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식단·가공 산업에 활용 늘리고 어린잎 등 총체적 이용을
보리, 식단·가공 산업에 활용 늘리고 어린잎 등 총체적 이용을
  • 강민 기자
  • 승인 2019.04.22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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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주최, 보리 이용 및 소비 활성화 방안 토론회
고대부터 보리빵 애용…원료 소재화로 용도 다변화해야

본지는 보리 수매제가 폐지된 이후 다양한 이유로 보리 생산이나 소비가 감소하는 등 외면 받는 현실속에서 보리 이용 및 소비 이용화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보자는 취지의 토론회를 열었다. 한 토론 참가자가 "이러다가 국내에서 보리가 사라져 버리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 한 말은 국내 시장에서 보리의 위상을 알려주는 단적인 예였다. 정부, 학계, 업계가 보리 소비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 내놓으며 새로운 기을 모색해 보는 뜻 깊은 자리였다는 평가로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강문석 농업연구관 / 사진=식품음료신문
△강문석 농업연구관 / 사진=식품음료신문

◇강문석 농업연구관(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국내 보리의 재배면적, 생산량 및 자급률은 수매제를 폐지하기로 결정한 2007년 이후로 2012년까지 급감하였지만, 최근 들어 쌀 생산조정제와 맞물려 타작물 자급률 제고를 위한 이모작 직불금 지원, 계약재배 활성화 등으로 점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농식품부도 보리 자급률의 ’22년 목표치를 31.0%에서 36.6%로 상향 조정했다.

보리는 용도별 다양한 품종 개발에도 불구하고 생산 및 수확 후 품질 관리 체계 미흡으로 산업체에서 요구하고 있는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생산된 대부분 보리가 주정용 외에는 제대로 이용되지 못하며 산업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보리 등 밭작물에 대해 생산량과 자급률 확대를 위해 △생산확대 및 협력체계 구축 △수급안정 및 유통기능 강화 △수요확대의 3대 전략 정책을 추진한다. 식량과학원에서도 보리 가공용도별(겉보리, 쌀보리, 맥주보리) 품질 특성, 평가 기준 설정 및 정보를 제공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존 수량, 재배 편의성 등 생산성 중심 품종개발에서 산업체 등 수요자가 요구하는 용도별 품질기준에 적합한 품종개발 방식으로 전환하고 품질 특성 검정을 강화해 나간다.

비만, 골다공증, 항당뇨, 면역력 증강 등에 대한 활성검정을 통해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 품종의 기능성 소재화로 부가가치를 향상시키고 기능성 제품 원료의 국산화 효율 증진을 위한 해외 수입 원료와의 차별화 전략을 수립해 나갈 계획이다.

농진청은 '지역특화작목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지역별 유망 특화작목의 생산·가공·판매 및 융·복합을 위한 종합적인 전주기 연구개발 및 육성체계를 구축․지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향후 8년간(’21~’28) 총 6,000억 규모의 신규 사업의 예산 확보를 위해 예비타당성 평가를 준비 중이다. 이로 인해 로컬 맥주 등이 활성화 될 수 있다.


△신동화 회장 / 사진=식품음료신문
△신동화 회장 / 사진=식품음료신문

◇신동화 회장(한국식품산업포럼·전북대 명예교수)=국가의 식량문제는 어려움이 닥쳤을 때 결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는 문제다. 지금 쌀이 남아돈다고 안심하는 분위기인데 절대 식량의 수요를 깊이 몰라서 하는 생각이다. 우리 여건에서 식량자급률을 1% 높이는데 약 1조원이 들 것으로 추산하는데 이런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보리증산 및 이용이다. 보리생산기반은 이미 잘 갖춰져 있다.

보리 소비 촉진을 통한 보리 증산은 종합적이 접근 계획이 수립되어야한다. 소비처 확보에 노력해야 하지만,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한 증산방법과 기계화 노력이 같이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보리 소비 확대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공산업과의 확대가 중요하다. 국내 정책은 증산, 소득 증대에만 초점을 맞추고 기업과의 연계에 대해서는 소홀한 부분이 있다. 제분기술을 도입해 라면 등 면류에 10%만 보릿가루를 섞는다면 보리 사용량은 지금보다 3만 톤이 늘어난다. 실제 실험한 결과 라면에 보릿가루를 첨가한 경우 식감, 풍미, 맛 등에서 보다 상승했다.

보리를 이용한 식단개발을 촉진해 소비확대를 늘릴 수도 있다. 이미 양질의 식이섬유 함량이 높은 보리밥으로 당뇨병 개선 및 대장암 등 유병율 감소 가능성은 확인됐다. 또 보리종합이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수확 후 발생하는 보릿대를 활용하거나 청보리 축제 같은 정서에 영향을 끼치는 행사를 확대해 보리 중요성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용도별 특성에 맞는 품종이 계속 육종되고 보급돼야하고 보리 생산농가 소득 보장을 위한 수매제도 부활로 보리 증산 촉진제를 마련해야 한다. 생산되는 물량을 적정가격으로 수매, 비축하고 이를 가공 산업과 연계, 소비시켜야 한다.


