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트렌드]‘타피오카 음료‘ 일본서 복고 바람 타고 3차 붐
[마켓트렌드]‘타피오카 음료‘ 일본서 복고 바람 타고 3차 붐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9.07.02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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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세이 시대 종료와 함께 90년대 향수 작용…대만 차음료 체인 성업

1980년대 대만에서 처음 개발되어 중국, 홍콩,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까지 유행을 탔던 ‘타피오카 음료(버블티)’가 일본에서 다시 부활해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코트라 도쿄무역관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붐이 일었던 '타피오카 음료'가 작년 후반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다시 크게 주목받으며 인기가 절정에 달하고 있다. 이에 올해 4월 말~5월 초 일본의 골든위크 후엔 새로운 타피오카 음료 전문점이 연이어 오픈하고 있으며, 편의점과 패밀리 레스토랑, 회전초밥의 디저트 메뉴에 이르기까지 여기저기서 타피오카 음료 메뉴를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타피오카 음료 붐은 사실 90년대에 일본에 상륙한 이후 세 번째 반복되는 유행이다. 이는 젊은이들 사이에 불고 있는 90년대 리바이벌 붐과도 무관치 않아 보이며 최근 부쩍 가까워진 대만에 대한 관심도 한몫하고 있다. 이외에도 간과할 수 없는 것이 ‘SNS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다. 이처럼 세 번째 부활임에도 젊은 세대들에게 절대적인 인기를 모으며 뜨거운 지지를 받는 이유를 찾아 무역관이 분석했고, 주요 내용을 정리해 싣는다.

◇ 일본을 강타한 'Again 90’s'

2018년부터 일본 방송에서 자주 소개되는 것 중 하나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90년대 패션의 유행, 일명 “(부모로부터) 물려입는 패션”붐이다. 패션은 주기적으로 반복된다는 것이 통설이지만 이번 리바이벌 붐은 실제 부모의 옷을 물려 입는다는 점에서 단순한 패션 싸이클 반복과는 다르다. 일부에서는 부모는 물론 조부모의 옷까지 물려 입는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속속 나오고 있다.

또 2017년부터 2018년에 걸쳐 일본에서 화제가 된 것 중 '버블댄스'란 것이 있다. 부모나 조부모로부터 빌린 버블세대 정장과 화장을 하고 춤을 추는 모습을 유투브에 올려 큰 인기를 얻었다. 이 외에도 90년대 한때 인기를 얻었다가 사라졌던 복고풍 사운드곡 'USA' 가 2018년 최고의 히트곡이 됐다.

이처럼 일본에서 90년대 리바이벌 붐이 분 것은 2017년 아키히토 일왕이 퇴임을 결정하면서 헤세이 시절(1989~2019년)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진 것이 배경이다. 여기에 90년대 인기가수와 그룹의 해체 등이 90년대 향수를 불러 일으켰으며 버블 붕괴 이후 가장 오래 지속되는 경제 호황기, 4차 산업혁명 등의 빠른 전개가 오히려 90년대에 대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타피오카 음료 역시 리바이벌 품목 중 하나다. 90년대 중후반 처음 중국 차에 코코넛 밀크을 기본으로 한 하얀색 타피오카가 유행했다. 2007년엔 대만 밀크티 베이스에 검은색 타피오카가 들어간 음료로 재차 인기를 누렸다가 사라지고 최근 대만의 주요 차 음료 체인이 일본에 진출하면서 복고풍과 더불어 새롭게 3차 붐이 조성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선 타피오카 음료(버블티)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면서 90년대, 2000년대 초반에 이어 3차 붐이 일고 있다. 이는 일본 내 불고 있는 90년대 복고열풍과 함께 대만에 대한 관심 증가, 커져가는 SNS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pixabay)
△최근 일본에선 타피오카 음료(버블티)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면서 90년대, 2000년대 초반에 이어 3차 붐이 일고 있다. 이는 일본 내 불고 있는 90년대 복고열풍과 함께 대만에 대한 관심 증가, 커져가는 SNS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pixabay)

