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 이야기①:양파-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169)
식재료 이야기①:양파-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169)
  • 하상도 교수
  • 승인 2019.07.22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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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풍작으로 거국적 소비 확대 운동…수급 조절 아쉬워

올해 때 아닌 양파 풍작으로 난리가 났다. 농식품부와 국회가 나서 소비촉진 운동과 수출 지원사업을 펴고 있으며, 유통업체들도 가격을 낮췄다. 롯데그룹에서는 전 계열사 구내식당에서 ‘8’이 포함된 일자를 양파 데이로 정해가며 소비를 늘이고 있다. 그리고 많은 식품 및 외식업체들과 소비자단체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올해 전국 양파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25% 감소했지만, 고질적이던 봄 가뭄이 올해 들어 해소되는 등 좋아진 날씨 덕분이라 한다. 그러나 5~6월 양파 수확량까지 도매시장에 몰리면서 평년대비 30% 이상 출하량이 증가해 양파 가격은 반 토막이 됐다. 보통 양파는 5-6월 수확해 물류센터 등 창고에 1년 정도 보관하면서 시장에 푸는데 올해는 창고업자들이 가격 하락을 예상해 양파 입고가 늦어진 점도 가격 급락의 원인이 됐다고 한다.

△하상도 교수
△하상도 교수

양파(Onion)의 원산지는 이란 및 파키스탄, 북이란부터 알타이지방, 중앙아시아, 지중해 연안 등 전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돼 있고 재배역사도 길다. 기원전 3천 년경 고대 이집트 분묘의 벽화에도 있고 피라미드 축조 시 노동자에게 마늘과 함께 양파를 먹였다는 기록이 있어 당시에도 재배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리스에서는 기원전 7-8세기부터 재배됐다고 하는데, 히포크라테스와 데오프라스투스의 문헌에 양파가 등장한다. 기원전 5세기 로마시대에서도 재배됐으며 구약성서에도 기록이 있다. 이후 7세기에 만들어진 회교의 성전 코란(Koran)에도 있다. 그 후 중세기에는 남유럽에서 많이 재배됐는데, 단 양파(Mild onion)가 유럽 전체로 퍼졌고 중동에서는 매운 양파(Strong onion)가 대중화됐다고 한다. 1526년경 맥시코를 시작으로 南美 대륙에 상륙했다. 미국에는 1630년경 메사추세츠주를 시작으로 1648년 버지니아주, 1775년 엘라베마주에서 재배된 이후 품종개량이 급속히 진행됐다.

중국에서는 19세기에 유럽으로부터 신강성에 도입됐다. 일본에서는 1871년 북해도 찰황 지방에서 美 북부 재배 종자를 도입하기 시작했고, 1882년경 북해도 지방의 직파재배에 적응되도록 개량된 찰황황(札榥黃)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의 양파는 1906년 뚝섬 원예모범장이 설치되면서 처음 도입돼 그 경종 성적이 “중앙농회보”에 기록됐다고 한다. 특히 창녕양파는 1940년경 일본에서 도입해 재배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무안양파는 1942년 일본유학생이 귀국할 때 종자를 가지고 와서 재배한 것이 효시라는 이야기도 있다.

양파는 약간 달고 코를 찌르는 매운 맛이 난다. 맛에 따라 단양파와 매운 양파로 구분되고, 비늘줄기의 비대에 필요한 일장 시간에 따라 13시간 이내인 조생종, 13시간 정도인 중생종, 13시간 이상인 만생종으로 나뉜다. 단양파는 주로 에스파냐, 이탈리아 등 유럽 남부에서 발달한 것으로 가느다란 잎 단면은 둥근꼴이며 납질(蠟質)이 없다. 비늘줄기는 비교적 크고 등황색 또는 자홍색을 띠며 바깥껍질이 얇다. 매운 양파는 오스트리아, 미국, 독일 등에서 발달한 것으로 잎은 크고 편평하며 납질이 있어 진한 초록색을 띤다. 백합의 인경은 천연 첨가물중 양파 색소, 향신료로 사용된다. 양파는 각종 비타민(A, B1, B2, C)을 함유하고 있으며, 독특한 냄새는 이황화프로필, 황화알릴 등의 화합물 때문인데, 이는 생리적으로 소화액의 분비촉진 효과와 흥분, 이뇨 등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중앙아시아 원산지·오랜 역사…히포크라테스의 문헌에 등장
단 양파·매운 양파로 구분…소화 돕고 각종 비타민 함유
국내엔 1906년 들어와…1940년대 창녕·무안서 대량 생산

이번 양파 사태로 볼 때 우리나라 국가 식량정책에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흉년이 들거나 전염병이 돌아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오른다 싶으면 자연스레 소비가 줄어 시장에서 가격이 조절 될 텐데 그 사이 들끓는 생산자들의 요구와 소비자의 불만을 이겨내지 못하고 수입하거나 비축량을 풀어 공급량으로 조절한다. 계란 살충제 사태와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인한 계란과 삼겹살 수급 조절 실패와 가격 폭등, 폭락이 어지는 상황들을 봐 왔다. 또한 풍년으로 공급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가격이 떨어지고 소비가 늘어 시장에서 수급을 조절해 균형을 잡을 것인데, 조급하게 갈아엎기 등 공급을 억제하는 악순환도 반복되는 것 같다. 이런 풍년과 흉년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유통체계가 개선되지 않아 도시 소비자들은 항상 비싼 농축수산물을 사 먹어야 하는 우리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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