△석호문 박사 / 사진=식품음료신문
△석호문 박사 / 사진=식품음료신문

◇석호문 박사(전 한국식품연구원)=고대 그리스와 로마 검투사들이 보리를 사용한 빵을 섭취할 정도로 근육이 필요한 특수 계층들이 찾던 곡물이 보리다. 보리의 특징인 베타글루칸은 수용석 식이섬유로 혈중 콜레스테롤 함량뿐만 아니라 혈당지수(GI)를 낮추어 준다는 효과가 증명되고 있다. 보리 섭취를 통한 심장질환 억제 효과에 대해 미 FDA에서는 심장건강 강조 표시 인가를 했고, 국내에서는 보리에 함유된 베타글루칸 추출물은 혈중 콜레스테롤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기능성을 인정 받은 바 있다.

보리는 보리밥 외에 보리차, 엿기름, 미숫가루, 보리빵, 국수, 장류의 제조 등에 일부 이용되고 있는 정도다. 최근 들어 건강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보리는 건강식으로서의 중요성이 강조되어 보리의 수요는 다시 증가하고 있다. 특히 블랙 푸드의 건강기능성이 알려지면서 컬러 푸드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도가 증가함에 따라 다양한 색깔을 가진 컬러 보리의 기능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고, 이에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은 유색보리를 이용한 음료, 빵, 혼반식 등 가공용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보리는 보리어린잎 등이 건강식으로서의 조명되며 소비자들의 관심이 조금씩 늘고 있는 만큼 보다 다양한 식품소재 가공기술이 요구되며, 특히 수요가 가장 높은 보리차에 적합한 품종 개발을 통해 향후 보리차의 세계화를 추진한다면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우리 보리가 각광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쌀밥의 소비량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보리밥을 통한 소비 촉진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모든 연령층의 소비를 늘리기 위해선 곡물의 영양소를 최대한 살린 후레이크 타입과 라면 등 면류의 개발·보급과 다양한 가공식품 개발이 중요하다.

보리의 식품소재 연구 확대를 위해서 △성장시기별 보리의 총체적 활용 △대국민 홍보 강화 △정규교과과정에 보리의 유용성에 대한 내용을 포함 시킬 것을 제안한다.

△김재주 대표 / 사진=식품음료신문
△김재주 대표 / 사진=식품음료신문

◇김재주 대표(농업회사법인 청맥)=보리가 국내시장에 남아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렸을 때 먹던 음식을 성인이 돼서도 섭취하게 되는데 지금 20대 이하는 보리를 먹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들이 성장해서 보리를 찾을까라는 생각을 하다보면 보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불안이 생긴다.

불과 몇 년전 슈퍼푸드가 국내 잡곡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면서 어려워졌다. 답답한 마음에 식량과학원에 문의해봤더니 영양학적이나 기능성면에서 슈퍼푸드보다 뛰어난 것은 없냐고 문의까지 해봤다. 국내 곡물 중 슈퍼푸드보다 떨어지는 품종은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재차 정부기관에 문의해봤다. 국내 슈퍼푸드를 정하면 안되냐는 이야기를 했더니 품종이 다양해서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 식량과학원장이 농장에 방문했을 때 일년에 한번이라도 슈퍼푸드를 선발하면 안되겠냐고 제언했을 때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 진행되고 있지 않아 문의 해보니 예산계획을 세우는 중이라는 대답만 들었다.

정부에서 여러 절차 때문에 어렵다면 언론이나 소비자 단체에서 슈퍼푸드를 선발하는 방법을 고민해 보면 좋겠다. 외국산 슈퍼푸드보다 국산 슈퍼푸드가 좋다는 게 입증되고 널리 알려지게 된다면 농가나 유통쪽에서는 마케팅 기회가 생겨 날 수 있다. 특히, 동남아 지역에서 코리안 슈퍼푸드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컬러보리를 11년째 하고 있는데, 최근 시장이 조금씩 커지고 있는 것이 보인다. 우선 하이트 진로가 출시한 블랙보리 덕분에 검정보리 수요가 늘어났다. 하이트 진로는 작년에 200톤을 소비했고, 올해 600톤 정도가 예상된다. 홈쇼핑 기피상품 중 곡물이 포함돼 있다. 컬러보리를 재작년에 홈쇼핑에서 론칭했다. 이제까지 30회 정도 방송을 했는데 매번 반응이 좋았다. 홈쇼핑에서도 놀라는 눈치다. 보리 시장도 확대하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컬러보리로 미국 코스트코 진출을 타진중인데 1년에 1만톤 정도가 소비 될 것으로 예상된다. 꿈 같은 이야기지만 실현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정부도 보리를 팔기 위한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 식약처가 정하는 보리를 소재로 분류한 것을 보면 겉보리와 쌀보리 밖에 없다. 단순한 분류 때문에 차별화가 되지 않는 문제도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보리를 식용으로 먹는 나라가 한중일 정도였지만 최근 캐나다에서 보리 요리를 먹고 있다. 캐나다의 한 사이트에는 보리를 이용한 요리법이 동영상으로 제작돼 게재 돼 있다. 이 영상들을 보고 최근 요리사를 동원해 보리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 등에 올리고 있다. 벌써 20개 정도다.