◇ 주춤한 한류, 더욱 가까워진 대만

최근 10여 년간 대만 여행, 대만 음식에 대한 인기가 일본에서 급격히 상승했다. 일본 여행업협회가 2015년 발표한 해외 인기 여행지 랭킹에서 그간 하와이가 부동의 1위였으나 대만이 하와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서 눈 여겨봐야 할 것은 중고등학생들의 첫 해외여행 장소가 될 수 있는 수학여행장소로 대만이 당당히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0년대 초반에는 중국이 1위, 한국이 2위, 대만이 11위에 머물렀던 것에 비해 지난 10년간 대만 수학여행 학생 수가 11배 이상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영향 탓에 대만에 대한 호감이 대만 상품으로 이어졌고, 대표적인 사례가 ‘타피오카’라 할 수 있다. 이는 마케팅 전문기업 AMF가 발표한 자료에서도 그대로 나타나는데 ‘여중고생 유행어 랭킹 2018’ 중 상품 부문에서는 ‘타피오카’가, 유행어 부문에서는 ‘타피루(타피오카가 먹고 싶다는 뜻의 신조어)’가 1위를 기록했다.

대만에 대한 호감도 작용…중·고생 수학 여행 장소 1위 부상
SNS 인플루언서 영향 한몫…‘료쿤그루메’ 계정 이용 활발
유행 지속 위해 ‘공차 저팬’ 성인 대상 세계 최고 객단가 책정

◇ SNS 인플루언서의 힘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수십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SNS 유명인을 칭하는 ‘인플루언서’가 어찌 보면 타피오카 음료의 부활을 주도한 실제적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와타나베 나오미’라는 일본 유명 개그우먼이다. 그녀는 약 800만 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또 뚱뚱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다방면에서 그녀의 추천 상품이 젊은 여성들에게 크게 영향을 주고 있어 미국 타임매거진이 선정한 ‘인터넷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25명’에 선정되기도 했다.

게다가 그녀는 일본인 아버지와 대만인 어머니를 둔 혼혈이다. 따라서 대만에서도 활동하면서 방송이나 SNS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대만음식이나 음료를 자연스럽게 소개하기도 하는데, 당당한 그녀에게 열광하는 젊은 여성들이 이에 호감을 갖는 것은 자연스럽다.

와타나베 나오미 못지 않게 타피오카 인기에 불을 지핀 것으로 알려진 파워 인플루언서는 '료쿤그루메'라는 계정이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약 15만 명, 트위터 팔로워 약 30만 명인 이 계정은 전체 팔로워의90%가 여성으로 이 중 75% 이상이 10대에서 20대 전후다.

여기에서는 일본 국내의 핫한 음식정보 발신 외에도 대만, 한국 여행 중의 음식 정보도 게재하고 있으며, 대만 타피오카 외에도 일본을 강타한 한국의 치즈핫도그도 이 계정을 통해 인기가 확산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료쿤그루메의 마케팅 구조를 살펴보면, 먼저 새롭게 음식점이 오픈하면 기간 한정 쿠폰을 SNS 팔로워들에게 보낸다. 그 정보를 보고 젊은 친구들은 함께 식당을 방문하거나 제품을 구입해 자신의 SNS에 올린다. 그 정보를 보고 새롭게 이용자들이 료쿤그루메를 팔로우하게 되고 사람들이 줄을 선 신규 오픈 가게에 대해 주변 사람들도 주목하게 돼 결국엔 해당 점포와 료쿤그루메가 함께 인지도가 올라가는 구조다.

자료: KOTRA 도쿄 무역관
자료: KOTRA 도쿄 무역관

◇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기 위한 노력

SNS에서 10대들을 중심으로 퍼지는 유행은 확산이 빠른 만큼 주기가 매우 짧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치즈닭갈비가 장악했던 도쿄 신오쿠보 코리안타운의 경우엔 닭갈비 이후 치즈 핫도그 유행이 불었고 지금은 아시안타운으로 발돋움하며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고 찾아오게 하고 있다.

또 제3차 타피오카 음료 붐을 이끈 대만 차 체인점 '공차재팬'은 세련된 분위기에 퀄리티 높은 차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무엇보다 객단가를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설정했는데 싱가포르나 대만보다 약 2배 비싸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성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는 10대 등 젊은 층에게는 다소 문턱이 높은 브랜드화를 통해 인기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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