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니 쇳가루 안전문제 논란-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161)
노니 쇳가루 안전문제 논란-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161)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9.05.2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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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 만든 ‘노니 열풍’…쇳가루 검출로 된서리

작년 다양한 효능·효과를 내세우며 판매중인 ‘노니 분말 및 환 제품’에서 쇳가루인 금속성 이물이 다수 검출되자 2019년 3월 식약처는 이를 국민청원 안전검사 대상으로 선정해 유통 중인 412개 제품을 점검했다. 노니분말은 원료 및 제조공정에 따라 과채가공품, 기타 농산가공품, 기타 가공품 등 다양한 유형으로 수입 또는 제조·판매되는데, 금속성 이물, 오염지표 미생물, 의약품 성분 23종의 불법 혼입 여부, 건강기능식품 오인, 질병 예방·치료효과를 표방하는 등의 허위·과대광고 행위를 점검했다고 한다.

△하상도 교수
△하상도 교수

최근 방송된 채널A ‘나는 몸신이다’에서 ‘염증 개선의 왕’이라는 제목으로 노니를 소개했다. 남태평양 지역에서는 노니를 ‘신이 준 선물, 진통제 열매’라 부르며 민간치료에 다양하게 이용한다고 한다. 또한 노니는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해 항암효과가 뛰어나며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염증관리에도 도움을 준다고도 한다. 또한 MBN ‘천기누설’에서도 노니분말을 차세대 슈퍼푸드, 다이어트 식품으로 소개했다.

노니가 체중감량, 피부노화방지, 해독작용, 콜레스테롤 수치 완화에 효능이 있다고 하며 분말로 우유나 요구르트에 타먹거나, 원액을 물에 타서 주스로 마시도록 소개했다. 그러나 과다 섭취 시 구토와 설사, 간부전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고 신장질환자는 섭취를 삼가는 것이 좋다고 경고했다.

이런 방송의 영향으로 노니는 홈쇼핑 등에서 건강식품으로 폭발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2016년 수입량은 7톤에 그쳤지만, 2018년 280톤으로 급증한 것만 봐도 그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노니(Noni)는 꼭두서니과에 속하는 상록관목으로 인도에서는 인도뽕나무, 중국에서는 바지티안, 카리브해안에서는 진통제나무, 호주에서는 치즈과일, 타히티 섬에서는 노노라고도 한다. 대개 화산 토양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데 인도, 호주, 중국, 남동아시아 등지가 원산지다. 노니의 열매는 약 10 cm 크기로 감자처럼 생겼으며,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여러 개의 작은 갈색 씨가 들어있고, 익으면 역한 냄새가 난다. 노니의 열매는 약용으로 많이 이용되는데, 식품으로는 주스, 분말, 차 등으로 가공된다.

실제 노니는 트라퀴논, 세로토닌 등의 성분이 있어 소화작용을 돕고 통증을 줄여주며 고혈압과 암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당뇨병, 심혈관 질환, 두통, 관절염 등에도 도움이 되고 항산화 물질이 풍부해 노화예방에도 도움이 되며 해독작용도 있다고 일부 과학자들이 이야기하고 있으나 사실상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없으며, 부작용도 만만찮다는 것이 중론이다.

노니 복용 시 설사나 변비에 걸릴 수 있고 안트라퀴논 성분 때문에 과 복용 시 간과 신장에 좋지 않다고 한다. 2004년 8월 美 식약청(FDA)은 「연방식품·의약품·화장품법(FD&C Act)」 위반 혐의로 플로라(Flora)社에 경고장을 보낸 적이 있었다. 이 회사는 노니를 의약품으로 소개했으나 노니주스에 대해 안전성과 임상적으로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건강효과를 주장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의 경우 타히티안 노니주스의 안전성 검증을 실시한 후, 2002년 이를 신(新)식품(novel food)으로 승인한 바 있으나 노니주스의 건강효과를 인증한 건 아니었다.

작년 수입 노니 분말제품에서 쇳가루가 검출되면서부터 국민의 안전성 우려가 커졌다. 식약처는 지난해 12월부터 베트남, 인도, 미국, 인도네시아, 페루 등 5개국에서 노니를 50% 이상 함유하는 분말제품을 수입할 때 반드시 금속성 이물을 검사토록 '검사명령'을 시행했다. 또한 식약처는 올 3월 이를 국민청원안전검사 대상으로 정해 노니 분말과 환 제품 총 88개를 수거 검사한 결과, 22개 제품이 금속성이물 기준(10 ㎎/㎏)을 초과(16.5∼1,602 ㎎/㎏)해 판매중단 및 회수조치 했다고 한다. 작년 실시했던 검사명령제 덕분인지 수입식품은 1개 품목만 위반했고 21개가 국내 제품이었다. 또한 정제수를 섞어 100% '노니주스'라고 속여 판 36개 온라인 쇼핑몰도 적발했으며, 노니에 콜레스테롤 분해와 항암효과가 있다며 만병통치약처럼 과대 광고한 인터넷 사이트 196개에 대해서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차단을 요청했다고 한다. 고시도 개정해 분말, 가루, 환 제품 제조 시 분쇄 후 자력을 이용해 쇳가루를 제거토록 ‘제조·가공기준’도 신설했다.

식약처의 발 빠른 대처로 노니의 안전성을 확보한 것은 시의 적절했다. 그러나 이 식품은 쇳가루 등 금속성 이물 기준이 이미 마련돼 있어 제조·판매자들은 당연히 법을 지키기 위해 쇳가루 제거공정을 활용해야만 한다. 해당 기업이 고가의 첨단 제거장치를 도입하든 경제적 여력이 안 돼 손으로 자석을 사용하든, 물에 담궈 비중으로 제거하든,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든 기준치를 지키면 그만이다. 그 방법과 과정은 기업에 맡겨야할 부분인데, ‘1만 가우스 이상의 자석을 사용해 금속성 이물(쇳가루)을 제거토록 제거장치를 의무화(2019.4.30. 행정예고)’한 조치는 기업에 큰 부담을 주는 과도한 규제라 생각된다.

그리고 TV방송의 영향은 정말로 대단하다. ‘고지방 다이어트 열풍’으로 한 때 버터까지 마트에서 독나게 하고, 렌틸콩을 띄워 ‘슈퍼곡물’ 광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앞으로는 TV방송의 식품에 대한 기능은 반드시 근거가 뒷받침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며, 방송에서 엉터리 이야기하는 함량미달의 전문가, 쇼 닥터들도 반드시 말에 대한 책임을 지워야 한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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