이런 노력은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보리가 사라져 버릴 것 같은 예감 때문이다.

식량과학원에 보리품종을 연구하는 사람이 몇 명없다. 보리와 관련된 산업을 위축시키지 말고 수출이나 국내 소비촉진을 위한 방안들을 더 늦기 전에 내놓아야 한다.


△문완기 대표 / 사진=식품음료신문
△문완기 대표 / 사진=식품음료신문

◇문완기 대표(세준푸드)=보리가 없어지면 식혜도 없어진다. 식혜의 맛은 엿기름에 나오는데 엿기름을 보리로 만들기 때문에 식혜의 원료는 보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리로 만드는 엿기름은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된다. 조청, 엿, 강정 심지어 고추장에도 쓰인다. 가공식품을 넘어 바이오 영역까지 넘나드는 원료다.

평소에 우리 토양에서 나오는 원료에 조상의 지혜를 더해 식혜를 만들어 내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현재는 식혜를 음료형태를 뛰어넘어 고부가가치 식품으로 전환에 대해 고민중이다. 분말, 발포정, 스틱 등 다양한 제형으로 지금 보다 더 쉽게 접근하고 섭취할 수 는 방법이다.

최근 베트남에서 식혜 공장을 건립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베트남에서 공장을 설립해 식혜를 생산한다. 여기에 원료인 엿기름을 우리가 공급한다. 원료를 수출하는 셈이다. 베트남 상인은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와 함께 전통음료를 생산해 판매하는 데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베트남에 엿기름을 공급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베트남을 비롯한 주변국까지도 판로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식혜는 소화기능이 있는 음료다. 개인적으로 콜라 등의 음료보다 경쟁력 면에서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우리 농산물만 쓰고 있는데 식혜의 판로를 확보하면 국내 농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엿기름의 원료인 보리 품종이 좋은 게 있다면 계약재배를 통해서라도 안정적인 공급을 받고 가공에만 시간을 투자해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고 싶다.

전통음료인 식혜 만들기를 체험할 수 있도록 경기도 광주지역 유치원생들에게 교육지원을 하고 있다. 어린아이들 눈에 식혜를 만드는 경험이 신기하고 재밌는지 반응이 좋다. 최근 광주지역 초등학교까지 범위가 확대 되고 있다. 우리농산물을 활용하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정부는 식혜를 상표등록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김치와 기무치의 사례를 보면 선제적 대응으로 전통음료 외국에 뺏기지 않도록 조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현재 농가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고, 인력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 농가의 이런 사정을 헤아려 보리가 지속적으로 생산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군호 본지 발행인 / 사진=식품음료신문
△이군호 본지 발행인 / 사진=식품음료신문

◇이군호 본지 발행인=보리는 우리에게 매우 유용한 곡물이지만 소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정책에서는 주곡에서 퇴출됐으며, 밥상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우선은 보리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전파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리를 통한 건강 생활 유지를 위해 적정 섭취량을 전달하고, 영양과 기능성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가 전파된다면 보리 소비 촉진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

농식품부와 식약처가 일반식품에 대해서도 기능성 표시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방침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식품가공업체들은 이를 잘 활용해 보다 적극적으로 보리에 대한 유용성과 기능성을 홍보한다면 소비자들의 소비와 이용 욕구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식품기업들이 꼭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보리를 통한 건강 생활 유지를 위해 어느 정도 양을, 어떻게 먹고 섭취해야 하는지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내용과 정보를 구체적으로 확실하게 전달해야 한다. 즉, 과학자와 전문가들이 확실하게 검증한 영양과 기능성에 대해 분명하게 메시지를 줘야 하며 이와 더불어 식생활에 필요한 권고 사항을 자세히 설명해야 한다.

△보리가 국민들에게 점점 잊혀져 가는 가운데 보리 이용과 소비활성화 방안을 마련코자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열띤 토론을 벌인 후 기념촬영을 했다.
△보리가 국민들에게 점점 잊혀져 가는 가운데 보리 이용과 소비활성화 방안을 마련코자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열띤 토론을 벌인 후 기념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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