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유제품군 용어 정의·규격 제정 시급
특수 유제품군 용어 정의·규격 제정 시급
  • 황서영 기자
  • 승인 2019.05.2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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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토스프리 우유’ 2년 새 180% 팽창 불구 제도 미비…구미·일본은 국가 기준 운용
유가공학회 학술 대회

유제품 시장의 트렌드와 출생률 감소 등 소비환경의 변화와 더불어 수입유제품의 시장 잠식이 우려되면서 이를 대응하기 위한 관련 산업계, 학계, 정부의 노력이 절실해지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 니즈에 따른 신제품 연구 개발과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 산·학·관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발표자들은 소비트렌드에 맞춘 신제품 연구 개발과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 산·학·관의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발표자들은 소비트렌드에 맞춘 신제품 연구 개발과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 산·학·관의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7일 안산 서울우유 중앙연구소에서 열린 ‘유가공품 소비증대를 위한 품질 및 안전기술 증진’을 주제로 한 유가공학회 제80회 정기 학술대회에서 전남대학교 오세종 교수는 ‘락토프리 유제품의 국내외 제품 동향 및 향후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국내 락토오스 프리(Lactose-free) 우유 시장은 작년 기준 213억 원대에 달해 2016년 75억 원에서 184% 이상 커진 고성장 시장이며 해외 시장에서도 오랜 시간 성장해온 제품군”이라며 “국내외적으로 ‘락토오스 프리’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은 관련 기준 규격을 명확히 하는 트렌드를 보이고 있으나 국내에는 락토오스 프리에 대한 규격이 아직 정해져 있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오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미국, 유럽, 일본 등은 늘어가는 ‘락토오스 프리’ 제품군 소비에 따라 관련 용어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기준 규격 제도화에 나서고 있다.

미국에서는 ‘락토오스 프리’ 제품은 유당이 없어야 하며 락토오스 저감(lactose-reduced) 제품은 일반 유제품에 비해 유의미한 감소가 있는 제품이라는 정의 하에 제조업체는 식품 표시에 신뢰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미국 FDA에서는 우유, 크림, 버터, 연유, 치즈, 분유, 유청 등 해당 유제품들에 대해 유당이 함유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의문구를 넣도록 하고 있다.

유럽의 EFSA와 EC에서는 락토오스 프리는 유당을 제거한 식품이며 유아용 조제유에 대해서만 규격이 한정돼 있고, 락토오스 프리의 함량은 10㎎/100kcal 이하, 저락토오스(low-lactose content) 제품 함량은 100g 혹은 100㎖당 0.5g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락토오스 프리 관련 문구는 콩 단백질 이외의 단백질 원료로 제조된 유아용 조제유에 사용되는 경우 ‘갈락토오스혈증’이 있는 유아에게 적합하지 않다‘라는 문구가 첨부돼야 한다. 일부 EU 회원국들은 유아용을 대상으로 하는 식료품 이외의 제품에도 락토오스 프리, 저락토오스 용어 사용에 대한 국가 기준치를 설정해 활용 중이다.

일본 소비자후생청에서도 락토오스 프리를 식품 중 유당(또는 갈락토오스)를 제거한 식품으로 규정, 락토오스 프리 제품을 ‘특수 용도 식품’으로 분류해 필요적 표시사항으로 ‘무유당(無乳糖)’을 의미하는 문자가 들어가야 하며 유당 불검출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락토오스 프리 규격을 통과하면 특수 용도 식품 승인마크를 받게 된다.

