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發 한국産 참치 수은 검출 사건에 대한 생각-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163)
유럽發 한국産 참치 수은 검출 사건에 대한 생각-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163)
  • 하상도 교수
  • 승인 2019.06.10 0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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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큰 먹이사슬 상위 어종에 수은 축적 많아
맛있고 건강에 좋은 식품…적당량 섭취토록 해야

지난 5월 17일 유럽 식품·사료신속경보시스템(RASFF)에 따르면 스위스 당국은 한국産 참치를 원료로 제조·판매한 영국 Frisch-Fisch-Mercato社의 냉동 참치스테이크인 Thunfisch Steak를 ‘수은 기준 초과(1.16 ppm)’로 판매 중지했다고 한다. 최근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생선 섭취가 열풍이었고 특히나 연어나 참치 등이 오메가-3 지방이 많아 주로 추천됐었는데, 최근의 수은검출 뉴스가 참치 열풍에 찬물을 끼얹은 꼴이 됐다.

△하상도 교수
△하상도 교수

참치는 맛도 좋지만 혈관 건강에 이로운 오메가-3 지방, 비타민, 셀레늄 등 미네랄 함량이 높아 어린이 두뇌발달, 성장발달, 면역력 증강에 도움을 준다고 난리다. 지난 2017년 1월 美 식약청(FDA)이 ‘어류 섭취에 관한 최종 권고안’을 발표했는데, 여기서 임산부와 어린이의 어류 섭취는 성장과 발달에 유익해 생선을 일주일에 2~3회 나누어 8~12 온스(227~340g)씩 먹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그러나 최근 美 소비자단체가 “어린이와 임산부는 아예 황새치 등 참치를 포함한 상어, 동갈삼치, 옥돔 등 4종류의 생선을 삼가도록 권고”하면서부터 참치 섭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은(水銀, Hg)은 인체에 독성이 매우 강한 중금속으로 신장 및 간 조직에 손상을 준다. 주로 화석연료를 사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에서 발생하며, 하천이나 강으로 흘러들어가 해양생물의 몸 속에 축적된다. 그리고 먹이사슬을 따라 축적되므로 상위에 있는 참치처럼 몸집이 큰 어종에 보다 많이 쌓인다.

美 환경청(EPA)은 메틸수은에 대한 참고치(reference dose, RfD), 즉 유해한 건강영향 없이 개인이 매일 노출되는 메틸수은 양을 하루 0.1 mg/kg으로 정했다. 이러한 참고치는 생선 섭취 권고나 대기 배출 제한 등 위해도 관리나 규제 정책의 근간이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산 어·패류(연체류포함)와 담수어의 중금속 잔류허용기준”이 총수은 0.5 mg/kg 이하(심해성어류, 및 다랑어류 및 새치류 제외), 메틸수은 1.0 mg/kg 이하(심해성어류, 및 다랑어류 및 새치류에 한함)로 규정돼 있다. 다른 나라의 수은 기준치와 비슷한 수준인데, 일본의 경우엔 총 수은 0.4 mg/kg, 메틸수은 0.3 mg/kg으로 우리나라보다 오히려 낮다. 아마 우리보다 섭취량이 훨씬 많아서 그럴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자주 섭취하는 어류 내 총 수은을 모니터링 했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백조기(0.15mg/kg), 꽁치(0.06mg/kg), 동태(0.05mg/kg), 갈치(0.15mg/kg), 고등어(0.05mg/kg) 등은 기준치보다 낮아 안전했지만, 참치회로 주로 쓰이는 눈다랑어(1.37mg/kg), 황새치(2.42mg/kg)는 기준치(1.0mg/kg)보다 높은 수준으로 검출돼 섭취 시 주의가 필요함을 경고하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수은의 독성과 안전성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대표적인 사건은 1950년 일본의 구마모토현 미나마타시에서 발생했던 집단 ‘수은중독’이다. 이 미나마타병(Minamata disease)은 수은에 의한 신경장애로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다. 사건발생 후 역학조사 결과, 미나마타만 상류의 화학공장에서 촉매로 사용했던 염화제2수은(HgCl2)이 폐수에 섞여 방출되어 메틸수은으로 전환된 것이 원인이었다고 한다. 이 방류된 메틸수은이 그 지역 어패류의 체내에 축적되면서 이를 먹은 주민들에 다시 농축되면서 집단발병을 일으켜 유명해진 사건이다.

어패류 섭취 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메틸수은’이다. 이는 지용성이 커 소화관과 폐에 흡수가 잘되며, 중추신경계와 태아조직에 농축되어 독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주요 중독 증상은 보행장애, 수족마비, 중추신경계 이상 등이고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수은은 산모를 통해 태아에게 전달되어 뇌 발달에 지장을 주며, 또한 신경장애와 IQ 저하, 동작이상 등이 발생해 선천적인 미나마타병으로 태어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美 뉴욕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임신부나 수유중인 엄마들, 혹은 어린이들이 참치 회나 농어, 황새치 등을 섭취하지 않도록 경고해 왔고 가능한 수은 축적량이 적은 작은 생선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어패류 섭취량이 높은 나라는 수은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가 참치 등 큰 생선을 바르게 알고 섭취할 수 있도록 정부와 수산업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홍보와 예방활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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