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시세 하락, 식품 가격에 반영 안 돼
국제 곡물시세 하락, 식품 가격에 반영 안 돼
  • 황서영 기자
  • 승인 2019.03.27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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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맥·설탕·대두 등 7년간 48~21% 하락 불구 소비자 가격은 찔끔
소비자단체협의회 조사

우리나라는 식량자급률이 낮아 쌀을 제외하고 소비되는 1, 2차 가공식품의 원재료 대부분은 국제 곡물(소맥, 원당, 대두 등)을 사용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 곡물 가격의 가격 하락 혜택이 가공식품의 최종 소비자가격에 제대로 반영이 안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주경순) 물가감시센터는 지난 8년간 국제 곡물 가격과 국내 수입 가격, 1차·2차 가공식품의 출고가 및 최종 소비자가격의 추이를 비교해 가공식품 물가의 변동 현황을 살펴본 결과, 국제 소맥·원당·대두 가격 변동이 수입가격과 출고가격 하락에는 다소 영향을 미쳤지만 최종 소비자가격에는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어 원재료 가격하락에 대한 혜택을 거의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11년 대비 2018년 3분기 국제곡물 가격 추이(자료=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2011년 대비 2018년 3분기 국제곡물 가격 추이(자료=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2011년 대비 2018년 3분기 기준 국제 소맥 가격은 30.7% 하락했고 국내·외 시차와 국내 소맥 수입 주요업체의 운반비, 관세 등 부대비용의 차이 등이 반영, 수입가격은 32.2% 하락해 대체적으로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그러나 1차 가공식품인 밀가루 출고가격은 14% 하락에 그치더니 최종 소비자가격은 오히려 1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탕 역시 주원료인 국제 원당 가격은 동기간에 55.1% 하락했고 수입가격도 48.8% 하락해 비슷한 추이를 보였지만, 1차 가공식품인 설탕 출고가격은 34.8% 하락에 그치고 최종 소비자가격은 3% 하락에 불과했다. 대두의 경우도 국제 대두 가격은 28.6% 하락했고 대두 수입가격은 21.9% 하락했으나, 대두유 출고가격은 19.3% 하락에 그쳤으며 가공식품인 콩기름, 식용유 등의 최종 소비자가격은 3.1% 하락에 불과했다.

△(자료=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자료=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매출의 90% 이상 소맥을 이용하는 크라운·해태제과, 농심, 삼양식품의 재무제표에서 매출액은 하락하거나 그대로인 반면 영업이익은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어 이러한 문제점이 더욱 잘 드러난다는 것이 소비자단체협의회의 설명이다.

크라운·해태제과의 매출원가율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하락하다가 2016년부터 조금씩 상승해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해태제과의 매출액은 2015년에 전년 대비 15.9% 증가한 후 큰 변동이 없이 유지됐지만, 영업이익률은 6.0%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농심의 매출원가율은 하락했으나 영업이익률은 2015년만 5.6%이고 3~4%대를 유지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국제 곡물 가격 추이와 비슷하게 매출원가율이 2012년 79.4%에서 2018년 74.6%로 4.8%p 감소했으나 2016년 스낵가격 인상과 2017년 12개 라면 가격 평균을 5.4% 인상해 2~3%대였던 영업이익률은 2018년 기준 11.4%로 크게 증가했다.

△(자료=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자료=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소비자단체협의회는 “가격 인상이 모두 다 영업이익으로 이어진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큰 영향을 주는 요인임에는 분명하다”라며 “2016년부터의 큰 폭의 영업이익률은 가격 인상을 통해 기업의 영업이익만 채운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게 한다. 합리적 가격 결정으로 현재의 기업이익이 소비자 후생으로 이어지는 노력이 제고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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