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 밀린 오프라인…매장 쪼개고 상품 더해 매출↑
온라인에 밀린 오프라인…매장 쪼개고 상품 더해 매출↑
  • 황서영 기자
  • 승인 2019.04.03 0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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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대형마트 연간 성장률 1% 선…사실상 역성장

최근 배달앱, 온라인 커머스 등 온라인, 모바일 채널들이 소비트렌드를 이끄는 주요 유통 채널로 떠오르자 거꾸로 오프라인 매장들은 매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는 오프라인 매장만의 강점을 키우고, 온라인과 결합한 옴니채널 유통방식을 강화하는 등 나름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작년 온라인 쇼핑의 시장 규모는 112조원으로 전년대비 23% 증가했으며 온라인 쇼핑 침투율은 2017년 1분기 21%에서 작년 4분기 25%로 상승했다. 그리고 지난 1월 온라인 쇼핑액은 10조7000억여 원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7.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연평균 성장률은 1%에 불과해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역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유통업계가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매장의 형태’다. 온라인에 없는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을 십분 살려 고객의 발길이 머무르게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대형마트들은 품목별 매장의 진열 형태를 바꾸거나 아예 매장과 판매 형태를 180도 변화시켜 고객들이 더 오래, 더 많이 구매하도록 한다는 뜻을 확실히 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 모바일 채널들이 소비트렌드를 이끄는 주역 유통 채널로 떠오르는 반면 오프라인 매장들은 매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유통업계는 오프라인 매장을 살리기 위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사진은 이마트 주류 매장에 간편 안주가 클립 스트립에 함께 진열된 모습. (사진=이마트)
△최근 온라인, 모바일 채널들이 소비트렌드를 이끄는 주역 유통 채널로 떠오르는 반면 오프라인 매장들은 매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유통업계는 오프라인 매장을 살리기 위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사진은 이마트 주류 매장에 간편 안주가 클립 스트립에 함께 진열된 모습. (사진=이마트)

이마트는 ‘홈술’ 열풍에 주목했다. 밖에서 술을 마시는 것 대신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족이 증가하는 점에 착안해 주류 매장의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한 것.

먼저 2030세대 젊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수입맥주 코너에는 5% 가량의 공간을 활용해 ‘간편안주 진열 코너’를 만들어 맥주와 어울리는 나쵸칩, 딥핑소스, 소시지 등을 함께 진열했다. 더불어 SNS에서 인기를 끄는 간식류, 수입 스낵, 트렌디한 안주 등을 제안하며 함께 선보였다.

또한 소주와 사케 코너에는 가공어포와 치즈를, 양주 코너에는 육포 등을 클립 스트립(Clip strip)을 활용해 매장 곳곳에 비치하는 방식으로 구매 소비자가 주류와 함께 꺼내 바로 카트에 넣을 수 있도록 했다. 와인의 경우 회, 스테이크 등 와인과 어울리는 신선식품 매장에 와인 제품을 함께 진열해 매장을 확대했다.

아울러 주류 제품 자체도 지난 달부터 집에서 혼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200ml 이하의 미니 주류를 대폭강화해 운영 중이다. 미니 양주와 맥주뿐 아니라 소주, 사케 등 모든 기호를 아우를 수 있도록 주종과 운영 품목수 80여 종으로 대폭 확대했다.

진열 형태 바꿔 고객 잡기…옴니채널 등 강화
이마트 홈술족 겨냥 미니주류·안주코너 운영
홈플러스 시리얼 등 해외 인기 상품 저가 도입

이마트 관계자는 “온라인쇼핑이 일상화된 가운데 주류는 배송이 불가한 상품이라는 점에서 오프라인 소매점의 핵심 집객 상품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 주류 매장에 대한 변화를 시도했다”라며 “홈술과 관련된 간편안주 매출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가 보일 것으로 예상하며 앞으로도 재미있는 주류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매장을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장 형태를 아예 바꾸는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대형마트 3사가 창고형 할인매장 운영에 뛰어들며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근거리 고객뿐만 아니라 원거리, 광역상권 고객까지 확보해 오프라인 매장 매출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코스트코’를 시작으로 회원제 창고형 매장은 벌크제품과 수입 식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4인 이상 가구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누려왔다. 대형마트 3사는 각각 이마트 트레이더스, 롯데 빅마켓, 홈플러스 스페셜 등 창고형 매장과 대형마트가 결합된 형태로 고객 타깃을 넓혀 가고 있어 앞으로도 신규 출점 및 창고형으로의 기존 매장 리뉴얼은 지속될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작년 매출 분석 결과 홈플러스 스페셜로 리뉴얼 후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40% 가량 증가한 실적을 보였으며,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올해 창고형 매장의 신규 출점을 추가적으로 추진하고 매출 2조4000억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상품 구색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는 기업도 있다. 홈플러스는 해외 인기 식품을 직접 소싱해 가성비를 높이고 상품 구색을 다양화하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홈플러스가 유럽 최대 유통연합 EMD(European Marketing Distribution AG)에 가입한 이래 첫 EMD소싱 품목으로 독일 시리얼 전문 제조사 브뤼겐의 제품을 선보였다.

이번 소싱된 시리얼은 시중 브랜드 대비 최대 40% 저렴한 높은 가성비를 자랑하는 시리얼 제품으로 1인 가구를 비롯한 간편식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해 매출을 높인다는 것. 홈플러스는 올해 브뤼겐 시리얼 65만여 개를 들이고 전체 시리얼 카테고리 내 물량 비중을 10%대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후 시장 반응에 따라 △오가닉 △뮤즐리 △시리얼바 등 다양한 프리미엄 라인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시리얼 론칭을 시작으로 연내 맥주, 치즈, 파스타, 오일 등을 공동 소싱하고 매년 EMD 거래 규모를 100% 이상 확대할 방침”이라며 “다양한 글로벌 유통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2021년까지 전체 글로벌소싱 규모를 1조원대로 키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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