서 작년 11조4679억 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아침급식을 도입해 쌀을 이용한 다양한 쌀 간편식을 개발해 제공한다면 미래세대인 우리 아이들의 건강은 물론 쌀 소비 촉진까지 이어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 박주현 의원, 위성곤 의원, 신명식 농정원장 등 내빈들이 청소년기 결식률을 줄이기 위해 쌀을 이용한 간편식으로 아침급식 확대를 다짐하고 있다.(사진=식품음료신문)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 박주현 의원, 위성곤 의원, 신명식 농정원장 등 내빈들이 청소년기 결식률을 줄이기 위해 쌀을 이용한 간편식으로 아침급식 확대를 다짐하고 있다.(사진=식품음료신문)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박주현 민주평화당 의원·농식품부 공동 주최로 열린 ‘아침 결식률 감소·쌀 소비와 연계한 학생 아침급식 확대 방안’ 토론회에서는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청소년기 아침밥 먹기와 바른 식습관 형성으로 건강증진 및 학업집중도 향상, 우리 쌀 소비확대까지 기여할 수 있는 학생 아침급식 확대방안에 대해 모색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정해랑 정책위원
△정해랑 정책위원

정해랑 식생활교육국민네트워크 정책위원은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선진국들은 오래 전부터 학생들의 아침밥 먹기 캠페인을 전개하며 학생들 건강 증진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가 주축이 돼 사업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에 따르면 미국은 1966년부터 아침급식을 시작해 현재 관련 예산만 5조 원가량이 사용되고 있으며, 2015년부터 ‘학교 푸드플랜’을 시행 중인 영국은 2020년까지 1700여 개 학교에 아침밥 클럽을 제공할 계획이다. 캐나다 역시 민관이 함께 참여해 식생활지침을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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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위원은 “청소년들이 아침식사를 거르는 이유는 늦잠과 식사시간 부족, 입맛 없음, 아침식사의 중요성 인식 부족 등이다. 이를 아침급식으로 영양만점 쌀을 이용한 간편식을 제공한다면 학습능력 향상은 물론 장기적으로 비만 위험 감소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은 국내 쌀 가공식품 종류가 많지만 정작 아이들이 아침에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식품은 찾기가 어려운 만큼 아이들의 영양섭취 기준 및 실태를 반영한 간편식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아침 간편식은 △바로 섭취 가능한 것 △단순가열 후 섭취하는 것 △간단한 조리가 필요한 것 또는 현장에서 식재료를 이용해 단순조리 과정을 거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 정 위원은 주장이다.

정 위원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아침 간편식 영양기준에 맞는 농산물 가공식품 개발을 독려하고, 정부에서 이를 구매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식생활교육지원법 개정안 등 법적 근거 규정을 마련해 지자체에서 청소년기 건강한 아침 식습관 개선과 올바른 식생활을 자발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아침 간편식을 제공하는 사업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부분 패널들은 아침급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반면 영양교사는 가정 내 아침밥 먹기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이 보다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사진=식품음료신문)
△대부분 패널들은 아침급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반면 영양교사는 가정 내 아침밥 먹기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이 보다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사진=식품음료신문)

송윤주 가톨릭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2009년부터 8개 학교 47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 아침밥클럽을 운영해 왔다. 참여 학생 81%가 만족했고, 학부모도 77% 이상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침밥클럽 운영 자체가 아침밥 섭취를 유도하는 캠페인으로 발전할 수 있는 만큼 학교 내 고유 프로그램을 정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완석 경기도청 식량산업팀장은 “경기도는 고품질 경기미를 이용한 쌀 간편식을 개발해 아침을 거르는 초등학생들에게 제공함으로써 농산물 소비 촉진 및 아이들 건강증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며 “작년 2억1200만 원 예산을 들여 19개 시·군 54개교 2533명을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가공업체와 조율해 삼각김밥, 샌드위치, 피자, 빵, 식혜 등 총 7가지 메뉴의 간편식을 주 2회 제공, 어릴 때부터 아침식사 및 쌀 소비 습관 형성을 위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는 예산을 4억5000만 원으로 늘려 초등학교 3000여 명에게 총 50회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옥자 서울대치초교 영양교사는 “현재 중식에 중점을 두고 있는 전통적인 학교급식에서 아침급식 도입에는 너무나 큰 난제들이 많아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 유·무상 문제부터, 전통식과 간편식의 고민 등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박주현 의원
△박주현 의원

김 교사는 “급식이라는 것은 단어 자체에 단체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인성교육의 출발점인 가정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 가족과의 식사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 유대감을 형성하는 동시에 인성을 키워나갈 수 있는 ‘밥상머리 교육’으로서의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며 “쌀 소비 확대를 위해 아침급식을 도입하는 것보다는 가정 내에서 아침밥 먹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쌀 소비 확대 및 가족의 기능 강화 등의 긍정적인 효과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주현 의원은 “정부는 쌀 관련 농정에 있어 쌀 공급 억제가 아닌 쌀 소비 확대라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쌀 소비촉진을 통해 국민건강과 논의 생태적 보존, 농가소득 양극화 해소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 아침급식 확대에 대한 올바른 솔루션을 함께 만들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개호 장관 “간편식 시범 사업”…박주현 의원 “국회 지원”
“학교급식상 난제 많아…집에서 아침 먹기가 효과적” 반대도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은 “농식품부는 지난 2013년부터 958개 학교, 56만6000여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식습관 교육사업을 전개하면서 급식과 쌀가공식품을 간편식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특히 아이들의 바른 식습관을 위해 아침밥 먹기 캠페인과 쌀을 주제로 하는 교육 교재를 제작해 쌀의 중요성, 아침밥 먹기 필요성 등을 지속적으로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아침에 밥 먹을 시간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만큼 올해는 전국 15개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쌀로 만든 아침간편식 제공 시범사업과 쌀 중심 식습관 교육·홍보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 장기적으로는 유아기, 아동기 등 청소년기 전 연령으로 아침급식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면서 시범사업을 통해 도출된 결과를 토대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질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장관은 “토론회를 계기로 청소년기 아침밥 먹기와 바른 식습관 형성을 통한 건강증진, 우리 쌀 소비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더욱 효율적인 학생 아침급식 확대방안이 모색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농식품부 역시 논의된 학생 아침급식 지원방안은 정책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며, 교육부 등 관련부처와 지자체 등과 상호 협력해 나가는 등 더욱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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