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겨도 괜찮아”…‘어글리 푸드’ 시장 확대
“못생겨도 괜찮아”…‘어글리 푸드’ 시장 확대
  • 배경호 기자
  • 승인 2019.07.09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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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과일 저렴한 가격에 고영양…프랑스 이어 미국서 사업화

보기 좋은게 맛도 좋다? 꼭 그렇치만은 않다. 때론 인공적인 처리를 통해 모양과 때깔을 내는 경우도 많다. 아무 문제없이 제대로 크고 신선하지만 단지 모양이 이쁘지 않고 흠이 조금 있다고 해서 맛과 영양이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로 상품성이 떨어져 시장에 판매되지 못하고 버려진 채소 또는 과일을 일명 ‘어글리푸드’라 하는데, 최근 미국에서는 이러한 과일들을 모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어글리푸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코트라 디트로이트무역관에 따르면, 못생긴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꿈으로써 사용 가능한 식품 자원의 낭비를 예방하고 더 나아가 음식물 쓰레기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오염까지 줄이는 어글리푸드 캠페인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 National Defense Council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매년 생산되는 식품 중 약 40%가 소비되지 못하고 농가, 가정, 공장, 식당 등에서 버려지고 있다. 또 음식물 낭비를 줄이기 위한 활동을 하는 비영리 단체인 ReFED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음식물 폐기물 중 시장에 판매조차 되지 못하고 농가에서 버려지는 식자재는 200억 달러 규모로 전체 폐기물의 약 16%에 해당한다. 또한 영국의 가디언지는 음식물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온실 가스가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전체의 8%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즉 어글리푸드 캠페인은 버려지는 식자재를 줄임으로써 환경오염 문제와 직결되고 있는 현 상황을 개선하고 경제적으로 농가 피해를 줄이는 새로운 사회적 가치가 창출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한편, 영국영양학학회에 따르면 못생긴 과일들이 상품성이 좋은 일반 과일들보다 항산화 영양소 함량이 높고, 잔류농약함량도 낮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Intermarche의 어글리푸드 캠페인(출처 Intermarche)
△Intermarche의 어글리푸드 캠페인(출처 Intermarche)

자원 낭비-환경 오염 줄이고 사회적 가치 창출
대형마트 ‘인터마르쉐’ 모델 유사 기업 잇따라
유통업체 월마트 등 참여…독자 브랜드 개발도

◇미국 어글리푸드 시장 진출 기업

2014년 프랑스의 대형마트 체인인 Intermarche가 최초로 어글리푸드 캠페인을 시작했으며, “수프에 들어간 못생긴 당근 누가 신경쓰나?”라는 포스터 문구로 인기를 얻었다. 이후 못생긴 채소와 과일들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제고되면서 전세계적으로 Intermarche를 모델링한 사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어글리푸드 판매 기업으로는 Imperfect Produce와 Hungry Harvest가 있다.

마트에서 판매되는 다른 식자재 대비 최소 25%에서 최대 50%까지 저렴한 가격에 영양소가 높고 맛있는 채소와 과일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글리푸드가 인기를 끌면서 미국의 대표 대형마트 체인인 홀푸드와 월마트도 어글리푸드 팝업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Imperfect Produce는 농작물 폐기율을 낮추기 위해 외관상의 이유로 대형 유통사에 판매되지 못한 어글리푸드를 직접 농가에서 받아 30~50% 저렴한 가격에 판매, 2016년 기준 2,300명의 고객을 보유했으며 한 달에 약 70,000파운드의 식품을 판매한다.

무역관 인터뷰에 따르면, 농가에서 판매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식자재의 양은 매년 약 800에서 900만 톤에 달하며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음식들도 폐기되고 있기 때문에 과일과 채소의 외형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Imperfect와 동일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는 Hungary Harvest는 2016년 기준 2,500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월간 60,000파운드의 어글리 푸드를 판매하고 있다.

또 미국 중서부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크로거도 2019년부터 자체 어글리푸드 브랜드인 ‘Pickuliar Picks’를 런칭하고 ‘Imperfect but perfectly delicious’라는 캐치 프레이즈 하에 어글리 푸드를 유통할 계획이다. 이 브랜드의 런칭은 크로거의 ‘Zero Hunger/Zero Waste’ 캠페인의 일환으로 미국 내 음식물 폐기물 절감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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