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뉴트로’ 열풍…단기적으론 성과
식품 ‘뉴트로’ 열풍…단기적으론 성과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9.04.16 0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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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개발 등한히 하면 장기적으로 독” 지적도

식품업계 ‘뉴트로’ 열풍이 한창이다. 뉴트로는 ‘새로움(NEW)’과 ‘복고(RETRO)’의 합성어로 옛것을 새롭게 즐기는 경향을 일컫는다. 과거 인기 제품 재출시를 통해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7080문화를 제공해 색다른 감성과 재미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제과는 20여년 만에 분홍색 패키지의 ‘꼬깔콘 달콤한 맛’과 1990년대 ‘밍키의 군것질’이라는 아이스바의 맛과 식감을 업그레이드한 ‘젤리셔스 구미 당기는 구미바’를 출시했다. 또 해태제과는 어른들의 영원한 간식 연양갱을 아이스크림으로 재탄생한 ‘연양갱바’를, 롯데푸드도 과거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별난바의 업그레이드 버전 ‘별난바 톡톡’을 내놓았다.

아울러 SPC삼립은 80년대 대히트 상품 ‘우카빵’ ‘떡방아빵’을 재출시했고, 삼양식품 역시 70~80년 인기 간식 ‘별뽀빠이’를 전면에 내세웠다. 동아오츠카도 70년대 선보인 ‘오란씨’의 스페셜 패키지를 발매했다.

시장 반응도 좋다.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3월 한달 간 뉴트로 제품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최대 6배 이상 급증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업계에선 비슷비슷한 제품에 싫증을 느낀 소비자들이 과거 인기제품에 눈을 돌리며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식품업계에 과거 인기 제품을 재출시하는 ‘뉴트로’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산업 발전 측면에서는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식품업계에 과거 인기 제품을 재출시하는 ‘뉴트로’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산업 발전 측면에서는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 소비층인 젊은 세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뉴트로 제품은 대대적인 마케팅 예산을 들여 광고를 하지 않아도 SNS상 화제가 되며 자연스러운 홍보가 이뤄지고 있어 당분간 식품업계 뉴트로 열풍은 지속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단기적 성과에는 도움이 될 것이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선 산업의 발전 면에서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것이다.

즉 식품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며 신제품 개발에 대한 과감한 투자보다는 기존 제품의 명성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안정적 전략을 택하는 현상은 결국 ‘독’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중·장년층에 향수-밀레니얼 세대엔 7080 문화로 인기
꼬깔콘 달콤한 맛·우카빵·별난바 톡톡·별뽀빠이 등
젊은 층 호기심 자극 SNS 홍보…온라인 매출 급증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식품업계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평균 0.86%에 그치고 있다. 1%가 넘는 기업은 CJ제일제당, 농심, 빙그레, 샘표 4곳에 불과하다. 이는 농식품부가 발표한 2016년 기준 전체 제조업 R&D 투자 비중 평균(2.1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과업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허니버터칩’은 수많은 미투 제품을 양산했지만 결과적으로 제과업계 전체 이익 상승이라는 효과를 가져왔다. 물론 신제품 개발을 위해서는 기획단계부터 마케팅까지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게 사실이지만 이를 겁내며 위험 부담이 적은 과거 인기 제품의 리뉴얼로 명맥을 유지하려고만 한다면 산업의 발전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는 사실 수년 전부터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며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말처럼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내수시장 붕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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