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아야 산다’…대형마트, 온라인 성장 맞서 ‘파격 할인‘ 공세
‘깎아야 산다’…대형마트, 온라인 성장 맞서 ‘파격 할인‘ 공세
  • 황서영 기자
  • 승인 2019.04.18 0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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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신선식품이 반값…한우·치킨 등 초특가 행사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대형마트들이 반값 이상의 ‘파격 할인’ 조건을 내걸며 적극적으로 고객 유치에 나섰다. 오프라인 매장의 업황이 부진한 상황에 가격 할인으로 고객들의 발길을 잡지 못하면 생존이 힘들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대형마트들이 반값 이상의 ‘파격 할인’ 조건을 내걸며 적극적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면서 소상공인들의 불만과 장기적인 수익성 개선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롯데마트)
△대형마트들이 반값 이상의 ‘파격 할인’ 조건을 내걸며 적극적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면서 소상공인들의 불만과 장기적인 수익성 개선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롯데마트)

9년 전 치킨프랜차이즈 제품의 반값도 안 되는 롯데마트의 5000원짜리 ‘통큰 치킨’이 나왔을 당시 치킨업계의 거센 반발에 1주일 만에 판매를 접어야 했다. 그런데도 다시 판매를 시작한 것은 대형마트를 찾는 고객이 빠르게 줄고 있는데다 오프라인 매장에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는 이른바 ‘미끼상품’이 없다는 것.

9년 후 이달부터 롯데마트는 창립 21주년을 맞아 ‘극한도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17일까지 21일간 연중 최대 할인 행사에 돌입했다. 9년 전 출시됐다가 사라진 ‘통큰 치킨’과 함께 총 1600여 품목의 상품을 ‘극한가격·극한품질·극한혜택’의 3가지 콘셉트을 바탕으로 한 할인 및 초특가로 선보인다.

특히 지난 3일까지 판매한 통큰 치킨은 첫 출시 당시와 같은 가격인 5000원이라는 가격으로 선보였다. 이번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은 HACCP 인증 도계장에서 생산, 온 가족이 먹기 좋은 900g의 국내산 닭고기를 사용해 품질까지 잡았다는 회사 측의 설명이다. 덕분에 전국 매장에서 약 12만 마리가 팔리는 완판을 기록했다.

이후 행사 2주차에는 ‘1등급 한우 등심’, 3주차에는 해산물 파격할인 이벤트를 진행했다. ‘1등급 한우 정육’ ‘한우 통우족’을 최저 4000원에, 말레이시아산 ‘블랙타이거 새우’를 1250원, 국산 냉장 활전복을 990원에 판매해 육해공 신선식품 파격할인 이벤트를 모두 진행했다고.

위기 타개 돌파구…수익성 개선엔 부정적
체감 물가 낮춰…치킨집 등 매출 줄어 불만

이마트는 지난 10일까지 한우갈비, 생주꾸미, 표고버섯 등 신선제품을 최대 반값에 판매하는 ‘국민가격’ 이벤트를 진행했다. 한우 찜갈비, 돼지 앞다리 등 육류 제품도 40% 이상 저렴하게 판매했다.

홈플러스 역시 창립 22주년을 맞이해 ‘쇼핑하라 2019’ 특별전을 선보였다. 당초 지난달까지 진행된 특가 이벤트였지만 고객 유치를 위해 기간을 이달 17일까지 연장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행사 기간동안 주요 신선식품 및 가공식품뿐만 아니라 가정용품, 잡화 등 생필품 700여 종을 최대 50%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또 일자별로 인기 먹거리 300여 종 1000원 균일가전, 세계맥주 할인판매 등 기획전도 펼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물가 상승과 더불어 소비 심리가 많이 위축돼 있는 것 같다”라며 “물론 파격 할인 이벤트는 유통업계의 생존과 관계된 결정이었겠지만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체감물가를 낮춰 내수경기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형마트의 파격할인에 소상공인들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정육점, 치킨매장을 운영하는 상인들은 대형마트들이 식료품의 가격을 크게 낮춰 파는 바람에 매출이 크게 줄었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에 근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 예로 롯데마트는 작년 말 지역 한우 경매장에서 매매참가인 자격을 얻어 더 저렴한 가격에 한우 물량을 취급할 수 있으며 그 가격은 현재가의 70~80%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현실성 있는 분석도 오가는 중이다.

또한 업계에서는 위기 타파를 위한 대형마트 3사의 특가 경쟁을 두고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진단하고 있다. 하지만 특가를 활용한 ‘미끼 상품’으로 고객 발길을 잡은 후 추가적인 소비를 유도해도 향후 이벤트성 할인이 지속된다면 장기적인 수익성 개선에는 전망이 어둡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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