오 교수는 “락토오스프리 유제품은 전체 음용우유 시장규모 2조500억에서 1% 이하의 미미한 비중의 시장이지만 최근 다양한 유제품에 대한 소비자 니즈 확장으로 매일유업, 서울우유, 남양유업 등 국내 유가공업체 외 비락 등 음료업계들도 관심을 두고 있는 시장”이라며 “국내외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락토오스 프리 시장의 활성화와 유당 섭취를 제한할 필요가 있는 소비자들을 위해 락토오스 프리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규격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식품연구원 김범근 박사는 ‘초고령사회 대비 고령자용 식품의 연구 개발’에 관련해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김 박사는 “한국은 2000년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이래로 2026년에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해 심각한 고령화 문제가 발생, 만성퇴행성질환 등 노년기 건강보험의료비 지출에 가장 큰 문제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문제를 제기하며 “고령자와 친화적인 식품의 개발은 고령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섭식 장애와 그와 관련된 증상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여 2020년에는 그 규모가 18조6000억 원대로 4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시장 성장 전망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내에는 고령자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물성기준 및 규격이 미비해 관련 제품 생산을 위한 가공기술 및 유통망이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적하며 “환자가 아닌 일반 고령자까지 포함하는 넓은 개념의 고령친화식품 형태로 발전, 제도적인 개선이 뒷받침돼야 하며 관련 제품개발 촉진과 노인인구의 구매 촉진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범근 박사 외 한국식품연구원 연구팀은 △노인 신체특성, 기호, 식습관 등을 고려한 식품신소재 △영양, 임상요구도 분석 및 연하용이성 부여 기술 △가공·생산 및 유통·소비의 관련 기술 △제도적 시스템 구축 및 경제·사회적 지원방안 개발 등을 골자로 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동식물성 식품 소재의 조직 연화 기술과 소재 재성형 기술, 영양강화 액성화 기술 등을 적용한 시제품 제작에 성공했으며, 고령자 결핍 영양 강화 및 연하용이성 부여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김 박사는 “기술의 개발과 제품의 개발을 진행하는 가운데 관련 기준 규격 등 제도 마련이 급선무”라며 “단기적으로는 고령친화산업진흥법과 동법시행령을 개정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 고령친화식품 관련 본인일부부담금 적용 신설과 동법시행규칙의 개정으로 노인인구의 제품에 대한 인식 변화와 구매 및 이용 촉진을 이끌어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 심재중 팀장은 ‘기능성 발효유의 시장동향과 개발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심 팀장은 “기능성 발효유는 장건강과 더불어 위건강, 간겅강, 혈행, 면역, 피부 등 다양한 건강증진 작용 기능성을 추가한 발효유 제품이 신제품으로 개발, 인기를 끌고 있다. 장 발효유는 맛과 기능성의 다양화한 기존 브랜드 확장으로 제품 차별화를 시도 중이다”라며 “특히 드링크 발효유는 기능성 발효유 위주로 전체 발효유 시장 신장률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심 팀장의 설명에 따르면 장 건강을 위한 발효유는 소비자들도 구매 시 ‘원료·성분’ ‘효능효과’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장 건강 발효유에 전문성, 효능·효과를 위주로 제품 개발과 브랜드 확장을 진행, 특히 프로바이오틱스 건강기능식품 카테고리 개발을 활성화 중이다.

성장이 정체된 발효유 시장에 업계는 기능성 원료·개발인정원료로 지정된 프로바이오틱스를 활용한 드링크 발효유 스타일의 건강기능식품이 다수 출시, 건강기능식품 규격을 통한 기능성 표시 광고로 원료 기능성과 전문성을 강조한 마케팅 전략을 진행해 시장 위기를 극복 중이다.

뿐만 아니라 간 건강, 위 건강 등 기타 기능성도 추가하고 있다. 간과 위장질환 환자수가 증가됨에 따라 관련 기능성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지속되며 매년 큰 폭의 신장을 보이고 있음에 착안해 전통적인 발효유의 주소비층인 여성층을 벗어나 알콜성 간손상, 위장질환 등에 민감한 중장년층 소비자로 타깃을 확장 중이라는 것이 심 팀장의 설명.

심 팀장은 “발효유라는 한정되고 정체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발효유에 첨가하는 기능성 카테고리는 콜레스테롤, 피부, 면역력 증강 등 확장 중이다”라며 “기능성 표시·광고가 가능한 드링크 발효유 타입의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성장하는 상황에 시장의 정착을 위한 관련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작년 10월 개인체질 맞춤형 식품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자, 유당 및 글루텐에 민감한 소비자를 위한 락토프리 및 글루텐프리 한국산업표준(안)을 25일 고시했으며, 식약처는 작년 7월 ‘고령친화식품’ 신설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식품의 기준 및 규격’ 개정안을 개설, 고령자의 섭취편의와 영양개선을 위해 식품의 경도(50만N/m2 이하)와 영양성분 함량 기준을 신설한 바 있다. 또 식약처에서 프로바이오틱스의 인증된 기능성은 유익균증식 및 유해균억제, 배변활동 원활로 현재 총 19개 균종의 기능성이 인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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